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급 무리수 '홍범도함' 이름 변경, '일본' 때문?
감히? 항명? 중인 해군, 의외의 관전 포인트
숨겨진 키워드는 '일본', 전략인가 신념인가
속앓이 하는 국민의힘, '총선 어쩌지?' 고민
■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윤지나 기자, 신혜림 PD
◇ 채선아> 좀 더 밀도 있게 알아볼 이슈 짚어보는 뉴스 탐구생활 시간입니다. 윤지나 기자, 신혜림PD, 나와 계세요.
◆ 윤지나, 신혜림> 안녕하세요.
◇ 채선아> 오늘은 어떤 뉴스를 탐구해볼까요?
◆ 윤지나> 지난 시간에 왜 시점에 갑자기 홍범도냐, 그랬는데 그게 일주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끝나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홍범도함으로 좌표가 바뀌어서요. 홍범도라는 이름으로 치러지고 있는 이념전쟁, 역사전쟁에 대해서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 채선아> 흉상은 결국 육사 밖으로 이제 옮기기로 했고, 그 이유에 대해 육사의 정체성을 말했어요. 홍범도 장군이 독립운동을 한 건 맞다. 하지만 소련 공산당에 가입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까 주적을 북한으로 하는 육사생도의 롤모델을 하기에는 뭔가 부적절하다, 국군의 뿌리로 가르치기에는 적절치 않다, 이런 입장이거든요. 같은 논리로 홍범도함도 함명을 바꿔야 된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어떤 상황이죠?
◆ 윤지나> 정부가 함명 변경에 대해 오락가락처럼 보이는 이유가 국방부 장관, 국무총리 다 검토 필요성을 얘기했는데 해군은 아니라고 하기 때문이에요.
◇ 채선아> 해군이 국방부의 말을 안 들어도 되는건가요?
◆ 윤지나> 윤석열 대통령이 공산전체주의와 싸우는 열혈 파이터로 변한 뒤 연일 비슷한 메시지를 내고 있잖아요. 위로부터 압력이 상당할 거란 말이죠. 그런데 해군 입장에서 바꾸는 일이 엄청 큰 일 이래요. 국방부 기자가 전직 해군총장들한테 함명 변경에 대한 입장을 묻느라 질문을 쫙 돌렸다고 해요. 그런데 그 기자가 질문했다는 이유로 국방부 대신 진짜 욕이란 욕은 세상에 존재한 욕은 다 먹었대요. 뱃사람들 문화라고 해야 되나, 미신 같은 게 좀 있나 봐요. 함장을 중심으로 일치 단결하는 것도 있고. 함명 바꾸는 의미가 흉상을 옮기는 거랑은 차원이 다른 이슈인 거죠.
◇ 채선아> 기사를 보니까 나라가 망하거나 히틀러처럼 독재를 하는 경우가 아니면 함명을 안 바꾼다고 하더라고요.
◆ 윤지나> 그만큼 이례적인 일이다라는 방증이겠죠. 만약에 바꾸면 이게 국군 창설 이래 최초가 되는 거예요. 해군도 아니고 해경 출신들도 비슷한 얘기들을 하더라고요. 바다라는 게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괜히 재수 없는 짓 해가지고 사고나면 어떡해' 이런 분위기가 있나 봐요. 미신이라고 불리는 어떤 것들. 정치색이다 뭐 위인이다 이런 거를 떠나서 지금 상황이 굉장히 찜찜한 상황인 거예요.
◇ 신혜림> 윤석열 대통령이 '실용보다 이념이 중요하다' 이러면서 드라이브를 강력하게 걸고 있는데, 상명하복의 군대에서 이런 드라이브가 막힐 수도 있다는 부분이 의외의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 채선아> 반공 교육을 받고 자란 시절에도 이미 홍범도 장군은 사회적으로 합의가 됐다고 하잖아요. '이 사람은 독립운동가다.' 100여 년 전 일을 가지고 왈가왈부할 일이냐는 시각이 있어요.
◆ 윤지나>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들어 뉴라이트 사관과 일맥상통하는 메시지를 계속 내고 있는데요. 그 뉴라이트 사관의 핵심 테마 중에 하나가 식민지 근대화론, 그러니까 일제 강점기 덕에 대한민국의 근대화를 이뤘다 이런 거예요. 그래서 반일정서에 대해서 굉장히 부정적이에요. 그리고 일본에 대해서는 상당히 긍정적이죠.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를 주도했던게 육사에 기념물 재배치위원회라고 있거든요. 거기 실무 총괄자가 나종남 육사 군사사학과 교수예요. 여기도 뉴라이트 성향이라고 평가받는 한국현대사학회 창립 준비멤버입니다.
◇ 신혜림> 곳곳에 있네요. 뉴라이트의 흔적이.
◆ 윤지나> MB 시절의 뉴라이트 논란이 됐던 분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보니까 정치권에서 이런 얘기도 해요. '야~ MB는 든든하겠다~ 자기 때 사람들이 이렇게 이번 정권에 펼쳐져 있으니까 아주 뿌듯하겠다' 이런 얘기들이 나올 정도고요. 윤석열 정부의 각종 행보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사실 뉴라이트다 복잡하게 할 것 없이 일본이라는 렌즈로 보면 좀 편해요. 일본과의 관계에서 마찰이 생길 것 같은 거는 바꾸거나, 없애거나, 침묵하거나. 예를 들면 독립영웅 홍범도 보다는 친일을 했더라도 한국전쟁에서 공을 세웠던 백선엽 장군을 치켜 세운다던가 아니면 한국인 수천 명이 학살됐다고 알려진 간토 대지진에 대해서 일본 정부가 사실이 아니라고 지금 우기고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 정부도 같이 침묵하고 아무 말도 안 해요.
◇ 신혜림> 혹시나 일본과 갈등이 생길까봐. 간토대학살이 9월 1일에 100주년을 맞았더라구요. 당시 일본에서 조선인을 학살했다는 일본의 공문서도 나오던데 그래도 우리 정부는 지금 침묵을 하고 있어요.
◆ 윤지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면 괴담이다,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한다든지. 한미일 협력도 체제 수호를 위한 가치 동맹이라는 걸 굉장히 윤석열 정부가 강조하고 있잖아요. 이것도 일본과의 관계가 틀어지면 그 가치동맹이 깨진다, 그러면 안 된다는 기조가 굉장히 강한 거예요
◇ 채선아> 근데 여당인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을 준비한 입장에서 대통령이 이렇게 행보를 펼치는 게 민생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보니까 괜찮을까 싶더라고요.
◆ 윤지나> 이게 과연 (윤석열 대통령의) 전략인가 아니면 정말 신념인가, 이렇게 질문이 들어온다면 여권 내부에서도 '이거는 신념이다, 전략이 아니다'라고 봐요. 왜냐면 중도층을 흡수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니까. 지금 실제로 젊은이, 중도층이라고 할 수 있는 주위 사람들 중에 이념전쟁 좋았어! 이런 분들 있어요? 해운대가 지역구라서 국민의힘 깃발만 꽂으면 되는 하태경 의원조차도 "내년 총선이 '홍범도 선거'되면 부산도 진다"얘기를 했더라고요.
(국민의힘) 지도부도 고민이 많아요. 혹시 '해결사 김기현이 간다' 이거 뭔지 알아요?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정치 단식하고 그러지만 우리는 다르다, 민생을 챙긴다 이런 거고 벌써 12번이나 했는데 아무도 모르잖아요. 경제, 산업 분야 얘기하고 민생을 챙긴다 이런 프로젝트인데 다 묻히고 있는 거예요.
◇ 채선아>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 같은 경우는 '홍범도 흉상을 옮겨야 된다'고 열심히 얘기를 했었잖아요. 차기 국방부 장관 유력설 기사도 났더라고요.
◆ 윤지나> 윤 대통령 신임이 두텁다고 해요. 국민의힘은 선거에 유리하지 않다고 생각하니까 홍범도 얘기를 윤 대통령 수준에 맞춰서 하지 않고 있잖아요. 그런데 신 의원은 심지어 홍범도 흉상 세우던 그 시점에 이미 지금과 같은 얘기를 했어요. 윤 대통령이 '영혼이 통한다'라고 생각할 만 해요.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을 국방부 차기 장관에 앉힌다는 식의 논공행상, 인물 활용 같은 행보를 보면, 윤 대통령의 이른바 이제 공산 전체주의와의 대결, 실용보다는 이념이다 이런 식의 드라이브가 계속 갈 거라는 이런 전망이 나오는 거죠.
◇ 채선아> 이와중에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논란이거든요. 최근에 친북단체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조총련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한게 알려졌단 말이에요. 이걸 대통령실에서 반국가행위로 규정을 딱 해버렸어요,
◆ 윤지나> (대통령실이 윤 의원을) 직접 저격한 건 대통령이 신념에 찬 행동인이기도 하고 동시에 반격이기도 해요. 무엇에 대한 반격이냐. 이 홍범도 흉상을 논란을 비롯해 뉴라이트, 친일 막 이런 여론들이 있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돼요, 이거 봐요,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잖아요, 내가 이렇게 해야겠습니까 안해야겠습니까" 이런 메시지를 주는 거예요. 윤 의원이 간 게 간토대학살 추모 행사였잖아요. 우리 정부는 이 부분에 대해서 아무 말도 하고 있지 않아요. 근데 윤미향 의원이 그런 조총련 관련 행사에 참석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우리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서 아무 말도 안했다는 사실, 거기로부터 시선을 돌릴 수가 있죠
◇ 신혜림> 문제인 전 대통령도 (이념 논쟁에) 참전 했잖아요. '흉상 철거 계획 관련해 대통령실에서 얘기해 달라' 전 대통령까지 나선 상황이예요,
◆ 윤지나> 이념 대립 이것도 진짜 철 지난 얘기고. 신구 정권 대립 이것도 지금 윤석열 정부 출범한지 얼마나 됐어요. 1년 훌쩍 넘었는데 아직도 신구 대립을 얘기 해야 된다는게 답답합니다.
◇ 채선아> 네, 여기까지 계속되고 있는 '홍범도 논란' 짚어봤습니다. 윤지나 기자, 신혜림 PD 수고하셨습니다.
◆ 윤지나, 신혜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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