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 실으면 핵잠”… 북한, 핵공격잠수함 첫 공개

박수찬 2023. 9. 9. 09: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북한이 수중에서 핵공격이 가능한 첫 전술핵공격잠수함 '김군옥영웅함'(제841호)을 8일 선보였다.

북한이 새로 건조했다고 주장하는 전술핵공격잠수함은 1950년대 소련에서 개발된 로미오급(1800t급)을 개량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일 잠수함연구소장은 "북한은 과거엔 속도가 빠른 소형잠수함을 많이 만드는 데 주력했지만, 이젠 기존 로미오급을 전술핵잠수함으로 개조하고 향후 핵추진잠수함도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SLBM용 발사관 10개 탑재
김정은 “핵무기 실으면 핵잠”
합참 “정상적인 운용 못할 것”
9일 北정권 수립 75주년
내부 결속·외압 맞불 과시

북한이 수중에서 핵공격이 가능한 첫 전술핵공격잠수함 ‘김군옥영웅함’(제841호)을 8일 선보였다. 정권 수립 75주년 기념일(9·9절)을 하루 앞두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군사업적’을 강조, 내부결속을 꾀하면서 한·미·일의 압박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대외에 과시한 것이라는 평가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당의 혁명 위업에 무한히 충직한 영웅적인 군수노동계급과 과학자, 기술자들은 우리 식의 전술핵공격잠수함을 건조해 (북한 정권) 창건 75돌을 맞는 어머니 조국에 선물로 드렸다”고 밝혔다.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지난 6일 열린 잠수함 진수식에는 김 국무위원장과 리병철 노동당 비서,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 김덕훈 내각총리 등이 참석했다.
북한이 8일 수중에서 핵 공격이 가능한 전술핵공격잠수함을 건조했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열린 진수식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리병철·박정천 원수, 김덕훈 내각총리 등 참석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진수식 축하연설에서 “지난 수십년간 공화국에 대한 침략의 상징물이었던 핵공격잠수함이 이제는 파렴치한 원수들을 공포에 질리게 하는 위혁(힘으로 으르고 협박함)적인 우리의 힘을 상징하게 됐다”며 미국 핵추진잠수함에 맞설 전력을 갖췄다는 것을 부각했다.

김 위원장은 “핵무기를 장비하면 그것이 곧 핵잠수함이라는 것이 나의 견해”라며 기존의 중형 잠수함도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으로 개조하겠다고 밝히고, 기존 잠수함과 새 잠수함 모두 무장체계와 잠항능력을 개선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또 “진수식은 우리가 신형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는데 못지않게 우리의 적수들에게 부담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며 해군의 핵무장화 추진 의지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일에는 시험항해를 위해 출항 준비를 하던 김군옥영웅함을 시찰했다.

북한이 새로 건조했다고 주장하는 전술핵공격잠수함은 1950년대 소련에서 개발된 로미오급(1800t급)을 개량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1960년대 중국에서 로미오급을 도입한 뒤 1970년대 자체적으로 건조를 진행, 현재 20여척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모습.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이번에 공개된 전술핵공격잠수함은 로미오급보다 함교가 대형화됐다. 또한 함교 뒷부분을 확장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관을 새로 설치했다. 발사관은 작은 것이 6개, 큰 것이 4개가 식별됐다. 2019년 7월에 로미오급 잠수함을 개조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에서 드러난 SLBM 발사관보다 높이가 훨씬 높아졌다. 북한이 2021∼2022년에 공개했던 ‘미니 SLBM’과 대형 SLBM을 함께 탑재, 핵 공격력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사거리가 500㎞가 넘는 미니 SLBM은 신포조선소 앞바다에서 남한 지역 대부분을 타격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김군옥영웅함의 실체는 해군의 기존 중형 잠수함들을 공격형으로 개조하려는 전술핵잠수함의 표준형”이라고 강조하며 기존 로미오급을 핵타격능력을 갖춘 잠수함으로 바꿀 것임을 시사했다. 최일 잠수함연구소장은 “북한은 과거엔 속도가 빠른 소형잠수함을 많이 만드는 데 주력했지만, 이젠 기존 로미오급을 전술핵잠수함으로 개조하고 향후 핵추진잠수함도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상에서의 전술핵 위협이 현실화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북한 "첫 전술핵공격잠수함 건조"…김정은 진수식 참석.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군 당국은 북한의 발표를 평가절하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 잠수함의 외형을 분석한 결과, 미사일을 탑재하기 위해 함교 등 일부 외형과 크기를 증가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정상 운용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군 안팎에선 크기가 2000t 미만인 로미오급에 SLBM을 다수 배치하면서 잠수함 항해 성능과 정숙성, 승무원 거주성 등이 취약해져 실제 작전범위는 북한 연안을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선 조만간 열릴 북·러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핵추진잠수함 건조·운용 등에 필요한 기술을 러시아에서 지원받는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