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라만상 어우러진 풍경화...강서경 '전통의 독창적 재해석'
[앵커]
해외 미술 애호가들이 대거 몰려드는 시기에 맞춰 리움미술관은 한국 중견 작가를 내세웠습니다.
한국의 전통적 요소를 꾸준히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온 강서경 작가가 그 주인공인데 이번 개인전을 통해 그 이유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이교준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전시장의 어두운 길을 따라가면 기하학적 조형물이 뒷산에서 본 달처럼, 미지의 행성처럼 다가옵니다.
산세의 곡선을 닮은 알루미늄 조각들이 어우러져 구상과 추상,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정겨우면서도 낯선 풍경을 연출합니다.
[강서경 / 작가 : 봄, 여름, 가을, 겨울 다른 계절을 가지고 있는 여러 산들이 함께 모여 있는 어떤 커다란 풍경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강서경 작가는 암 투병의 힘든 시간을 겪으면서도 재료와 표현방식 등을 달리하며 전통적 요소에 대한 현대적 해석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습니다.
[강서경 / 작가 : 전통에 나와 있는 어떤 시나 시조, '정간보'나 그런 것들을 저의 상황으로 한 번 재해석하고 대입시켜 보면서 다양한 형식과 방법의 미술로서 나오게 되는 것 같습니다.]
조선 시대 악보인 '정간보'에서 우물 정자 모양의 사각 칸에 음의 높이와 길이를 표현하는데 착안해 격자 모양의 작품 '정'을 잇따라 선보였고,
한국화의 방식대로 장지나 비단을 펼친 채 먹과 색을 겹겹이 스미게 해 물감층의 흔적을 쌓아 시간을 담은 '모라' 연작을 내놓았습니다.
그의 '자리' 연작은 조선 시대 1인 궁중무용 '춘앵무'에서 무대와 경계선이 됐던 화문석에서 영감을 얻어 회화의 확장을 모색한 실험입니다.
한국화에서 출발해 조각과 설치미술, 영상 등 확장을 거듭하며 관객을 삼라만상이 어우러진 새로운 공감각적 세계로 초대하고 있습니다.
YTN 이교준입니다.
촬영기자 : 이현오
■ 전시 정보
〈강서경 : 버들 북 꾀꼬리〉
12월 31일까지
리움미술관
YTN 이교준 (kyoj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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