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호텔 250억 횡령' 시행사 실사주 도운 공범 2명도 구속

경찰, 공범 4명 중 가담 심한 2명 영장
법원 실질심사 벌여 "도주 우려" 발부

최근 경남 합천영상테마파크 내 호텔 건립 사업 과정에서 250억 원을 횡령한 시행사 실사주가 구속 송치된 데 이어 시행사 경영진으로 활동한 공범 2명도 구속됐다.

경남 합천군 전경. 국제신문 DB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특정 경제범죄 가중 처벌법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시행사 대표 A(50대) 씨와 부사장 B(60대) 씨를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이들은 주범인 시행사 실사주와 함께 2021년 9월 지상 7층, 객실 200개 규모의 4성급 호텔 조성을 위한 실시협약을 합천군과 맺은 뒤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금 550억 원 가운데 부대사업비 250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A 씨 등은 호텔 공사와 관련 있는 것처럼 꾸민 허위 계약서를 만들어 자신들이 설립한 유령 회사에 발주하고 대리금융기관으로부터 PF 대출금을 받아 집행하는 방식으로 돈을 빼돌렸다.

이들은 일부 자금을 인출해 부채 상환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행사 관계자인 공범 4명을 상대로 수사를 벌여온 경찰은 범행 가담 정도가 심한 A 씨 등 2명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창원지법 거창지원은 지난 8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나머지 2명에 대해서도 추가 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또 합천군이 공모 혹은 방조가 의심된다며 고발한 대리금융기관 관계자 3명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앞서 연락이 두절된 채 잠적했다가 넉 달 만에 검거된 실사주는 지난달 검찰에 구속 송치된 바 있다.

군은 합천영상테마파크 내 1607㎡ 부지에 PF 550억 원, 시행사 40억 원 등 총 590억 원을 들여 호텔 조성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 10월 착공해 터파기 공사를 진행했지만 시행사는 물가 상승 등을 이유로 군에 사업비 150억 원 증액을 요구했다.

이에 군이 세부 집행 내역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일부 과도한 지출이 확인, 시행사의 범죄 행각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군은 지난 6월 사업 포기를 공식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