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배후세력' 의심…과거 공소장에 정치권 소통 정황

정유선 기자 2023. 9. 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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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대선개입' 규정…특별수사팀 구성
김만배 "당시 구치소" 의혹 부인했으나
과거 공소장엔 대선 전 상황 관리 정황
변호인 통한 정치권 접촉 의혹도 있어
변호사 "민주당 사람과 소통한 적 없어"
[의왕=뉴시스] 김금보 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 7일 새벽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만기출소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09.07. kgb@newsis.com


[서울=뉴시스]정유선 류인선 기자 = 검찰이 화천대유 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대선 개입을 목적으로 '허위 인터뷰'를 기획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특별수사팀을 꾸리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인터뷰 경위부터 시작해 사건의 전모를 밝히겠단 방침인데, 인터뷰 보도가 나오던 시점과 가까운 시기 김씨가 구치소에 있으면서도 정치권과 소통했다는 정황이 향후 '배후세력' 수사의 단서가 될지 주목된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를 중심으로 하는 특별수사팀을 꾸려 이른바 '허위 인터뷰' 의혹을 수사 중이다.

이 의혹은 김씨가 직접 언론인과 거짓된 내용으로 대화를 한 뒤 이를 보도하도록 하거나, 주변 인물들로 하여금 허위 인터뷰를 하도록 종용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으로 김씨와의 대화를 녹음해 대선 닷새 전 뉴스타파에 제보한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이 7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뉴스타파에 앞서 '윤석열 커피' 의혹을 제기한 JTBC의 보도 경위 등도 검찰 조사 대상에 올랐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대선개입 여론조작'으로 규정했다. 김씨의 요구로 대장동 관계자 남욱·조우형씨가 허위 인터뷰를 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서도 보도 경위와 대가관계, 배후세력까지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논란의 중심에 선 김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특히 뉴스타파 보도가 나왔던 2022년 3월 자신은 구치소에 있었기 때문에 대선에 개입할 수 없었다는 취지다.

김씨는 지난 7일 출소하며 신 전 위원장과의 대화 내용과 관련해 "저는 그 당시 구치소에 있었고 검찰 조사 받고 와서 구치소 내 관계자한테 그런 내용이 보도됐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3월 김씨가 기소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공소장엔 김씨가 대장동 사업과 대선을 연관지어 생각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 나온다.

검찰은 공소장에 김씨가 구치소 수감 중이던 2022년 1월 무렵 '정영학 녹취파일'이 언론에 보도되자 제20대 대선 전까지 공개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로 자신의 변호인인 A변호사와 대화를 나눴다고 적시했다.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의 결정적 증거로 꼽히는 정영학 녹취파일엔 당시 대선 후보로 나섰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만한 내용이 담겨 있다.

결국 김씨가 대선을 앞두고 이 대표를 위해 상황을 관리하려 한 정황으로 이해될 여지가 있는 것이다. 검찰은 이 대표가 김씨 등 대장동 민간업자와 개발 비리를 공모했다고 보고 이 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공소장엔 김씨가 2021년 11월부터 2022년 1월까지 구치소에서 A변호사를 통해 본인과 이 대표 측 인사 다수가 연루된 사안으로 정치권과 소통한 정황도 나타나 있다.

검찰은 김씨가 이 대표 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정영학 녹취록'에 등장하는 점과 관련해 '걱정하지 마라'는 내용을 A변호사 접견 등을 통해 정치권 인사에게 전달했다고 명시했다.

당시는 정 전 실장이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사퇴 강요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을지 논란이 되던 시기다. 김씨는 그로부터 얼마 뒤 정치권 인사로부터 '캠프에서 잘 챙기니 걱정하지마라. 정 실장은 절대 출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의사를 A변호사 등을 통해 전달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 공소장에 '허위 인터뷰'와 관련한 내용은 언급되진 않았다.

A변호사도 앞서 공소장 내용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A변호사는 공소장이 공개되자 "구치소 접견 시 노트에 단편적으로 몇 단어를 기재했고 그게 압수됐다"며 "검찰은 그 단편적 기재만을 근거로 이러이러한 대화를 나누었다고 추측해 확정된 팩트인 것처럼 기재하고 있으나 정말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냈다.

A변호사는 허위 인터뷰 의혹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전혀 없고 신 전 위원장도 전혀 모른다"고 8일 뉴시스 측에 밝혔다. 또 "민주당 사람과 소통한 적 없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mi@newsis.com, ry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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