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스럽고 안락한 ‘전기 SUV’ 표본…짧은 주행거리는 ‘옥에 티’ [시승기 - EQB 300 4MATIC AMG]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vs BMW’. 올해 수입차 시장에서는 두 독일 브랜드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7년(2016~2022년)간 국내 시장에서 왕좌를 독식했던 메르세데스-벤츠가 올해에는 BMW에 1위 자리를 내준 형국이다. 지난 8월까지 한국수입차협회(KAIDA) 통계를 기준으로 메르세데스-벤츠의 판매량은 4만817대로 BMW(4만4037대)에 3220대 모자랐다. 4개월이 남은 시점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1위 탈환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판매 전략의 중심에는 전동화 모델이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콤팩트 모델 EQA·EQB부터 EQC-EQE-EQS에 이르는 다채로운 전기차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전동화 모델의 판매량은 4796대로 BMW(3549대)보다 많다. i와 ix 시리즈로 라인업을 갖춘 BMW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라인업이 체계적이라는 평가다.
최근 벤츠의 콤팩트 전동화 모델 ‘EQB 300 4MATIC AMG’를 타봤다. 올해 국내 시장에서 1045대가 판매되며, EQE(1543대)에 이어 2위에 오른 전동화 라인업의 효자 모델이다. 시승은 서울역에서 출발해 태백시청을 오가는 왕복 500㎞로, 도심과 고속도로를 포함한 다양한 구간으로 이뤄졌다.
첫인상은 ‘여유로움’으로 정리할 수 있다. 콤팩트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에 맞지 않게 EQB는 넓은 실내 공간이 장점이다. 뒷좌석에 앉으니 넉넉한 레그룸이 돋보였다. 실제 전장은 형제차인 내연기관 모델인 GLB보다 45㎜ 긴 4685㎜다.
EQB는 5인승과 7인승 두 가지 모델로 판매된다. 5인승 모델은 2열 좌석 헤드룸과 레그룸이 각각 979㎜, 87㎜로 넉넉하다. 7인승 모델은 2개의 개별 좌석으로 구성된 3열 시트가 추가된다.
실내는 조용하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구간에서 정숙성이 만족스러웠다. 터널이나 요철이 심한 길에서도 서스펜션이 고급스럽게 잔진동을 억제했다. 주행 내내 불편함이 없는 안락한 승차감이었다.
사륜구동 시스템도 똑똑했다. EQB의 프론트 액슬에는 비동기식 모터가, 리어 액슬에는 영구자석 동기식 모터가 탑재됐다. 상황에 따라 앞뒤 차축에 있는 일렉트릭 유닛(electric unit)이 초당 100회에 걸쳐 가변적으로 토크를 분배한다. 눈길이나 빙판길에서도 최상의 접지력과 주행 안정성을 제공한다. 높은 접지력은 안전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다만 가속력과 반응속도는 조금 아쉬웠다. 최고 출력 168㎾, 최대 토크 390Nm라는 수치 역시 특별하지 않았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 시간(제로백)은 8.0초다. 일상영역이라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전기차의 빠릿한 움직임을 기대한다면 실망스러울 수 있는 부분이다.
주행거리도 옥에 티다. 최대 주행가능 거리는 1회 완충 시 313㎞에 불과하다. 실제 완충 상태로 받은 차량의 주행 가능 거리는 168㎞였다. 에어컨을 켠 상태로 정체가 많은 시내 구간을 거쳐 태백 시내에 도착하자 주행 가능한 거리는 30㎞가 남았다. 스마트폰 배터리가 부족할 때처럼 주행거리가 ‘제로’에 가까워지면서 불안감은 커졌다. 어쩔 수 없이 계기판을 수시로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구동계와 달리 하차감은 훌륭한 편이다. 특유의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역동적인 느낌까지 담았다. 짧은 오버행과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비율이 매력적이다. 삼각별 적용 블랙 패널 라디에이터 그릴과 19인치 AMG 5 트윈스포크 경량 알로이 휠의 완성도도 높았다.
경쟁사의 내연모델을 보기 민망할 정도로 미래차 같은 실내도 합격점을 주고 싶다. 운전석부터 센터페시아까지 이어지는 2개의 10.25인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Mercedes-Benz User Experience)이 SDV(소프트웨어중심차량) 전환을 시도하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EQB의 가격은 8100만원이다. 정부의 무공해차 구매 보조금 지원 대상이다. 국고 보조금은 290만 원이다. 등록 지역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가족 구성원이 많다면 추천하고 싶다. 다만 주행거리에 다소 짧아 이른바 ‘집밥’으로 불리는 가정용 충전시설은 필수처럼 보였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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