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무기 대신에 트랙터·트럭…ICBM 없는 '민방위 열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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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정권 수립 기념일(9·9절) 75주년을 맞은 9일 0시부터 진행한 열병식에서는 정규군이 아닌 남측 예비군 격인 '노농적위군'이 전면에 나서면서 기존 열병식과는 다른 모습을 연출했다.
보통 북한이 열병식을 하면 등장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전략 무기 대신 트랙터나 트럭과 같은 '생활·노동' 장비들이 주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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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북한이 정권 수립 기념일(9·9절) 75주년을 맞은 9일 0시부터 진행한 열병식에서는 정규군이 아닌 남측 예비군 격인 '노농적위군'이 전면에 나서면서 기존 열병식과는 다른 모습을 연출했다.
보통 북한이 열병식을 하면 등장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전략 무기 대신 트랙터나 트럭과 같은 '생활·노동' 장비들이 주로 등장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열병식 사진 등을 보면 '룡악산샘물' 등 경공업 공장 소속으로 보이는 트럭 컨테이너에 방사포가 장착된 모습이 포착됐다. 트럭 전면에는 '자력갱생'이나 '건설혁명'과 같은 구호를 부착했다.
농기계인 트랙터가 무기를 끌거나, 트레일러에 노농적위군 병사들이 대열을 맞춰 도열해 있는 모습도 보였다.
통신은 특히 기계화 종대와 관련해 '신속한 기동력을 갖춘 모터사이클 종대', '트랙터들이 견인하는 반탱크미사일종대', '일터의 상공 마다에 철벽의 진을 친 고사포종대', '전투능력을 과시하는 위장방사포병종대'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행성의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전민무장화, 전민방위체계의 거대한 생활력과 위력한 실체", "정규군과 함께 현대전의 그 어떤 군사작전과 전투도 자립적으로 치를수 있는 민방위무력"과 같은 과장된 표현들로 찬사를 보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딸 주애와 '주석단 특별석'에 나란히 앉아 만면에 웃음을 띠거나 박수를 치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의 이런 행사 연출은 이번 열병식이 신형·전략 무기를 등장시켜 대외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하기보다는 내부 결속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이날이 군이나 당 창건일이 아닌 '국가 수립'과 관련된 기념일이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2021년 73주년 9·9절에도 노농적위군 중심의 열병식을 진행한 바 있다.
노농적위군은 노동자·농민·사무원 등이 직장·행정단위 별로 편성된 민간 군사 조직으로 남한의 민방위와 유사하다.
북한은 17∼60세 남성과 미혼여성 중에서 핵심 예비군 조직인 '교도대'에 편입되지 않은 모든 주민을 노농적위군 편성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규모는 북한 인구의 4분의 1인 57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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