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하실거죠?”… 민주당은 왜 자꾸 한동훈을 흔드나
“정치는 하실 거죠?”(제410회 국회 5차 본회의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의원님은 출마하시죠?”(한동훈 법무부 장관)
“국회에 지금 싸우러 온 것이죠? 안민석 국민들이 두렵기는 합니까?”(안 의원)
“의원님 국민들에게 이상한 욕설 같은 것도 하시는 분 아니요? 여기서 와서 마치 누구에게 훈계하고 이런 시간으로 대정부질문 쓰는 것, 저는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한 장관)
◆“답변태도 문제” vs “욕설 한 의원님 아냐?”
안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 장관을 불렀다. 그는 한 장관이 답변대에 서자마자 대뜸 “내년 총선 출마하느냐”고 물었고 한 장관은 “여러 번 말씀드렸는데, 제 임무를 다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안 의원은 “정치는 하실 거죠?”라고 재차 물었고 한 장관은 “그런 문제를 대정부질문에서 물을 건 아니다. 의원님은 출마하시죠?”라고 되받았다. 안 의원이 “저는 하죠”라고 하자 한 장관은 “네, 잘 되시길 바라겠습니다”라고 했다.
안 의원은 “그런 답변 태도가 문제”라며 “시중 한 장관 별명 제가 말씀드릴까요?”라고 했다. 한 장관은 “여기서 좀 건설적인 질문과 답변이 오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이후 상황도 비슷했다. 안 의원은 대정부질문 본연의 질문을 하지 않고 계속 사과를 요구했다.
한 장관은 그러자 안 의원이 2020년 한 민간투자자에게 문자메시지로 ‘X탱이’라고 욕설했던 전력을 거론하며 “민원인에게 욕설을 하신 분이 누굴 가르치려고 드는 건 적절치 않다”고 했다. 결국 여야 의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고성을 터트렸다.
우선 민주당과 한 장관의 관계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빼놓을 수 없다. 이 대표가 각종 사법리스크로 곤혹스러운 민주당 입장에서 한 장관과 유쾌한 상황은 아니다.
이 대표는 현재 무기한 단식을 선언하며 배수의 진을 쳤지만 그의 단식에 대해 사실상 검찰 수사를 회피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란 여당의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한 장관은 지난 4일 이 대표의 ‘단식’에 대해 “수사나 재판에 영향을 주는 선례가 남게 되면 앞으로는 잡범을 포함해 누구나 다 소환 통보를 받으면 단식을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즉 야당 대표라고 특별대우 할 수 없으니 검찰청으로 와서 당당히 조사를 받으란 것이다.
◆차기 대통령감 여권 1위 한동훈…불편한 민주당
이처럼 한 장관의 할 말 하는 스타일도 민주당으로서는 불편하다. 민주당의 한 재선의원은 “사정 일선에 있는 법무부 장관은 다른 장관보다도 입이 무겁고 조용한 관리자형이 많았다”며 “한 장관처럼 할 말 하는 스타일이 야당으로서 부담스럽긴 하다”고 말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사흘간 전국 유권자 1000명에게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 즉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이재명 대표가 19%로 1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한 장관(12%)이 따라붙었다. 민주당측에선 인정하긴 싫겠지만 지난해 5월 법복을 벗고 법무부 수장이 된 지 1년4개월 만에 한 장관은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유력 정치인이 된 것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3%로 그 뒤를 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한 장관은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보수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각각 2%로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14.6%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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