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도 그리고 ○○…베트남이 중국 대신 고른 세 친구는 [신짜오 베트남]
최고 수준의 외교관계 맺기로 합의
롤모델 한국·선의의 경쟁자 베트남
투자자금 보유한 미국과 밀착 나서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10일 베트남을 방문할 때 베트남과 미국은 양국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습니다.
베트남은 3가지 형태의 양자 관계를 맺습니다. ‘포괄적 동반자 관계’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 그리고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입니다.
양국은 10년전에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맺었습니다.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으로 양국간 관계개선이 시도될 거란 기미는 진작부터 보였습니다.
그런데 한번에 두단계나 점프시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는 것은 미처 예상치 못한 카드였다는 후문입니다. 베트남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체결한 국가는 중국, 러시아, 인도 그리고 한국 등 4개 국가에 불과합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사회주의 체제라는 공통분모가 크게 작용을 했습니다. 인도와는 2016년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베트남에 방문했을때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체결됐습니다.
한국과는 작년 겨울 관계가 격상됐습니다.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전 국가주석이 한국에 방문했을 때의 일이었습니다.
러시아와 중국간 관계가 체제로 인한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가정하면, 베트남이 필요에 의해 최고 외교 단계를 맺은 것은 딱 세나라입니다. 인도, 한국 그리고 미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걸 보면 베트남의 실리적인 행보가 그대로 읽힙니다. 한국은 베트남 최대 투자국 중 하나입니다. 특히 한국의 삼성그룹이 베트남에 막대한 투자를 집행하고 있습니다. 삼성이 베트남에서 수출하는 금액은 베트남 전체 수출액의 5분의 1에 육박합니다.
삼성, 롯데, 현대차, 신한은행 등 한국 기업이 베트남에서 분전하면서 베트남 중산층을 차곡차곡 육성해내고 있습니다. 베트남에게 있어 한국은 빨리 닮고 싶은 미래입니다. 한국도 베트남 처럼 나라가 반쪽으로 갈려 전쟁을 치루는 아픔을 겪었고, 아무것도 없던 나라가 근면성실한 국민성을 기반으로 선진국 반열에 오르는 기적같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인도는 베트남에게 있어 극복해야 할 대상이자 중국을 대체할 좋은 지렛대입니다. 두 나라는 ‘세계의 공장’ 지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또한 인도는 중국을 넘어 세계 최고 인구 대국 자리에 올랐습니다. 베트남은 ‘빈패스트’를 비롯해 ‘메이드 인 베트남’ 제조업을 육성해 산업구조를 업그레이드할 꿈을 꾸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인구를 기반으로 소비를 해주면서 중국처럼 자체 제조업이 발달하지 않는 ‘테스트 베드’가 필요합니다. 이런 점에서 인도는 베트남의 좋은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베트남은 향후 인도의 내수 시장을 적극적으로 노리는 방식으로 산업구조를 재편할 것입니다. 한국을 벤치마킹해 ‘제조업 강국’이 되고 싶은게 그들의 꿈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중국이 지금처럼 발전하기 이전 중국을 테스트베드로 삼아 다양한 실험을 해왔습니다.
베트남 입장에서 지금의 중국은 베트남 보다 1인당 국민소득이 훨씬 높은 국가입니다. 이런 곳에서 ‘메이드 인 베트남’ 상품이 팔려나갈리 만무합니다. 하지만 인도라면 다릅니다. 인도의 막대한 인구에게 어필하는 다양한 상품을 찍어내 베트남의 수출길을 열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베트남은 인도를 필요로 합니다.
미국은 이 모든 시나리오를 완성시키는 ‘돈’을 제공해 줄 국가입니다. 베트남의 투자는 한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으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베트남이 한단계 더 도약하려면 결국 미국의 돈이 필요하고 여기서 투자 물꼬를 터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베트남 최대 재벌기업 빈그룹의 빈패스트가 나스닥에 회사를 상장한 것은 의미가 큽니다. 아예 뉴욕 월스트리트를 타깃으로 해서 여기서 돈을 땡겨오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한 것입니다.
실리를 철저하게 챙기는 베트남의 특성상 베트남은 중국을 싫어하면서도 겉으로는 잘 지내려는 행보로 일관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사회주의 동맹이다’라는 레토릭은 변함없이 지속될 것입니다.
과연 베트남이 한국과 인도, 미국이라는 삼각 ‘포괄적 전략자 동반자 관계’의 틀을 짜고 소기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요. 외교와 경제를 치밀하게 엮어내는 베트남의 ‘꿍꿍이셈’의 앞날이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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