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기술패권 전쟁에 ‘새우 등’ 터졌다… WSJ가 지목한 기업은 어디
신(新)냉전으로 불릴 만큼 격화하는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테크 업계의 ‘왕’ 애플이 양국 사이의 볼모(Pawn·체스판의 졸)로 전락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 시각) 분석했다.
WSJ는 이날 “애플이 미·중 사이의 가장 큰 볼모가 되고 있다”는 제목 기사에서 “애플은 테크 업계의 왕일지 몰라도, 세계 최대 두 경제권 사이 심각하게 벌어지는 경제 전쟁에선 단지 하나의 게임 조각에 불과해졌다”고 진단했다. 최근 애플의 중국 내 사업이 위협받고 있다는 징후가 늘어나 시장 가치도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WSJ·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아이폰을 포함한 해외 브랜드 기기를 중앙정부 기관 공무원들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이 같은 ‘금지령’은 국영기업 및 다른 정부 관련 기관들에도 확대될 조짐이라고 이들은 전했다.
중국 통계 당국에 따른 국가 소유 기관 근로자는 2021년을 기준으로 약 5630만명. WSJ는 이들 임금이 도시 근로자들 평균보다 8%가량 높다는 점을 언급하며 “프리미엄 스마트폰(아이폰)을 판매하는 애플로선 타겟으로 삼고 싶을 매력적인 집단”이라면서 “연간 2억3000만대에 달하는 아이폰 출하량을 감안해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규모”라고 했다.
중국 화웨이는 최근 ‘메이트 60 프로’ 등 신형 스마트폰 기기를 발표했다.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재에도 이 스마트폰이 중국 내에서 큰 주목을 받으며 오는 12일 아이폰15 시리즈를 내놓을 예정인 애플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WSJ의 진단이다. 지난 이틀간 애플 주가가 7%쯤 떨어져 시장 가치로는 약 2000억달러(약 267조 4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본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라고 WSJ는 덧붙였다.
WSJ는 “중국은 애플의 가장 큰 제조 기지고, 아이폰은 애플 매출의 52%를 차지하는 가장 큰 사업”이라며 “이는 역설적으로 애플이 미·중 간 경제 전쟁에서 상대적으로 겨냥받기 쉬운 목표물이 되게끔 만들었다”고 전했다. 게다가 애플은 전 세계에서 모바일 칩을 가장 많이 사는 기업 중 한 곳이어서 애플이 입는 피해가 글로벌 테크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7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 하락했다. 아이폰에 사용되는 핵심 무선 주파수 칩 공급 업체들의 주가는 7% 이상 고꾸라졌고, 중국에 주요 제조 시설을 둔 HP·델 등 미 PC 기업들의 주가도 각각 2% 넘게 떨어졌다.
WSJ는 “애플마저 미국과 중국 사이 총알을 피할 수 없다면 어느 기업이 피할 수 있겠느냐”며 “애플이 미·중 전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어느 기업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국 정부의 아이폰 금지령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는 알 수 없다는 관측도 나왔다. 최근 실업률 등 중국 내 경제 문제가 중첩한 상황에서 현지 애플 관련 기업 고용주들에게 지나친 피해를 주지 않으려 이해관계의 ‘중간선’을 찾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애플 제품을 만들거나,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최소 100만명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당신이 궁금해 할 일본 이야기, ‘방구석 도쿄통신’ 뉴스레터 구독!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45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 ☞ 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제주서 불법 숙박업 혐의, 문다혜 검찰 송치
- ‘한동훈’ 이름으로 尹 비난 글 올린 작성자, 유튜버에 고발당해
- “노숙자 시절, 책 선물해준 은인 찾아요”… 베스트셀러 작가의 사연
- Tteokbokki festival kicks off in Korea’s gochujang hub
- 尹 대통령, 페루 도착...APEC 정상회의 일정 시작
- 男아이돌, 사생팬에 폭행당해…차량 위치추적기도 발견
- ‘성남 야탑역 살인예고글’ 게시자 검거…”익명 사이트 홍보 자작극”
- “단속 안 걸려” 환전 앱 활용한 70억대 ‘불법 홀덤도박장’ 적발
- KAIST 4족 로봇, 마라톤 풀코스 뛴다
- “무보수로 주 80시간 일할 초고지능 인재 찾아요” 머스크 정부효율부 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