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침입자...누구냐 넌, ‘잠’[多리뷰해]
나야 나, 봉준호 키즈...해외서 먼저 터진 ‘유니크’ 호러물
‘맑눈광’ 정유미·‘두얼굴’ 이선균, 94분 간의 하드캐리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시체스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토론토 미드나잇 매드니스 섹션, 판타스틱 페스트 등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먼저 공개돼 호평 세례. “최근 10년간 본 가장 유니크한 영화”라는 봉준호 감독의 극찬을 받고 후광 효과 제대로 누리는 중. 이선균·정유미 주연. 9월 6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94분.
[줄거리] 곧 태어날 딸 맞이에 하루하루가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이선균 분)와 ‘수진’(정유미 분). 어느 날 새벽, 잠에서 깬 남편 현수가 이상한 말을 내뱉는다. “누가 들어왔어.”
그날 이후, 현수는 잠들면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변했다가 깨어나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수진은 남편의 기행에 매일 밤 불안에 떤다. 병원에 간 현수는 수면 장애 판정을 받고, 치료에 적극 임하지만 증상은 점점 더 심해진다. 딸이 태어나자 더 큰 위험을 감지한 수진은 급속도로 예민해진다. 그 와중에 무당의 한마디가 머릿속을 헤집어 놓는다.
[오프닝] 모두가 잠든 시간, 어두운 방. 적막을 깨는 누군가의 코골이 소리가 거칠게 울려퍼진다. 갑자기 멈춰버린 소리. 이상함을 감지한 수진은 잠에서 깨고, 누워있던 남편 현수는 침대에 앉아 혼잣말을 한다. 금세 다시 잠드는 현수. 수진이 안심하는 찰나, 거실 쪽에서 “쾅!”하며 커다란 소리가 들려온다.
예비 워킹맘 수진(정유미) : 직장인. 곧 태어날 아이를 기다리며 남편 현수, 반려견 후추와 함께 생활 중. 경제적으론 풍족하진 않지만 행복지수는 만땅. 한밤 중 갑자기 눈 뜬 현수가 “누가 들어왔어”란 불길한 말을 뱉은 뒤부터 불행의 시작. 남편의 이상한 행동으로 공포에 휩싸이던 중 무당의 말에 심경의 변화가 생겨 급속도로 변화함.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 어느새 광기에 휩싸인다.
무명 배우 현수(이선균) : 연극배우 출신, 조금씩 단역으로 방송 쪽에도 얼굴을 내밀기 시작. 쉽지 않은 직업이지만 아내 수진의 신뢰와 응원으로 꿈을 포기하지 않음. 어느 날부터 알 수 없는 행동을 하다 렘수면 행동장애 판정을 받는다. 치료에 전념하지만 기행은 점점 심해지고, 잠든 사이 자기도 모르게 사랑하는 가족을 공격할 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느낀다. 그러다 포기의 기로에 놓인다.
그 외 인물들 : 어쩐지 자꾸 수진의 신경을 긁는, 새로 이사온 아래층 여자와 그녀의 아들. 친정 엄마가 평생 맹신해온 무당, 현수의 정신과 주치의.
# 신선하게 중독적, 요물의 탄생
‘몽유병’이라는 친숙한 소재를 다채롭고도 유니크하게 변주. 현실 스릴러+멜로+유머+기괴함 다 갖춘 똑똑한 욕심쟁이. 여러 장르가 뒤섞인 만큼 군더더기 없이 딱 떨어지는 연출. 전개는 빠르고, 다소 튀는 요소는 배우들의 명연기로 똑똑하게 보완, 마지막은 메가폰의 강렬한 개성 한 스푼. 영화의 톤 앤 매너, 아이디어, 전개 방식 등 모든 면에서 신선하고 밸런스도 좋음. 역시 그 선생에 그 제자. (기다렸던 세대교체, 韓 영화 희망이 보여요.)
# ‘원조 맑눈광’ 정유미 X ‘생활연기 달인’ 이선균, 케미 美쳤다
시작부터 달리는 이선균, 서서히 피치를 올려 중후반부 광기의 질주를벌이는 정유미. 94분 내내 펼쳐지는 두 배우의 논스톱 하드캐리 리스펙트! 현실 부부 연기도, 각기 다른 공포에 괴로운 감정 연기도, 끝까지 함께 싸우는 눈물의 전우애까지, 근래 본 작품들 가운데 넘사벽 케미 끝판왕. (정유미는 임산부만 세 번째, 달인이 되어가는 중. 충혈된 눈빛 하나로 스크린 장악)
# 열린 결말
쉿! 침입자의 정체는 아무도 몰라, 다 봐도 몰라! (감독 함구령)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활짝 열린 결말. 풍성한 이야깃거리 던지고 빠지는 메가폰은 밀당의 고수.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처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야...박해일도 자신이 범인인지 아닌지에 대해 끝난 뒤에도 궁금해 했다던데, ‘잠’ 배우들도 마찬가지)
# ‘투머치’로 느껴질 수 있는 엽기적 장면들.
이선균의 기이한 행동 중 더러 엽기적으로 느껴지는 장면들이 있음. 과한 설정으로 보이는 부분도.(선을 완전히 넘지는 않음) 너무 다양한 장르가 섞여 있어, 관객마다 (취향에 따라) 부분적 호불호가 나뉠 수도 있음. 특히 반려견이 있다면,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 대중성
기본적으로 장르적 진입 장벽이 있음. (공포 영화 치고) 기대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줬지만, 공포 마니아들이 그간 즐겨온 서스펜스와는 결이 완전히 달라 호불호가 나뉠 것으로 예상. 이야기의 힘과 배우들의 호연, 빠른 전개로 지루할 새 없이 긴장감은 있지만 날것의 공포 지수는 낮음. 강한 개성, 도전 정신에 영화계가 부여하는 의미만큼 관객의 니즈에도 부합할지는 미지수. 오롯이 장르적 쾌감, 재미 측면에선 관객들의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을지 관건.
# 시그니처 명장면의 부재
공포 영화의 빅재미 중 하나가 바로 시그니처 장면인데(‘링’의 우물신, ‘주온’의 괴기음, ‘곡성’의 귀신 정체 공개신, ‘곤지암’의 검은 눈알신 등) 몇몇의 혐오 장면만 있을 뿐, 뇌리에 남는 클라이맥스 장면이 없음.
봉준호 감독이 대놓고 지원사격 중인 ‘애제자’라는 점에서 기대감 업, 언론·평단의 호평에 입소문 업업! ‘외계+인’ 1부, ‘더문’, ‘비공식작전’ 등 흥행 거장들의 연이은 흥행 참패에 ‘세대교체’에 대한 갈망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실력파 뉴페이스 파격 등장에 스포트라이트 뜨겁다 뜨거워. 이 같은 추세라면, 손익분기점인 80만 관객 돌파 낙관적. (스승 활용의 좋은 예)
[관객소리]
호 “현실 공포, 예상밖 전개, 유니크한 개성 다 갖췄다”, “이선균 리스펙트!!!”, “정유미 이선균 연기대단해...딕션이며 감정이입이며 갓벽”, “영화보는 내내 소름! (상대적) 저예산으로 이 정도 퀄리티? 대단해요”, “재밌다! 몰입감 최고! 94분 순삭”, “단순 명료하고 쫄깃하고 개성 넘치는 스마트한 공포물” “설명충 너무 싫은데 임팩트 있게 딱 끝나 좋더라”, “엔딩까지 완벽”
불호 “징그러워요ㅠㅠ 의외로 불편한 장면들이 많음”, “갑자기 무속 접목? 긴장감·참신함 급락”, “너무 기대했나? 나쁘진 않지만 꼭 극장에서 봐야할 이유는 모르겠음”
[제 점수는요(★5개 만점, ☆는 반개)]
#별점 ★★★☆
그 스승에 그 제자, 세대 교체의 시작(한현정 기자)
#별점 ★★★★★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세련됐다(배급사 관계자)
#별점 ★★★★
무섭게 빠져든다, 신선한 최선의 맛(경쟁작 관계자)
#별점 ★★★★☆
장르물은 흥행이 어렵다는 인식을 박살낼 영화(극장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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