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가수가 미국에 가져온 변화… “공연 지역 호텔 평균 수입 7% 증가”
미국 인기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공연이 자국에 미치는 경제 효과가 “공연 지역 평균 호텔 수입을 실질적으로 올린 정도”란 분석이 나왔다.
8일(현지시각) 미 경제매체 CNBC와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투자회사 번스타인은 이날 보고서에서 “스위프트가 지난 3월부터 ‘에라스 투어(The Eras Tour)’ 공연을 위해 방문한 주(州)의 호텔 객실당 월간 평균 수입이 작년 동기보다 7% 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해당 기간 미국 전체 주의 호텔 객실당 평균 수입 증가치보다 4%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였다.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리처드 클라크는 이런 경제 효과를 테일러 스위프트의 이름과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믹스(Economics)를 합친 ‘스위프트노믹스(Swiftnomics)’로 지칭했다. 이어 ‘향후 그녀가 미국 이외 국가에서 투어를 진행함에 따라 이 경제적 효과가 세계적으로 파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위프트가 방문한 공연 지역마다 미국 내 팬들이 따라가 현지에서 숙박비 지출 등 상당한 소비를 할 거란 분석이다.
번스타인은 또한 미국 내 스위프트의 콘서트는 공연 지역 호텔 숙박 요금 상승 외에도 실질적인 예약 건수 증가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특히 테네시주 내슈빌에선 스위프트의 콘서트 당일 호텔 객실 점유율이 30% 이상 상승했고, 객실 요금은 50% 이상 치솟았다. 스위프트가 머문 주말에 이 지역 호텔 객실당 수입은 평소보다 갑절 이상 늘었다.
번스타인은 또한 앞서 지난 7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이 경기 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 ‘(지난 5월 열린) 스위프트의 공연 영향으로 필라델피아 여행·관광업이 호조를 보였다’고 밝힌 내용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설명했다. 당시 해당 지역 호텔 객실 점유율이 11% 상승했고, 객실당 수입도 평균 59% 상승했다는 것이다.
한편, 오는 10월부터 스위프트의 공연 ‘에라스 투어’ 라이브 영상을 스크린으로 상영하는 미 영화관 기업 AMC에 따르면 이 공연의 실제 무대에는 약 300만여명의 관객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공연 티켓 평균 가격은 253달러(약 33만8000원)으로, 이를 기준으로 추산하면 스위프트의 투어 공연이 최소 7억5900만달러(한화 약 1조133억원)를 벌어들인 것이다.
미국 펜실페이니아 주에서 1989년 태어난 테일러 스위프트는 빌보드 지가 ‘2020년대 가장 성공한 여성 음악가’로 선정할 만큼 인기 절정을 달리는 팝스타다. 2006년 데뷔 음반 ‘테일러 스위프트’로 단숨에 빌보드 메인 음반 차트 빌보드200 5위에 올랐다. 당시 젊은 여성 가수로는 드문 ‘직접 곡을 쓰는 컨트리 록 싱어송라이터’ 정체성을 앞세워 화제가 됐고, 이듬해 이 장르 가수들에게 큰 상으로 여겨지는 ‘내슈빌 싱어송라이터 협회 올해의 아티스트 상’의 최연소 수상자가 됐다. 이후 2020년 8집 ‘포크로어(folklore)’까지 팝과 록, 포크를 오가며 음악적 변화를 꾸준히 시도해 주목 받았고, 이때까지 모든 음반을 400만장 이상 팔아치웠다. 동시에 미국 그래미의 최고 영예상으로 불리는 ‘올해의 음반상’을 여자 가수 최초로 세 번 수상하며 상업성과 평단의 호평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지난해에는 10집 ‘미드나이츠’를 발매해 ‘자신의 곡들로만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 10위를 모조리 채운 최초의 뮤지션’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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