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피살’ 에콰도르서 이번엔 시의원 살해된 채 발견
최근 대선 후보가 살해돼 큰 혼란을 겪은 에콰도르에서 이번에는 지방자치단체 시의원이 잔혹하게 살해된 채 발견됐다.
에콰도르 검찰은 8일(현지시간)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두란시의 볼리바르 베라 시의원 납치·사망 사건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면서 “현장에서 관련 증거를 수집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은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이날 베라 시의원이 손이 묶인 상태로 숨진 채 길가 풀 숲에서 발견됐으며, 머리와 가슴 부위에 여러 발의 총상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에콰도르는 마약 밀매 갱단의 활동으로 치안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에콰도르는 한 때 중남미의 여러 국가들 가운데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치안 상태를 유지했지만, 최근 몇 년새 유럽과 북미로 향하는 마약 거래 통로로 전락하며 사회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콜롬비아, 멕시코 카르텔과 연계된 갱단이 교도소 내에서 정기적으로 충돌해 2021년 이후 430명 이상의 수감자가 살해된 것으로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최근에는 교도소에서 인질극이 발생해 교도관과 경찰 57명이 수감자들의 인질로 잡히기도 했다.
지난달 20일 대선을 불과 열흘 정도 앞두고서는 야당인 건설운동 소속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 후보(59)가 유세 후 총에 맞아 숨지면서 큰 파문이 일었다.
이 사건 이후 치러진 대선은 군과 경찰, 무장 차량 등 인력과 장비가 투표소 주변에 대거 투입되는 등 삼엄한 경비 속에 치러졌다.
그러나 피살된 비야비센시오 후보를 대신해 출마했던 ‘대안 후보’마저 살해 위협에 시달리면서 외국으로 피신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기자 출신인 크리스티안 수리타(53) 후보는 선거 막판 비야비센시오의 대체 후보로 출마했고, 최종 득표율 3위를 해 결선에는 오르지 못했다.
1차 대선에서 과반 이상 득표를 한 후보가 나오지 않음에 따라 득표율 1·2위를 한 좌파 계열 시민혁명운동의 루이사 곤살레스(54)와 우파 계열 다니엘 노보아 아신(35) 두 후보가 내달 15일 결선에서 다시 맞붙는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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