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제로 제주]⑤폐기물로 예술하는 '금손'들 소개합니다
업사이클링 작가들 "예술로 환경문제 심각성 알리고 싶어"
[편집자주] 제주도가 '플라스틱 제로'에 도전한다. 2023년 8월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직접 선포한 '2040 플라스틱 제로 섬'이 그것이다. 제주는 인구가 70만명에 못미치지만 한해 10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다. 관광객과 관련 사업체들의 협조없이는 플라스틱 제로가 어려운 이유다. 뉴스1제주본부는 10회에 걸쳐 관광 분야를 중심으로 플라스틱 제로에 도전하는 다양한 영역의 사람들과 정책을 소개한다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최근 제주연구원이 발표한 '제주 해양폐기물 발생현황 및 관리방안' 연구결과에 따르면 2021년 제주 해양폐기물 수거량은 2만2082톤이다. 3년 전인 2019년 1만2308톤에 비해 1.8배 늘었다.
수거한 해양 폐기물 가운데 플라스틱이 가장 많았다. 제주연구원이 모니터링하는 김녕리, 사계리에서 수거한 플라스틱양은 지난해에만 각각 97.8kg, 36.1kg에 달했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이 골칫덩어리들이 예술작품의 재료가 된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2040 플라스틱 제로 범도민 인식 확산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4~8일 도청 본관 1층에서 업사이클 작품 전시회를 열었다.
이번 전시는 예술을 통해 플라스틱 문제에 더 가까이 다가서고 플라스틱 사용에 경각심을 알리는 취지로 기획됐다.
이번 전시에 참가한 최연소 작가는 초등학교 6학년이다. 신광초등학교 김단아 학생이 '바다쓰레기로 만든 토이스토리'는 페트병 뚜껑을 중심으로 빨래집게, 비닐, 아이스크림 막대 등 바닷가에 버려진 폐기물을 재료로 다양한 형상의 작품을 만들어냈다.
3학년때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김 양이 만든 작품은 1000여점에 달한다. 단순히 어린이 다운 상상력을 뛰어넘어 폐기물이 갖고 있는 특징을 작품으로 표현한 능력이 감탄을 자아냈다.
김 양은 "코로나19로 밖에 자주 다니지 못했는데 바다 쓰레기를 보고 이렇게 만들면, 저렇게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떠올라 작품을 만들게 됐다"고 했다.
이 전시에 참가한 김지환 '바다쓰기' 대표는 제주 1세대 업사이클링 예술가로 꼽힌다. 최근에는 '파이로 플라스틱'을 산과 바위처럼 묘사한 '플라스틱 마운틴' 시리즈를 제작하고 있다.
불법 소각한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간 것으로 추정되는 파이로 플라스틱은 검게 그을려 돌과 모양이 매우 흡사해 식별이 어렵다. 김 작가는 "마치 위장술을 펼치듯 색깔과 모양이 돌과 닮아 수십년 이상 방치돼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파이로 플라스틱은 학문적으로도 연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생소한 분야"라며 "예술작품으로나마 파이로 플라스틱의 문제점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시바다'의 안성관 대표는 폐잠수복이 작품의 주재료다.
안 대표는 "바다수영을 한지가 15년 됐는데 어느날은 수영하다가 비닐봉지가 손에 걸린 적이 있었다. 그날을 계기로 해양폐기물에 관심을 갖게됐다"고 했다.
안 대표는 버려지거나 오래된 해녀복과 스쿠버다이버의 잠수복 등을 손으로 찢고 이어붙여 예술작품으로 바꾼다. 그의 작품 중 하나인 '고래꼬리'는 고산리 해안가에 떠밀려온 폐스티로펌 15개에 해녀복 10벌을 붙여 제주남방큰돌고래의 꼬리를 형상화했다.
예술작품의 재료는 해양쓰레기만이 아니다.
김은경 벨아벨 스튜디오 대표(작가명 피네)는 목재로 된 감귤 폐상자로 의자, 테이블, 가방, 쟁반 등 실사용이 가능한 가구로 제작한다.
김 대표의 작가명 '피네'는 새로운 쓸모를 피워낸다는 의미다. 그가 부표로 만든 축구공 크기의 한라봉은 겉에 톱밥을 붙여 질감을 살렸다.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톱밥조차도 작품의 일부가 된 것이다. 김 대표가 전시에 사용한 소품들도 가방이나 받침대 등으로 재사용된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쓸모의 연장"이 된 것이다.
김 대표는 "언젠가 바다를 바라봤는데 한쪽에서는 폐수가 흘러나오고 한쪽에서는 그걸 모르는 해녀가 물질하는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그 이후로 제주 환경문제를 널리 알리고 싶어 교육을 하게됐는데 그 과정에서 예술을 접목하니 배우는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고 재미를 느끼더라"고 했다.
#이 기사는 제주관광공사의 지원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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