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기술패권 전쟁에 ‘새우 등’ 터졌다… WSJ가 지목한 기업은 어디

김동현 기자 2023. 9. 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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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 난징둥루에 있는 애플 스토어 앞에 화웨이의 전략 스마트폰 P30 시리즈 광고물이 세워져 있다./조선일보DB

신(新)냉전으로 불릴 만큼 격화하는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테크 업계의 ‘왕’ 애플이 양국 사이의 볼모(Pawn·체스판의 졸)로 전락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 시각) 분석했다.

WSJ는 이날 “애플이 미·중 사이의 가장 큰 볼모가 되고 있다”는 제목 기사에서 “애플은 테크 업계의 왕일지 몰라도, 세계 최대 두 경제권 사이 심각하게 벌어지는 경제 전쟁에선 단지 하나의 게임 조각에 불과해졌다”고 진단했다. 최근 애플의 중국 내 사업이 위협받고 있다는 징후가 늘어나 시장 가치도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8일(현지 시각) “애플이 미·중 사이의 가장 큰 볼모가 되고 있다”는 제목의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사

WSJ·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아이폰을 포함한 해외 브랜드 기기를 중앙정부 기관 공무원들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이 같은 ‘금지령’은 국영기업 및 다른 정부 관련 기관들에도 확대될 조짐이라고 이들은 전했다.

중국 통계 당국에 따른 국가 소유 기관 근로자는 2021년을 기준으로 약 5630만명. WSJ는 이들 임금이 도시 근로자들 평균보다 8%가량 높다는 점을 언급하며 “프리미엄 스마트폰(아이폰)을 판매하는 애플로선 타겟으로 삼고 싶을 매력적인 집단”이라면서 “연간 2억3000만대에 달하는 아이폰 출하량을 감안해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규모”라고 했다.

중국 화웨이는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에 중국 기술로 자체 생산한 7나노급 첨단 반도체를 탑재했다. 사진은 베이징에 메이트60이 전시된 화웨이 매장 모습./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화웨이는 최근 ‘메이트 60 프로’ 등 신형 스마트폰 기기를 발표했다.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재에도 이 스마트폰이 중국 내에서 큰 주목을 받으며 오는 12일 아이폰15 시리즈를 내놓을 예정인 애플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WSJ의 진단이다. 지난 이틀간 애플 주가가 7%쯤 떨어져 시장 가치로는 약 2000억달러(약 267조 4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본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라고 WSJ는 덧붙였다.

WSJ는 “중국은 애플의 가장 큰 제조 기지고, 아이폰은 애플 매출의 52%를 차지하는 가장 큰 사업”이라며 “이는 역설적으로 애플이 미·중 간 경제 전쟁에서 상대적으로 겨냥받기 쉬운 목표물이 되게끔 만들었다”고 전했다. 게다가 애플은 전 세계에서 모바일 칩을 가장 많이 사는 기업 중 한 곳이어서 애플이 입는 피해가 글로벌 테크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애플스토어 매장입구에 붙은 애플 로고./로이터 연합뉴스

실제로 지난 7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 하락했다. 아이폰에 사용되는 핵심 무선 주파수 칩 공급 업체들의 주가는 7% 이상 고꾸라졌고, 중국에 주요 제조 시설을 둔 HP·델 등 미 PC 기업들의 주가도 각각 2% 넘게 떨어졌다.

WSJ는 “애플마저 미국과 중국 사이 총알을 피할 수 없다면 어느 기업이 피할 수 있겠느냐”며 “애플이 미·중 전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어느 기업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의 최대 협력사인 폭스콘 중국 공장의 조업 모습./신화 연합뉴스

다만 중국 정부의 아이폰 금지령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는 알 수 없다는 관측도 나왔다. 최근 실업률 등 중국 내 경제 문제가 중첩한 상황에서 현지 애플 관련 기업 고용주들에게 지나친 피해를 주지 않으려 이해관계의 ‘중간선’을 찾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애플 제품을 만들거나,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최소 100만명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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