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 질환에 탁월하다는 SNS특효약, 자칫 응급실 신세
정희창 영남대 교수 "단기치료 어렵고 재발 잦아 벌어진 현상"
전립선 비대증 환자 정모(대구 북구·58)씨는 배뇨장애로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겪고 있다. 30대부터 전립선 이상증세가 나타난 그는 몇 년 전부터 증상이 더 심해졌다. 민간요법부터 좋다는 처방은 다 해봤으나 효과가 없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전립선 크기를 줄여준다는 체내용 젤이 즉효라는 이야기를 접하고 해외직구로 구매해 발라봤다. 그러나 효과는커녕 요실금 증상이 생겼다. 대학병원을 찾았지만 성분이 불분명한 탓에 부작용은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정희창 영남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전립선 비대증상은 중장년층 남성의 절반 이상이 겪고 있는 흔한 질환이며, 약물요법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 수술적 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다"며 "검증되지 않는 민간요법이나 출처 불명의 약을 사용하다가 증상이 악화되어 응급실 찾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보건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전립선 비대증 증상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이는 2017년 119만1,595명에서 2018년 127만604명, 2019년 131만8,549명, 2020년 130만4,329명, 2021년 135만4,026명으로 50대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60대부터는 절반 이상이 증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립은 남성의 방광 아래 요도를 둘러싼 조직으로 호두알 크기이며 무게는 약 20g정도인데 정액을 생산하는 역할을 한다. 이 전립선이 비대해지면 요도가 눌리면서 소변 배출이 어려워져 다양한 배뇨장애가 일어난다.
최근 해외직구로 판매되고 있는 전립선 치료제는 대부분 중국에서 제조, 의료용으로 허가되지 않은 무허가 약품인데다 성분도 알 수 없다. 정 씨가 구매한 제품은 주사기처럼 생겼는데 항문을 통해 전립선 인근까지 밀어 넣어 젤을 분출시킨다. 이 젤이 항문벽과 맞닿은 전립선에 영향을 미쳐 전립선을 축소시킨다는 원리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체내로 직접 주입하는 주사제 같은 경우에는 자칫 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 주사요법은 SNS에서 사용 후 효과를 본 이들도 있다고 하지만 비대해진 전립선을 수축시키거나 작게 만드는 것은 의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보편적인 견해다. 일부 ‘카더라’를 믿고 이 같은 제품을 사용하다 응급실이나 의료기관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는 만큼 성분을 알 수 없는 약물을 관을 통해 전립선에 직접 바르는 것은 절대 해서는 안 될 행위다.
실제 전립선 질환을 겪는 이들의 SNS에는 다양한 체험사례나 치료 후기 등이 많지만, 그와 동시에 무허가 의료행위를 받거나 허가를 받지 않은 제품을 사용하다 부작용을 겪었다는 후기 역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전립선 질환, 중년 남성 절반이 증상 보유
전립선질환은 노인성질환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전립선 증상 발병률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배뇨장애다. 전립선 증상은 30대에서 30%, 40대 40%, 50대 50%라는 말이 있을 만큼 흔해서 의료계에서는 ‘평생 관리하는 질환’으로 설명한다. 또한 식생활습관과 뗄 수 없는 질환이다.
전립선 질환은 크게 전립선염으로 인한 비대와 전립선 자체가 증식된 전립선 비대로 나눌 수 있다. 연령대를 기준으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이 질환들은 질환에 대해 먼저 이해하고 약물치료나 수술 등을 해야 한다. 그와 함께 생활습관과 식습관까지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전립선염
비교적 젊은 연령대에 나타나는 전립선 염증으로 인해 전립선이 부으면서 비대해지는 증상이다. 전립선 비대증에서 나타나는 배뇨장애와 함께 소변을 볼 때 요도가 따끔거리거나 고환이나 회음부 통증 등을 느끼기도 한다.
원인은 세균성과 비세균성으로 나뉘는데 비세균성의 경우 주로 자가면역 저하, 스트레스, 과로, 음주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있다. 치료는 주로 항생제 같은 약물치료와 전립선 마사지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할 수 있지만 전립선 자체가 약물 침투가 쉽지 않아 여러 가지 약물을 적용해보고 가장 효과적인 약물을 사용한다.
전립선비대증
중장년층 이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 질환은 전립선 조직이 과도하게 비대해지면서 배뇨장애를 일으킨다. 원인은 노화와 호르몬 이상을 들 수 있는데 과대하게 증식된 전립선이 요도와 방광을 압박해 배뇨장애를 일으킨다. 빈뇨나 야간뇨, 잔료감, 아랫도리의 묵직함 등 여러 가지 증상을 동반하는 데다 방치할 경우 신장 기능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거대해진 전립선을 원래 크기로 되돌릴 수는 없지만 전립선 비대를 최대한 억제하는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치료법이다. 증식된 전립선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경우에는 수술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전립선 수술은 비대해진 전립선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레이저 등으로 전립선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최근에는 오렌지 껍질을 까듯 전립선을 전제적으로 제거하는 방법과 의료용 특수실을 이용해 비대해진 부분을 묶어서 좁아진 요도가 확장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이런 수술도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배뇨장애 증상과 원인, 여러 가지 신체적 특징 등을 고려해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
정 교수는 “최근 과대광고가 범람하면서 ‘실손이 되는 빠른 수술’, ‘수술 없이 10분 만에 배뇨장애 해결’이라는 자극적 문구에 현혹돼 시간과 비용을 허비하는 이들이 많다”며 “검증되지 않은 ‘카더라’식 민간요법에 현혹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전립선 질환을 초래하는 생활습관과 식습관
△음주와 흡연은 전립선 질환으로 가는 지름길
술은 전립선 질환에 가장 좋지 않은 요소다. 전립선 질환이 심하거나 치료 중에 음주를 할 경우 증상이 쉽게 악화된다. 과도한 음주는 전립선 질환을 초래하는 지름길이다. 담배를 피우면 체내에 흡수된 니코틴이 혈관을 수축시킨다. 혈액순환 장애도 전립선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오랜 좌식, 운동 부족은 전립선 질환 초래
전립선 질환은 운수업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오래 앉아있을 경우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고 하체 근육이 발달하지 않는다. 또한 전립선 증상을 가진 이들의 상당수가 운동 부족인 경우가 많다. 30분 이상 사이클이나 런닝머신 운동과 반신욕을 이용하면 전립선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서구화된 식습관도 좋지 않은 영향
전립선 증상의 원인은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지만 호르몬 이상이 있거나 비만인 경우 증상이 더 빈번하게 나타난다. 전립선 질환을 호소하는 이들 중 비만이나 육류를 지나치게 즐기는 이들이 많다. 과도한 남성호르몬은 전립선을 비대하게 만들 수 있다. 전립선 치료 약물을 복용할 때 식습관 개선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검증되지 않은 치료나 민간요법은 절대 금물
항간에 전립선 세척이라는 이름으로 요도에 관을 넣어 방광에 약물을 주입하는 치료법이 있다. 의료계에서는 이같은 치료법이 없는 데다 자칫 방광에 세균감염, 요도에 상처를 입는 등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치료가 어렵고 재발되더라도 의료진과 상의 후 생활습관과 식습관을 바꾸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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