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해도 묵묵히 지켜본 115억 연습벌레…국민타자 기다림에 응답하나

김민경 기자 2023. 9. 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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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코치랑 매일 연습을, 정말 연습 제일 많이 할 거예요."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올 시즌 내내 4번타자 김재환(35)이 기지개를 켜길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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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김재환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타격코치랑 매일 연습을, 정말 연습 제일 많이 할 거예요."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올 시즌 내내 4번타자 김재환(35)이 기지개를 켜길 기다렸다. 이 감독은 지난해 10월 부임하자마자 김재환과 면담을 진행하며 "네가 30홈런은 쳐 줘야 팀이 산다"고 강력히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재환이라고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을까. 마음은 굴뚝같았으나 결과가 따라주질 않았다. 지난 7일까지 107경기에서 타율 0.219(342타수 75안타), 9홈런, 41타점, OPS 0.672에 그쳤다. 처음에는 4번 타순에서 밀렸고, 점점 선발 출전 기회가 줄다가 후반기부터는 대타로 출전하거나 결장하는 날이 잦아졌다.

이 감독은 한 발 뒤에서 김재환이 돌파구를 찾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이 감독은 "연습할 때는 좋아지고 있었고, 좋아진다고 판단했는데 좋은 결과가 안 나오고 있다. 우리도 항상 (김)재환이가 원래 모습을 찾길 기다리는데, 시간이 자꾸 길어진다. 팀도 답답하지만, 본인도 답답할 것"이라고 털어놨다.

김재환은 고토 고지 타격코치와 경기 전과 후로 매일같이 대화를 나누고 보완하며 훈련을 진행했다. 이 감독은 김재환과 고토 코치의 노력이 빛을 볼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이 감독은 "여러가지 노력을 하고 있고, 많은 방법도 쓰고 있으나 아직까지 결과로 나오지 않고 있다. 타격코치와 매일 경기 전과 후에 연습하기 때문에, 우는 김재환이 빨리 (좋은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 정말 연습을 제일 많이 할 것이다. 나는 원포인트는 해줘도, 일일이 다 해주진 않는다. 타격코치가 하고 있는데 괜히 머릿속이 복잡해지면 안 되니까. 뒤에서 잘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 김재환 ⓒ 두산 베어스

김재환은 8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 5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다. 7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 결장한 다음 날이었다. 삼성 선발투수로 김대우가 나서는 걸 고려한 선택으로 보였다. 김재환은 2016년 1군에 정착한 이후 김대우와 맞대결에서 17타수 9안타(타율 0.529), 3홈런, 5타점으로 매우 강했다.

김재환은 이 감독의 믿음에 응답하는 활약을 펼쳤다. 0-2로 뒤진 4회말 1사 1, 2루 2번째 타석에서 우중간 적시타를 날려 추격의 신호탄을 쐈다. 3경기 만에 나온 안타이자 4경기 만에 올린 타점이었다. 김재환은 볼카운트 1-2로 몰렸으나 김대우의 4구째 투심 패스트볼을 퍼올려 적시타로 연결했다.

투수가 바뀐 뒤에도 김재환은 타석에서 좋은 흐름을 이어 갔다. 6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삼성 좌완 이승현에게 중견수 오른쪽 안타를 뺏었다. 역시나 볼카운트는 1-2로 불리했는데, 커브를 간결하게 받아쳤다. 7회말 2사 후에는 삼성 좌완 노건우의 슬라이더 받아쳐 우중간 안타를 날렸다. 지난 6월 15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이후 올 시즌 2번째 3안타 경기를 완성한 순간이었다.

김재환은 6-7로 뒤진 9회말 선두타자로 볼넷까지 얻으면서 이날 자기 몫을 200% 해냈다. 덕분에 두산은 끝까지 삼성을 몰아붙이며 8-7로 끝내기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3안타를 치면서 김재환은 그토록 기다렸던 결과를 타석에서 얻었다. 이제는 좋은 흐름으로 꾸준히 경기마다 이어 가는 게 중요하다.

두산은 2021년 시즌 뒤 김재환에게 4년 115억원을 안겼다. 2016년부터 4번타자로 팀 타선을 이끌어온 김재환에게 앞으로 4년 더 중심타선을 책임져 달라는 의미였다. 김재환은 올해 정규시즌 남은 30경기에서라도 김재환다운 타격을 꾸준히 펼치며 시즌 마지막 순간 만큼은 웃으며 마무리할 수 있을까.

▲ 이승엽 감독(왼쪽)과 김재환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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