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로보틱스 역사적 신고가… 하반기 증시 달구는 로봇株

한여진 기자 2023. 9. 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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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협력 소식에 관련주 강세, ‘IPO 대어’ 두산로보틱스 기대감도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사족보행 로봇. [뉴스1]
삼성, 한화, 두산 등 대기업이 로봇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로봇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8월 31일 삼성전자가 2대 주주인 협동로봇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생산 공정에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로봇을 투입할 것이라는 소식에 상한가를 기록했다(그래프1 참조). 이날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삼성웰스토리와 로봇 자동화 솔루션 도입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그다음 날인 9월 1일 레인보우로보틱스 주가는 12.74%까지 오르며 역사적 신고가 17만800원을 기록했고, 이후 3거래일 연속 상승해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이번 주가 반등으로 7월 말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8위에 머물렀던 레인보우로보틱스는 9월 6일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8위로 올라섰다.

협동로봇 시장 연평균 40% 이상 성장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AI를 탑재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반도체 생산 공정에 투입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는 소식에 로봇 관련주가 크게 상승했다"며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투자를 한 후 첫 협력 계획을 발표하면서 테마 수급이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최근 미국 증시에서도 AI 테마가 강하고 국내 증시도 이를 쫓아 AI에 관심이 다시 쏠리고 있다"며 "로봇, 스마트 공장 같은 테마도 이것과 엮여 수급이 쉽게 유입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봇 관련주는 올해 초에도 레인보우로보틱스를 필두로 증시를 달궜다. 1월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공시를 통해 삼성전자가 유상증자 참여로 지분 14.83%를 확보했다고 알리며 로봇 관련주 상승에 불을 지폈다. 이후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율을 59.94%까지 늘릴 수 있는 콜옵션(우선매수청구권) 계약도 맺은 상태다. 옵션 행사 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 자회사가 된다.

최근 로봇주 상승세가 올해 초와 다른 점은 가시적인 실적이 예상되는 협동로봇주가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로봇은 산업용 로봇과 비산업용 로봇으로 구분된다. 제조업이나 물류 등에서 사용하는 로봇은 산업용이고, 의료나 복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로봇은 비산업용이다. 산업용 로봇은 강한 힘으로 빠르게 움직이다 보니 작업자 안전을 위한 안전 칸막이가 필요했다. 하지만 협동로봇은 한 사람이 쓰는 작업 공간에서도 안전하고 미세하게 움직여 작업자와 나란히 일할 수 있다는 특징을 지닌다. 이 협동로봇 시장은 노동력 부족과 인건비 상승 등 사회구조 변화 속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8억 달러였던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은 2030년 10배로 성장해 80억 달러(약 10조6600억 원)까지 커질 전망이다(그래프2 참조).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이 매년 40% 이상 성장해 2025년 6조8800억 원 넘는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세계 협동로봇 시장 규모는 올해 7만1000대에서 2032년 43만 대로 성장하고,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협동로봇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10%에서 32%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조단위 IPO' 두산로보틱스가 강세 뒷받침

이런 이유로 최근 로봇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대기업이 늘고 있다. 8월 11일 한화그룹은 10월 초 협동로봇 기업 한화로보틱스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한화로보틱스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함께 투자하는 조인트벤처 형태다. 한화로보틱스는 분사해 스마트 기술 기반의 '로보틱스 솔루션 글로벌 리더'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협동로봇 사업은 산업용 중심에서 서비스용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한다. 단기적으로는 용접 및 머신텐딩 솔루션을 기반으로 산업용 고객을 집중 공략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푸드테크, 건물 관리, 전기차 충전 등 서비스 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두산로보틱스가 선보이는 협동로봇 사인 스피닝. [뉴스1]
유가증권시장 상장 공모 절차를 밟고 있는 협동로봇 솔루션 전문 기업 두산로보틱스에도 관심이 쏠린다. 두산로보틱스가 코스피 시장에 입성하면 대기업 로봇 계열사로서 상장되는 첫 번째 기업이 된다. 두산로보틱스는 9월 11~15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9월 21~22일 이틀간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실시한다. 희망 공모 가격은 2만1000~2만6000원, 예상 시가총액은 1조3600억∼1조6850억 원으로 추정됐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두산로보틱스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노동력 공급 불균형으로 야기된 협동로봇 수요 증가를 감안한다면 이익 달성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인공지능과 로봇 섹터 강세 흐름은 단기 수급 부담을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중소형 로봇주가 대기업 로봇 사업 수혜주로 엮이면서 주가가 급등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협동로봇 개발 기업 뉴로메카는 한화로보틱스 설립 수혜주로, 에스비비테크는 두산로보틱스 관련주로 엮이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에스비비테크는 산업용 로봇에서 핵심 부품인 하모닉 감속기의 국산화는 물론, 생산에 이르는 전 제조 공정을 수행하는 기업이다. 농기계 전문업체 대동은 포스코와 로봇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혀 상한가를 기록했다. 대동은 최근 로봇 사업을 적극 육성 중이며, 올해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과 함께 로봇 기술 연구 및 상품 개발을 위한 로보틱스센터도 열었다. 로봇 소프트웨어에서 핵심인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티라유텍과 스맥도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이제 시작 단계인 로봇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로봇 관련 정책 공개 예정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는 삼성전자의 웨어러블 로봇 공개와 로봇 관련 정책 공개(제4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 지능형 로봇법 개정안 시행 등이 예정돼 있어 국내 로봇산업에 대한 기대감과 견조한 주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두산로보틱스 상장과 관련된 모멘텀이 로봇 관련주 강세 흐름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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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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