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사랑’ 클린스만, 웨일스와 무승부→램지에게 유니폼 요청 “아들이 부탁했다”
[포포투=가동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기행이 이어지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8일 오전 3시 45분(한국시간) 영국 카디프에 위치한 카디프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웨일스와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대표팀은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한 이후 5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한국은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손흥민-조규성이 최전방에 위치했고 미드필더는 이재성, 황인범, 박용우, 홍현석이 맡았다. 수비는 이기제, 김민재, 정승현, 설영우가 책임졌고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이날 한국은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공격 지역에서 세밀함이 떨어졌고 압박의 형태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실점과 가까운 장면도 나왔다. 1대1 상황에서 김승규의 선방이 빛났고 골대가 한국을 살렸다. 반면 한국은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고 결국 한국은 유효 슈팅 1개를 기록하며 웨일스와 0-0으로 비겼다.
경기력과 기용적인 측면에서 비판을 받았다. 시작 포메이션은 4-4-2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손흥민이 프리롤로 움직였다. 손흥민에게 공이 연결되지 않자 하프라인까지 내려오기도 했다. 토트넘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손흥민의 장점을 살릴 수 없는 위치였다. 최전방에 홀로 남은 조규성은 혼자서 전방 압박을 펼쳤다. 뒷공간 침투도 조규성의 몫이었다.
홍현석과 황인범의 위치도 아쉬움을 남겼다. 클린스만 감독은 홍현석을 윙어로 기용했다. 우측 윙어로 시작해 이재성과 스위칭 플레이를 가져가면서 좌우 측면에서 뛰었다. 홍현석은 이번 시즌 벨기에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UECL) 플레이오프를 포함해 11경기 3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홍현석이 소속팀에서 나오는 위치는 윙어가 아니라 중앙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홍현석을 이강인처럼 사용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황인범도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자리가 아니라 더 높은 곳에 위치했다. 후방에 박용우를 남겨 놓고 공격형 미드필더처럼 움직였다. 그러면서 중원의 주도권을 웨일스에게 내줬다.
경기 후 클린스만의 충격적인 행동이 전해졌다. 웨일스 대표팀의 아론 램지에게 유니폼을 요청한 것. ‘BBC’는 “클린스만이 아들을 위해 엄청난 선물을 준비했다”고 보도했다. LA 갤럭시에서 뛰고 있는 클리스만 감독의 아들이 램지의 유니폼을 원해 경기 후 램지를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2일 27일 한국 대표팀에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선임 당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많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과거 헤르타 베를린 감독 시절 SNS를 통해 갑작스러운 사퇴를 밝힌 적이 있었다. 그리고 독일의 레전드 필립 람은 자서전을 통해 클린스만 감독은 전술이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3월 A매치에서 4-4-2 전술을 꺼내 들면서 높은 지역에서 압박하는 축구를 보여줬다. 비록은 승리는 없었지만 나쁘지 않은 경기력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의 진짜 시험대는 6월 A매치였다. 3월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선수들을 주축으로 명단을 꾸렸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은 16강 진출을 이뤄냈고, 선수들은 팬들 앞에서 축하받을 자격이 있다. 축하 자리를 만들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3월과 6월 소집 명단엔 차이가 있었다. 대체 발탁됐던 원두재, 박용우, 안현범 등 새로운 얼굴이 있었다. 박규현, 홍현석 등 유럽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있는 어린 자원도 뽑혔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1무 1패를 거두며 클린스만호의 첫 승리는 9월로 미뤄야 했다. 김민재가 기초군사훈련으로 빠졌고, 손흥민이 스포츠 탈장으로 결장했지만 비판엔 자유로울 순 없었다.
최근엔 한국에 상주하지 않으면서 도마 위에 올랐다. 선임 당시 클린스만 감독은 “나는 한국에서 근무할 것이다. 유럽에서 근무하고 있는 코치들이 해외에서 경기를 볼 예정이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2월에 선임된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에서 상주한 기간이 2개월 정도에 그쳤다. 클린스만 감독은 해외에서 자신의 개인적인 일정을 소화했다.
명단 발표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9월 A매치 명단 발표를 앞두고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에 있지 않았다. 결국 명단 발표는 보도자료로 대체됐다. 기존엔 기자회견을 통해 명단 발표가 이뤄졌다. 이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벤투호의 유산이었던 마이클 김 코치도 대표팀을 떠났다.
한국 대표팀은 내년 1월 아시안컵을 앞두고 있다. 한국과 아시안컵은 인연이 없었다. 한국은 1960년 이후 아시안컵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이번이 적기라는 여론이 많았다.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을 비롯해 유럽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이후 5경기를 치르는 동한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아시안컵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대표팀은 혼란을 겪고 있다.
가동민 기자 syg10015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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