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대표로 다섯번째 검찰 출석···이재명 "화무십일홍"
민주당 "정치검찰, 간교함"
국힘 "지은 죄가 너무 많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 10일째인 9일 피의자 신분으로 수원지방검찰청에 출석했다. 윤석열 정부들어 제1야당 대표가 다섯번 째 검찰 조사를 위해 출석하자 여야의 기싸움도 더욱 날카로워졌다.
이날 오전 10시18분께 이 대표는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검 후문에 도착해 지지자들에 짧게 인사한 뒤, 검찰청사 앞으로 이동해 메시지를 읽었다. 이 대표는 “정치 검찰을 악용해서 조작과 공작을 하더라도 잠시 숨기고 왜곡할 수는 있겠지만 진실을 영원히 가둘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화무십일홍이라고 했다. 권력이 강하고 영원할 것 같지만 그것도 역시 잠시간일 뿐”이라며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권은 반드시 심판받았다는 것이 역사이고 진리”라고 말했다. 또 “국민 주권을 부정하는 세력이야말로 반국가세력이다. ‘내가 국가다’ 이런 생각이야말로 전체주의”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민주주의, 민생 파괴, 평화 파괴 행위에 대해서 그리고 국민주권을 부정하는 국정 행위에 대해서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정 방향을 전면 전환하고 내각 총사퇴로 국정을 쇄신해야 한다”고 했다.
이후 이 대표는 취재진 질문에 답변 없이 조사실로 향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출석하기 전 성명문을 연이어 내고 검찰 수사가 정치 수사라며 공세를 펼쳤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국회 소통관에서 발표한 브리핑에서 "검찰의 불공정하고 비상식적인 정치 수사를 규탄한다"고 쏘아붙였다. 권 수석대변인은 "정치검찰의 악행을 역사에 남기고, 국민과 함께 반드시 그 책임을 묻겠다"며 "이 대표와 민주당에 정치적 타격을 입히려는 잔꾀가 정치검찰 특유의 간교함이든, 당·정·검의 합작품이든 분명 역사의 심판대에 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대장동, 성남FC, 백현동에 이어 대북 송금 의혹까지 윤석열 정권은 무능하고 무책임한 국정 운영으로부터 국민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이 대표를 제물로 삼아 왔다"며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살피는 데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이 대표 수사에만 온갖 정성을 들이는 한심하고 무도한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검찰 출석을 앞두고 "민주투사 코스프레를 즐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희석 대변인는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저급한 정치쇼를 지켜보던 국민들의 인내심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며 "명분 없는 '뜬금 단식'을 이어 가던 이 대표는 어떻게든 관심을 적게 받아보려 토요일에 조사를 받겠다면서 결국 의료진까지 대기하게 만드는 '민폐 조사'를 받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개인 비리 의혹에 대해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가는 마당에 국민 주권과 민생을 입에 담을 자격이 있는가"라며 "당장 대선 여론조작사건의 실질적 배후로 온 국민의 의심을 받는 이 대표가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의 입으로 정치 공작을 주장하는 것이 가당키나 한가"라고 비판했다. 또 "지은 죄가 너무 많아 수시로 조사와 재판에 불려 다니는 제1야당 대표가 그 흔한 유감 표명 한번 없이 자동응답기처럼 정치 탄압만 반복하는 모습에 국민은 분노하고 절망한다"며 "국민은 무슨 죄로 이런 제1야당 대표를 지켜봐야만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의 검찰 조사는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뒤 이번이 다섯 번째다. 앞서 이 대표는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으로 1번, 위례·대장동 개발 의혹으로 2번,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1번 검찰 조사를 받았다.
앞서 검찰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였던 당시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보고 제3자뇌물 혐의로 입건했다. 핵심의혹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2019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으로 경기도가 냈어야 할 북한 스마트팜 조성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를 비롯해 당시 북측이 요구한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에 보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가 쌍방울의 대납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이 대표를 제3자 뇌물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이와 관련 이화영 전 부지사는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에 방북 추진을 요청한 사실 등을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했다가 지난 7일 옥중 자필 진술서를 통해 “검찰에서 일부 허위 진술했다”고 말을 바꿨다.
이날 수원지금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150여쪽 분량의 질문지로 이 대표가 쌍방울의 대납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물을 계획이다. 이 대표는 앞선 검찰 조사와 마찬가지로 미리 준비해온 서면 진술서로 답변을 대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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