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싶어요" 꿈을 찾는 탈북민들

최유찬 2023. 9. 9.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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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탈북민이 눈에 띄게 많아졌죠?

하지만 이런 저런 편견 등으로 인해서 탈북민 스스로 취업하는 건 여전히 쉽지 않다고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이런 탈북민들에게 취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사업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는데요.

그 현장을 최유찬 기자가 찾아가봤습니다.

◀ 리포트 ▶

98명의 노인들이 생활하고 있는 경기도 김포의 한 요양원.

최근 새로운 식구가 들어왔습니다.

[이지은/사회복지사(탈북민)] "어르신 젊었을때 엄청 예쁘셨겠어요. 나이드셔도 이렇게 예쁘신거 보니까요."

지난달부터 이곳에서 일하기 시작한 북한 양강도 출신의 사회복지사 이지은씨입니다.

지난 2010년 남한으로 온 뒤 결혼과 육아로 제대로 된 일자리를 갖지 못하다가 5년 전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본격적인 취업전선에 뛰어든 겁니다.

요양원 특성상 단순한 행정 업무뿐 아니라 수시로 어르신의 말벗이 되어주는 것도 주된 업무 중 하나입니다.

[이지은/사회복지사(탈북민)] "솔직히 사회복지라면 고객하고 상담하고 이런줄 알았어요. 그런데 사회복지사라는 게 그게아니고 행정업무도 봐야하고, 특히 요양원같은데는 어르신들과의 대화가 굉장히 중요하더라고요."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

지난 2014년 남한으로 온 김서연씨도 문화예술치료사로 어르신들을 돌보기 시작했습니다.

남한에 온 뒤 가장 어려웠던 건 무엇보다 취업을 하는 일이었다는데요.

특히 누구의 도움없이 스스로 취업문을 두드리는 건 용기조차 내기 어려웠습니다.

[김서연/문화예술치료사(탈북민)] "전화문의만 해도 말투가 좀 다르니까 바로 그냥 '아, 죄송합니다'하면서 그런(거절하는) 경우가 되게 많았었어요."

그래서 이들은 모두 남북하나재단 소속 탈북민 취업상담사들을 통해 일자리를 주선받을 수 있었는데요.

하지만 이곳에서 정해진 근무기간은 단 3개월,

'인턴'처럼 이 일이 적성에 맞는지 일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경험부터 해 보기로 한 겁니다.

이 기간동안 고용주도 탈북민들의 업무 태도 등을 살펴본 뒤 정규직 채용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됩니다.

[나원호/고용주(요양병원장)] "다른 체제에 있다 보니까 조금 안 맞는 거 있지만, 조금 관심을 갖고 배려를 갖고 하면 오히려 외국인 노동자나 이런 사람들보다도 10배, 100배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최유찬 기자/통일전망대] "실제 탈북민 10명 가운데 4명정도는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취업을 한다고 해도 일용직 비중이 높고, 평균 근속 일수도 30개월정도에 불과합니다."

언어와 문화 차이, 업무 숙련도 등이 탈북민이 짧은 기간 안에 쉽게 회사를 관두게 되는 주된 이유로 꼽힙니다.

그래서 최근엔 인턴 과정 등을 통한 적성 파악과 직업 훈련 등을 마친 탈북민들에게 이른바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자는 1사1인 캠페인까지 펼쳐지고 있습니다.

한 회사당 한 명의 탈북민을 고용하자는 건데, 정규직이 가능한 일자리가 그 대상입니다.

2015년 탈북한 강문규씨는 1사 1인 사업을 통해 지난달부터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설비 담당 정규직 직원으로 일하게 됐습니다.

[강문규/탈북민] "누수, 물 새는 것들을 육안으로 우선 먼저 감지하고, 그리고 매일 사용량을 체크하기도 하고요."

북한에서는 의대를 졸업했을 정도로 공부도 잘했던 강씨였지만, 남한에 처음 왔을때는 생계를 위해 공사장을 전전해야했다는데요.

[강문규/탈북민] "가족이 (함께) 오다 보니까 온 날부터 벌써 브로커 비용에 시달렸고, 그 비용을 벽돌을 붙이면서 마련하게 됐고..."

그러다 전기관련 자격증 등을 취득하며 자신의 전문성을 키워나가면서 결국 기회를 잡게 된 겁니다.

[강문규/탈북민] "입사 지원서 작성부터 그때 뭐 그런 거 하나도 몰랐으니까..(공사)현장 일도 해보고, 전기일도 해보고 여기일도 해보지만 여기가 정말 편하죠."

이처럼 올 들어서만 1사 1인 캠페인을 통해 국가기관 등에 정규직으로 취업한 탈북민은 134명에 달합니다.

남북하나재단은 취업관리시스템을 통해 탈북민들의 이력서 등을 통합관리하면서 구인을 원하는 기업과 수시로 연결해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기업들의 호응입니다.

여전히 탈북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기업들이 많은 만큼 이러한 편견을 바꿀 수 있도록 변화시키는 일이 큰 숙제입니다.

[조민호/남북하나재단 이사장] "탈북민 스스로도 노력을 해야되고 또 우리 국민도 적극적으로 다가가줘야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북한에서 온 사람 이런 개념을 넘어서 통일을 향해서 가는 통일의 밀알이다 이런 큰 관점에서 보시면 좀 더 이들에 대한 관심이 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먼저 온 통일'이라 불리는 탈북민들,

이들이 한국 사회에서 일자리를 가지고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차별없이 함께 포용하고 감싸주는 일일 겁니다.

[김연희 할머니] "여럿이 있어서 (함께) 어울려서 서로 다정하게 이야기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신나게 놀아야죠. 아이고 그래도 오셔서 반갑습니다!"

통일전망대 최유찬입니다.

최유찬 기자(yucha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523141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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