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하루에 2명… 스스로 ‘삶과 이별’ [무너지는 사회, 공동체 회복]
4050 중장년층 비율 36.2% 최다
“1인가구 증가… 관리·지원 시급”
흉흉한 범죄가 빈번해지며 '낯선 이'의 접근이 두렵고 '모르는 이'의 친절이 의심스러운 시대. 이런 시대에 최근 경기도 안산시의 한 인도에서 폭우 속 리어카를 끄는 노인에게 우산을 내어준 여성의 모습은 우리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이처럼 ‘남’이 아닌 ‘우리’의 개념인 공동체 의식은 자살, 갑질, 가짜뉴스 등 각박해지는 사회를 훈훈하게 만들 수 있는 희망의 등불이다. 경기일보의 9월 ‘이슈M’ 주제는 공동체 회복이다. 편집자주
인천·경기지역 시민들의 극단적 선택이 끊이지 않고 있다.
8일 인천시와 경기도 등에 따르면 인천의 자살 사망자 수는 지난 2017년 700명, 2018년 816명, 2019년 758명, 2020년 773명, 2021년 757명 등이다. 1일에 2.1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는 셈이다.
연령 별로는 40~50대 중·장년층에서 자살 사망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인천시 자살현황’의 연령별 분석 결과, 2021년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757명 중 40~50대는 274명(36.2%)에 이른다. 이와 함께 60대 이상은 256명(33.8%)이다. 자살 사망자 중 40대 이상이 70%에 이르는 것이다. 청년인 20~30대는 205명(27.1%), 10대는 22명(2.9%)이다.
특히 시는 1인 가구들이 갖고 있는 외로움에 경제적 어려움까지 겹치면서 우울증 등으로 인한 극단적 선택 위험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역별 자살 사망자 수는 1인 가구가 많은 미추홀·부평·남동구 등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시는 부평구의 경우 서울로 출·퇴근하는 청년 1인 가구가 많고, 미추홀·남동구는 보증금 없이 혼자 사는 가구가 늘어나는 점을 이유로 꼽고 있다.
여기에 홀로 사는 어르신들도 위험하다.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이 어르신 1인 가구가 많은 미추홀구(33.9명), 동구(29.4명), 강화군(29명)이 높기 때문이다.가족 단위 가구가 많은 서구(21.4명)와 연수구(22명) 등과 대조적이다.
이와 함께 경기 지역에서도 극단적 선택을 하는 도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7년 2천898명, 2018년 3천11명, 2019년 3천310명, 2020년 3천129명, 지난 2021년 3천158명이다. 경기도에서는 1일 8.6명이 삶을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도 2021년 사망자 중 중·장년층인 40~50대가 36.9%, 60대가 32.5% 등으로 많다.
이에 시는 자살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관리·지원하는 등 각종 자살예방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1인 가구 증가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단절이 이어지면서 좀처럼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자살 고위험군의 사례 관리에 나설 전문 인력이 턱 없이 부족하면서 현장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전용호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대면활동이 줄어든 데다 경제 위기로 인해 지역 곳곳에서 극단적 선택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이들을 지원하는 전문 인력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극단적 선택을 줄이기 위해선 지자체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자살 고위험군에 대한 지원 확대와 함께 공동체 회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들을 최대한 막기 위한 사업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며 “자살 고위험군 관리를 철저히 추진, 자살 사망률을 낮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황남건 기자 southge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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