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이것 하나, 회사 먹여 살린다”…무빙·신병2 인기 주목받는 이유
디즈니+, 무빙으로 시장 안착
IP 선점 위한 투자도 활발
콘텐츠 다양성 확보는 과제로
9일 업계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디즈니+) 앱은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 인기에 힘입어 역대 최대 주간 사용시간을 기록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는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안드로이드·iOS)를 조사한 결과 지난달 넷째 주 디즈니+ 앱 주간 사용시간이 1.85억분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대 기록이다.
무빙이 공개되기 전인 같은 달 첫째 주에는 0.8억분에 불과했다. 무빙이 공개되면서 주간 사용시간이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지난달 디즈니+ 앱의 주간 사용시간은 1주차 0.8억분, 2주차 1.12억분, 3주차 1.63억분, 4주차 1.85억분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엔터테인먼트 앱 부문 신규 설치 순위에서는 디즈니+가 1위에 올랐다. 지난달 디즈니+ 신규 설치 건수는 약 64만건에 달했다.
KT도 무빙 흥행에 맞춰 자사 고객이 매장을 방문하면 3개월간 디즈니+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하고 나섰다.
디즈니+는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에 이어 무빙의 흥행으로 한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빙은 원작 웹툰을 영상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디즈니+는 양질의 IP(지식재산)로 시장에서 긍정적 평가를 끌어낸 셈이다.
제대로 키운 IP는 회사 성장을 견인하는 강력한 동력이 된다.
무빙 원작 웹툰을 선보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사내맞선, 남남, 경이로운 소문, 국민사형투표 등을 앞세워 이용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해당 작품은 모두 영상으로 제작됐고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무빙 웹툰은 영상화 이후 카카오페이지에서 조회수 1위를 기록했다. 매출도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웹툰에서 각각 12배, 8배 가까이 늘었다.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경이로운 소문, 지니TV로 공개된 남남, SBS 목요드라마로 선보인 국민사형투표 모두 원작 웹툰 이용자들을 불러모았다.
웹툰업계 맏형인 네이버웹툰도 수많은 흥행작을 발판 삼아 IP 강자의 위상을 지키고 있다. 최근 사냥개들, 스위트홈, 유미의 세포들, 그 해 우리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등 웹툰 원작의 작품이 인기를 끌면 네이버웹툰 이용자가 늘어나는 선순환을 계속해서 만들어냈다.
LG유플러스는 약한영웅, 동네변호사 조들호, 청춘블라썸 등 인기 웹툰 500여편을 확보하고 있는 제작사 재담미디어 IP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재담미디어는 웹툰 약한영웅으로 매출이 2배 이상 오르는 성장세를 보인 제작사다.
LG유플러스는 전략적 투자를 통해 재담미디어 신규 웹툰 플랫폼 ‘하이웹툰서비스 쇼츠’의 원천 IP를 선별적으로 확보하게 된다. 이를 발판 삼아 자사 콘텐츠 전문 스튜디오 ‘스튜디오 X+U’가 영상을 제작하고 자체 플랫폼을 포함한 국내·외 미디어사에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KT는 유튜브 채널에서 발굴한 애니메이션을 영상으로 제작해 자사 IPTV 서비스 ‘지니TV’ 트래픽을 끌어올렸다. KT가 선보인 작품은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장삐주에서 누적 조회수 2억5000만회를 기록한 ‘신병’이다.
신병1은 지난해 지니TV 콘텐츠 가운데 최다 이용 트래픽을 기록했다. 신병2는 지난달 말 첫 방송했다.
KT는 신병뿐만 아니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마당이 있는 집, 남남 등을 앞세워 시청자들을 공략했다.
최인수 영산대 웹툰학과 교수는 “원천 IP를 기반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도록 영화화·영상화·게임화해 하나의 소스로 다양한 매출을 만들려는 것이 주류적 흐름”이라며 “이는 메이저 주류 장르나 상업적으로 부응하려는 업체와 콘텐츠 업계 종사자들의 일반적 지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로맨스, 판타지, 학원 액션물처럼 매출이 안정적으로 나오는 장르로 콘텐츠가 편중되면서 다양성 장르가 설자리를 잃고 있다”며 “정부나 관련 기관, 작가들이 목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네이버·카카오 같은 거대 기업이 방향을 틀어주지 않으면 중소 플랫폼이나 제작사들은 따라갈 수밖에 없는 만큼 다양한 장르에 문호를 열어주는 움직임을 먼저 보여주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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