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 은퇴도 토트넘에서? "3번째 재계약, 이미 물밑 협상 중"
[OSEN=고성환 기자] '캡틴' 손흥민(31)이 토트넘 홋스퍼와 인연을 이어가게 될까. 토트넘이 그와 세 번째 재계약을 원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토트넘 내부 소식에 정통한 폴 오 키프는 9일(한국시간) 소셜 미디어를 통해 "토트넘은 주장 손흥민의 계약을 연장하려고 한다. 이미 비공식 회담이 진행됐다"라고 전했다. 만약 손흥민이 다시 한번 토트넘과 계약을 맺는다면 아예 토트넘에서 은퇴할 가능성도 크다.
소식을 접한 토트넘 팬들은 대부분 "손흥민은 그럴 자격이 있다", "계약 기간을 인생 내내로 늘려줘, 제발", "토트넘에서 은퇴하길. 모든 팬들이 원한다" 등 두 손 들어 환영했다. 폴 오 키프 역시 재계약 가능성을 묻는 말에 "문제가 없길 바란다. 솔직히 말해서 그는 충실하다"라고 답했다.
손흥민은 현재 2025년 6월까지 토트넘과 계약돼 있다. 올 시즌이 끝나면 계약이 딱 1년 남는 셈. 그를 붙잡고 싶은 토트넘으로서는 슬슬 물밑 협상을 추진할 적기다.
손흥민은 지난 2015년 여름 토트넘에 합류한 뒤 9시즌째 동행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프리미어리그(PL) 정상급 공격수로 발돋움하면서 여러 이적설에도 휩싸였으나 2018년과 2021년 두 차례 재계약을 맺으며 충성심을 드러냈다.
특히 손흥민은 2021년 7월 계약 만료를 2년 남겨두고 계약을 연장하며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당시 토트넘은 주제 무리뉴 감독 경질과 누누 에스피리투 감독 선임 등 팀 내 잡음이 많았기에 그는 다시 한번 이적설이 제기됐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오래 고민하지 않고 토트넘이 내민 계약서에 서명하며 많은 팬들에게 사랑받았다.
손흥민은 명실상부한 토트넘 에이스다. 그는 이적 후 첫 시즌에는 모든 대회를 통틀어 8골 6도움을 기록하며 적응에 애를 먹었지만, 이후로는 7시즌 연속 PL 두 자릿수 득점과 7시즌 연속 20개 인상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맹활약을 펼쳤다. 토트넘은 손흥민과 해리 케인 두 명이서 이끄는 팀이란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손흥민은 지금까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통산 377경기에 출전해 148골 80도움을 터트렸다. 지난 1882년 토트넘이 창단된 이래로 손흥민보다 많은 골을 기록한 선수는 케인(273골)과 지미 그리브스(266골), 바비 스미스(208골), 마틴 치버스(174골), 클리프 존스(159골) 5명뿐이다. 손흥민은 올 시즌 안에 존스를 제치고 단독 5위로 올라설 가능성도 충분하다.
토트넘이 배출한 마지막 득점왕도 손흥민이다. 그는 2021-2022시즌 리그에서만 23골을 터트리며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PL 공동 득점왕을 거머쥐었다. 지난 시즌 리그 36골을 몰아친 엘링 홀란의 활약을 생각하면 이 기록은 한동안 깨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개인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손흥민은 지난 8년간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팀, 2020년 푸스카스상, 2019년(22위)과 2022년(11위) 발롱도르 후보 선정, PL 이달의 선수 3차례 수상, 2019-2020시즌 토트넘 홋스퍼 레전드 선정 올해의 선수, 토트넘 홋스퍼 2010년대의 골 등 무수한 기록을 남겼다. 살아있는 토트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흥민은 올 시즌에도 여전한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 스포츠 탈장과 안와골절 수술, 달라진 전술 등으로 고생하며 리그 10골 6도움, 공식전 14골 6도움을 기록했다. '모두가 아는 쏘니'로 돌아오겠다고 각오했던 그는 지난 번리전에서 환상적인 해트트릭을 터트리며 케인의 빈자리를 메우는 데 성공했다.
이제 손흥민은 주장 완장까지 책임지고 있다. 그는 2023-2024시즌 개막을 앞두고 토트넘의 새로운 주장으로 선임됐다. 그는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지시로 위고 요리스에게 완장을 물려받으며 공식 리더가 됐다. 지난 1882년 토트넘이 창단된 이래로 비유럽 국적으로 주장직을 맡은 것은 손흥민이 처음이다.
당연한 선택이다. 현재 토트넘에서 손흥민보다 오래 뛴 베테랑 선수는 벤 데이비스와 에릭 다이어, 요리스뿐이다. 이들 모두 주전 선수는 아닌 만큼 경기장 위에서 캡틴으로서 팀을 지휘할 이는 손흥민밖에 없다.
한편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가장 많은 주급을 받고 있다. 스포츠 재정 통계 매체 '샐러리 스포츠'에 따르면 그는 매주 19만 파운드(약 3억 1600만 원)를 받는다. 손흥민은 올여름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면서 팀 내 1위가 됐다. 여기에 재계약까지 맺는다면 더 좋은 조건을 제안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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