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주째 기름값 올라, 휘발유 “이미 평균 2,000원대”.. 공급가 내렸는데, 판매가 왜?
5.0원↑·10.6원↑.. 오름세 계속
원유 가격 상승 “국제 유가 불안”
유류세 인하 종료 추이 ‘촉각’
국제 유가가 치솟는 가운데,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판매 가격이 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휘발유만 해도 이미 리터(L)당 평균 2,000원대 육박하거나, 넘어선 곳이 적잖은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크게 떨어질 기미도 보이지 않으면서 물가 부담을 더할 것으로 보입니다. 휘발유와 경유 공급가격은 떨어졌는데, 판매가격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9월 첫째 주(3∼7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보다 5.0원 상승한 L당 1,750.0원을 기록했습니다.
국내 최고가 지역인 서울의 이번 주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주보다 7.8원 오른 1,831.8원, 최저가 지역인 광주는 5.5원 오른 1,718.4원입니다. 더구나 곳에 따라 이미 휘발유값이 L당 2,000원을 뛰어넘은 곳도 많았습니다.
상표별로 판매가는 SK에너지 주유소가 1,757.2원으로 가장 비쌌고, 알뜰주유소가 1,722.7원으로 가장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휘발유 공급가격은 전주 대비 7.9원 내린 L당 1,640원, 경유도 전주 대비 10.7원 하락한 1,557.2원으로 나타났습니다. 공급가 기준 휘발유 최고가 정유사는 SK에너지로 전주 대비 3.4원 상승한 1,652.7원, 최저가 정유사는 S-OIL로 전주 대비 35.5원 하락한 1,620.5원을 기록했습니다.
경유 판매가격은 전주보다 10.6원 오른 1,640.6원으로 집계됐지만, 공급가격은 전주 대비 10.7원 하락한 1,557.2원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유 기준 최고가 정유사는 SK에너지로 전주 대비 1.3원 상승한 1,574.3원, 최저가 정유사는S-OIL로 전주대비 40.7원 하락한 1,536.6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판매가 기준으로 서울은 이미 2,000원대로 올라서며 가파른 인상 흐름을 반영했습니다.
서울에 이어 높은 수준을 보이는 제주만 해도 휘발유 판매가격이 오늘(8일) 기준 L당 1,801원으로 1,800원대에 진입했습니다. 세부지역별로 제주시가 휘발유·경유 가격이 1,804원·1,731원으로 73원 차이를 보이면서 전주(72원)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서귀포시는 1,784원·1,724원으로 전주보다 기름값이 모두 올랐고 유종간 격차는 60원으로 전주(87원)보다 좁아졌습니다.
이번 주 국제 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의 공급 감축 연장, 미국 원유 재고 4주 연속 감소 및 경제지표 호조 등에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이번 주 평균 가격은 전주보다 3.5달러 오른 배럴당 90.2달러를 기록하며 10개월 만에 90달러를 넘었습니다.
다만, 국제 휘발유 가격은 전주보다 0.2달러 내린 103.1달러, 국제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0.1달러 내린 121.2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국제 유가 등락은 보통 2주 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 제품 가격에 반영되는 걸 감안하면 크게 떨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가 맞물려 어느정도 상승 폭을 막은게 이 수준인데, 10월이면 인하 조치가 끝난다는데 걱정이 더해집니다.
정부는 올 들어 휘발유 감세 폭을 37%에서 25%로, 감세액을 304원에서 205원으로 낮췄습니다. 경유(212원), 엘피가스·부탄(73원)은 지난해 하반기와 같은 수준의 감세(37% 인하)를 4월까지 실시하기로 했던게 4월이 되자 8월까지 연장했고, 8월에는 10월까지 더 연장이 이뤄졌습니다.
당초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월 16일 인하 조처 연장을 밝히면서 10월 말 이후에 국제 유가 동향 등을 살펴보고 그때 추가 방침을 정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최근 가격 상승세를 감안할 때 중단은 고사하고 인하 폭을 줄이는 것도 쉽지 않으리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더구나 대중교통에 각종 전기요금까지 인상요인들이 산재한 상황에서, 재차 상승 변수를 더할지 당분간 정부와 물가당국의 고민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나 소비자물가 상승 폭을 낮추는데 휘발유 등 에너지 가격 몫이 컸던 만큼, 앞으로도 그 이상 역할과 고민이 뒤따라야할 것이란 주문도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추석 명절이 지나면 바로 유류세 인하 조치 종료 여부가 판가름날 시기”라면서 “에너지 가격 향방이 여타 물가 상승으로 번질 가능성이 큰 만큼, 신중한 결정과 대응책이 요구된다”고 전했습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두바이유가 90달러를 돌파했지만 휘발유·경유 제품 가격은 오르지 않았다”면서 “2주 전 제품 가격도 보합세여서, 국내 가격에 반영되는 2~3주 시차를 감안한다면 다음 주에는 국내 제품가격 상승세가 주춤하거나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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