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강진' 모로코, 최소 296명 사망…산악지역 많아 구조 어려워

정혜인 기자 2023. 9. 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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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모로코 정부 공식 발표, 부상자 153명…
구조작업 진행 중으로 사상자 더 늘어날 수도
8일(현지시간) 늦은 밤 규모 6.8 강진에 놀라 거리로 나온 모로코 시민들 /로이터=뉴스1


아프리카 북서부에 위치한 모로코에서 8일(이하 현지시간) 한밤에 발생한 규모 6.8의 강진으로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9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모로코 정부는 이날 이번 강진의 사망자가 최소 296명이고, 부상자는 153명이라고 밝혔다. 현재 현지 당국이 지진 피해 상황 및 인명 구조작업에 나서고 있어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당국 관계자는 대부분의 사망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산악 지역에서 발생했다고 밝혀, 구조작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8일 오후 11시 11분경 모로코 마라케시 남서쪽으로 72㎞ 떨어진 곳에서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진앙은 북위 31.11도, 서경 8.44도로, 지진의 깊이는 19㎞로 측정됐다. 모로코 국립 지진 모니터링 및 경보 네트워크는 지진 규모를 7.0으로 발표했다.

앞서 현지 당국은 지진 발생 사실을 공식 발표하며 현재까지 사망자만 수십 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인도 경제매체 민트(Mint)는 사망자 수가 최소 93명이고, 부상자 수가 수십 명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아랍 매체인 알 아라비야 뉴스 채널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한 가족에서 5명이 사망했다고 전했고, 다른 매체는 익명을 요청한 관리들의 발언을 빌려 "최대 50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상자 수는 수백명으로 급격하게 늘었다.

/영상=엑스(X, 옛 트위터)


USGS는 "이번 지진이 발생한 500㎞ 이내에 규모 6.0 이상의 지진은 1900년대 이후 없었고, 규모 5 이상의 지진은 9차례에 불과했다"며 "아틀라스산맥의 비스듬한 역단층이 이번 지진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진이 발생한 지역 내 사람들이 흔들림에 매우 취약한 구조물에 거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진에 따른 경제적 손실 100만~1000만달러 발생 가능성이 약 36%로 추산, '주황색 경보'를 하며 "예상 경제적 손실은 모로코 국내총생산(GDP) 1% 미만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인명피해 우려에는 '황색경보'를 발령했고, 10~100명 사망 가능성은 35%로 평가됐다. 하지만 실제 사망자 수는 USGS 예측보다 많았다.

알자지라는 "이 정도 규모의 지진은 120년 넘게 이 지역에서 볼 수 없었던 규모"라며 "사상자나 광범위한 피해에 대한 즉각적인 보고는 없었지만, 소셜미디어(SNS)에 공유된 영상이나 사진에는 지진의 힘으로 벽이 휘청거리며 먼지구름과 (건물) 잔햇더미가 떨어지는 모습이 담겼다"고 전했다.

엑스(X, 옛 트위터)에는 지진으로 무너진 사원 등 건물들의 잔해가 거리에 쏟아지고, 지진의 흔들림에 충격을 받은 주민들이 안전을 위해 건물 밖으로 나와 길거리로 뛰어나가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유됐다. 또 지진의 진동과 건물 붕괴 등으로 다친 시민들이 병원이 아닌 도로 위 침대에서 치료받는 모습도 공유됐다. 마라케시에 거주하는 브라힘 힘미는 지진으로 땅이 흔들렸고, 건물 외벽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사진=엑스(X, 옛 트위터)

로이터에 따르면 진원지에서 가장 가까운 주요 도시인 마라케시 주민들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구시가지의 일부 건물들이 무너졌고, 지역 TV에는 부서진 차량 위에 잔해가 깔린 무너진 모스크 첨탑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방송됐다고 지진 피해 상황을 전했다.

진앙 근처의 야스니 산악 마을 주민인 몬타시르 이트리는 "우리 이웃이 잔해 밑에 깔려 있다"며 "사람들은 가능한 수단을 이용해 그들을 구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교사는 지진 발생 직후 집에서 도망쳤다며 "20초 정도 땅이 흔들렸고, 2층에서 아래층으로 달려가자, 문이 저절로 열렸다, 닫혔다 했다. 여진도 이어졌다"고 지진 발생 상황을 설명했다. USGS에 따르면 최초 지진 발생 후 19분 뒤 규모 4.9 규모의 여진이 있었다.

한편 2004년 모로코 북동부 알호세이마에서는 지진으로 최소 628명이 숨졌다. 이웃 알제리에서 1980년 규모 7.3의 지진으로 약 2500명이 사망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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