"누구의 도움도 못 받아... 교사에 희망적 교단 안겨주길"

유혜인 기자 2023. 9. 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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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진 대전 초등학교의 한 교사가 생전 교권 침해를 당했던 기록이 공개됐다.

9일 공개된 기록에 따르면 고인이 된 교사 A 씨는 지난 7월 실시한 초등교사노조의 교권 침해 사례 모집에 자신의 사례를 직접 작성해 제보했다.

당시 A 씨는 지속적인 악성 민원에 교사에 대한 자긍심을 잃고 우울증 약을 먹게 됐으며, 동료 교사 등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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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4년간 악성 민원에 시달리면서 끝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가운데 한 동료 교사가 8일 오후 숨진 교사가 근무했던 학교 앞에 놓인 추모 화환 앞에서 묵념하고 있다. 사진=김영태 기자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진 대전 초등학교의 한 교사가 생전 교권 침해를 당했던 기록이 공개됐다.

9일 공개된 기록에 따르면 고인이 된 교사 A 씨는 지난 7월 실시한 초등교사노조의 교권 침해 사례 모집에 자신의 사례를 직접 작성해 제보했다.

당시 A 씨는 지속적인 악성 민원에 교사에 대한 자긍심을 잃고 우울증 약을 먹게 됐으며, 동료 교사 등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기록에는 고인이 2019년 1학년 담임을 맡았을 당시 반 학생 중 4명이 교사의 지시에 불응하고 같은 반 학생을 폭행하는 등 끊임없이 괴롭힌 정황이 자세히 드러나 있다.

특히 A 씨는 B 학생이, 학기가 시작되는 3월부터 동급생의 목을 팔로 조르거나 꼬집고, 수업 중 소리를 치는 등 다른 학생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하자 생활지도를 했다. B 학생의 부모는 4월 A 씨와의 상담에서 자신의 아이가 누구를 괴롭히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B 학생이 급식을 먹지 않겠다며 급식실에 누워서 버텨 A 씨가 일으켜 세우자, 부모는 '아이 몸을 손을 댔고 전교생 앞에서 아이를 지도해 불쾌하다'고 항의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친구들을 괴롭히고 수업 시간에 지우개나 종이를 씹는 행동 등이 이어졌다.

특히 B 학생이 친구를 발로 차고 뺨을 때리는 행동을 지속하자, A 씨는 교장 선생님에게 지도를 부탁했는데, B 학생의 부모는 교무실로 찾아와 사과를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인이 된 교사 A씨가 살아생전 교권상담을 신청했던 내용. 사진=대전교사노조 제공

이후 해당 학부모는 국민신문고와 경찰서에 A 씨를 아동학대로 신고했다.

교육청 장학사 조사 결과 A 씨는 혐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A 씨는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끝내 경찰과 검찰 조사를 모두 받은 뒤에야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학교로 돌아온 후에도 악성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제출한 글에 "3년이란 시간 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스스로를 다독였지만 서이초 선생님의 사건을 보고 공포가 떠올라 계속 울기만 했다"며 "서이초 사건 등 모든 일이 잘 마무리돼 교사들에게 희망적인 교단을 다시 안겨줬으면 좋겠다"고 적은지 한 달 반 뒤인 지난 7일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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