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푸틴 회담? 위험한 거래의 조건

김윤미 2023. 9. 9.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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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국제 사회의 시선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쏠리고 있습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다음주 이곳을 찾아 푸틴 대통령을 만날 거란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북러간 무기거래나 군사 협력과 관련있을 거다, 경제분야도 논의될 거라는 등 다양한 관측이 나오는데요.

4년 넘게 국경 밖으로 나오지 않던 김정은이 과연 러시아로 향할지 정보 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김정은과 푸틴은 왜 만나려 하는지, 또 이들의 만남이 세계 정세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지 김윤미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앞치마를 두르고 만난 시진핑 중국 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러시아 전통 음식 블린을 만든다며 밀가루 전을 부치며 중간중간 서로를 향한 덕담도 합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시 주석이 부친 것이 제 것보다 훨씬 보기가 좋습니다."

5년 전 러시아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시진핑과 푸틴은 이런 식으로 친밀감을 과시했습니다.

동방경제포럼은 러시아 정부가 극동지역 개발을 목적으로 2015년부터 해마다 개최하는 대규모 국제회의입니다.

경제 분야 뿐 아니라 동북아 지역의 정치 외교 문화까지 다루는 주제도 다양합니다.

푸틴은 매년 9월 모든 일정을 뒤로 하고 행사장을 찾아 참가국 정상들과 기업대표단을 만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2016년엔 박근혜 대통령이, 이듬해엔 문재인 대통령이 기조연설을 했고 일본 아베 총리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연속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북핵문제 같은 민감한 주제도 다뤘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2017년 9월] "북한의 도발을 멈추게 하고 북핵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그런 방안도 함께 모색하기를 희망합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2017년 9월] "북한의 핵 보유국 지위를 결코 인정하지도 용인하지도 않을 것이며 앞으로도 안 할 것입니다 북한 미사일·핵실험은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입니다.“

올해 동방경제포럼이 열리는 기간은 내일부터 13일까지, 미국 뉴욕 타임스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이 포럼에 참석해 푸틴 대통령과 무기 거래 문제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정부도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존 커비/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조정관 (8월 31일)] "러시아 관리들이 북러 사이 잠재적인 무기 거래를 계속 논의하기 위해 평양으로 갔습니다. 이 협상 이후 고위급의 논의가 앞으로 몇 달 동안 계속될 수 있습니다."

일본 NHK도 러시아 정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북러 정상회담을 위한 조율을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관측대로 김정은이 포럼에 참석한다면 양자회담이 아닌, 다자무대에는 처음 나서게 되는 셈입니다.

[두진호/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북한 인민들에게는 정상적인 국가의 정상적인 지도자 상을 보여주고 경제 발전을 위해서 지도자가 애를 쓰고 있다라고 하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것 자체로 그 자체가 결국은 성과가 될 것입니다."

4년 넘게 국경을 벗어나지 않던 김정은이 국제정치 복귀 무대로 러시아를 선택하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끈끈해진 북한과 러시아 관계에 주목합니다.

지난 7월,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북한을 찾아 푸틴의 친서를 전달하고 열병식과 무기 전시회까지 꼼꼼히 보고 갔습니다.

김정은도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군수공장을 찾아 무기 양산 상황을 살피고 상세히 전달했습니다.

[조선중앙TV/8월 6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과학기술적 대책을 세운 것이 매우 기쁘다고 거듭 만족을 표시하셨습니다."

양국간 무기 거래를 위한 실무 접촉은 그동안 충분히 진행됐고, 양국 정상의 만남은 최종 확인 절차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동엽/북한대학원대 교수] "사실 무기를 주고 받는 건 그렇게 쉽지 않거든요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해요 단순히 군사대 군사의 관계가 아니라 국가대 국가의 관계로서의 조금 더 발전된 관계가 보여야 될 것이고"

외신들은 김정은과 푸틴이 만남을 통해 서로 얻을 게 많다고 전합니다.

전쟁중인 러시아는 당장 전장으로 보낼 탄약과 포탄이 필요하고, 북한은 에너지와 식량이 시급합니다.

인공위성과 핵추진 잠수함 등의 첨단기술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군사협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범위로 논의를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두진호/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만남을 계속적으로 반복적으로 가져가는 과정에서 심리적으로 과거의 동맹조약이 회복 점차적으로 회복이 되고 있고요 제도적인 수준까지 그 관계를 가져가려고 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북중러 3국 연합 군사훈련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북한과 러시아의 연합훈련은 이미 논의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유상범/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9월 4일)] "쇼이구 국방장관이 북한에 방문해서 김정은을 면담할 당시 아마 북중러 해상연합훈련에 대한 공식제의가 있는 것으로 지금 파악을 한다는 (국정원의) 답변이 있었습니다."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도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과 이웃인데 안될 것 없다며 연합훈련이 '당연히' 논의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면 엄중히 대응하겠다고 강하게 경고했습니다.

[존 커비/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조정관] "우리는 북한이 그러지 않기를 계속 촉구하고 있습니다. (만약 그럴 경우) 미국뿐 아니라 국제사회로부터 북한에 대한 반격이 있을 것입니다."

동아시아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도 중국 총리와 러시아 외무 장관을 앞에 두고서 북한 핵미사일은 실존적 위협이라며 국제사회가 분명한 결의를 보여야한다 강조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동아시아정상회의 연설 (9월 7일)] "모든 유엔 회원국들은 이러한 안보리 제재 결의를 준수해야 하며 그러한 결의안을 채택한 당사자인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책임은 더욱 무겁다고 할 것입니다."

북한과 러시아가 정상회담을 통해 전면적인 군사협력과 경제협력에 나선다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스스로 안보리 합의를 깨뜨리는 걸 의미합니다.

대북제재 또한 무력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한미일의 공조가 강화되는 속에서 북중러도 연대의 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한미일과 북중러의 대립이 고착화되고 강대국 간 전략경쟁의 단계로 접어들게 되면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은 더욱 요원해질 거란 우려도 나옵니다.

국익에 최선의 가치를 두고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한중, 한러 관계를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통일전망대 김윤미입니다.

김윤미 기자(yoong@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523137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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