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는 작년 9월보다 좋다” 이천 지옥 훈련 이겨낸 LG 토종 에이스, 자신감도 점점 커진다[SS인터뷰]

윤세호 2023. 9. 9.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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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선발 투수 김윤식이 8일 광주 KIA전에서 호투하고 있다. 광주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광주=윤세호기자] 정말 필요할 때 돌아왔다. 작년 후반기처럼 든든히 마운드를 지키며 외국인 에이스 아담 플럿코의 이탈을 메운다. LG 왼손 영건 김윤식(23)이 전반기 부진을 뒤로 하고 다시 토종 에이스 모드를 펼치고 있다.

김윤식은 8일 광주 KIA전에서 82개의 공을 던지며 5.2이닝 7안타 0볼넷 3탈삼진 1실점했다. 지난 2일 잠실 한화전처럼 속구 구속이 정상적으로 돌아왔고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최고 구속 시속 146㎞가 찍힌 속구를 앞세워 꾸준히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김윤식은 시즌 4승째를 올렸다.

1위 LG는 12-2로 KIA에 완승을 거두며 2연승을 달렸다. 시즌 전적 70승 44패 2무가 됐다. 이번주 더블헤더 포함 7경기로 어느 떄보다 선발진 충원이 필요했는데 김윤식이 굵직한 활약을 펼쳤다. 염경엽 감독도 경기 후 “김윤식이 선발로서 충분한 자기 역할을 해주었다. 좋았던 때의 모습으로 가고 있는 부분이 앞으로 기대되고 팀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지금의 밸런스를 잘 유지하기를 기대한다”고 김윤식에게 박수를 보냈다.

다음은 경기 후 취재진과 김윤식의 일문일답.

-이천에서 3개월 동안 어떻게 준비했나? 지옥 훈련이라도 한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독하게 마음먹고 훈련하기도 했고 코치님들도 정말 독하게 나를 훈련시켜주셨다. 먼저 경헌호 코치님과 배요한 트레이닝 코치님, 김종욱 트레이닝 코치님, 유현원 트레이닝 코치님께 감사드린다. 케어도 잘 해주시면서 혹독한 훈련도 시켜주셨다. 솔직히 훈련이 많이 힘들었는데 코치님들 덕분에 좋은 컨디션으로 1군에 합류할 수 있었다.

LG 선발 투수 김윤식이 8일 광주 KIA전에서 호투하고 있다. 광주 | 연합뉴스


-배요한 코치의 트레이닝은 예전부터 굉장히 힘들다고 명성이 자자하다.

그렇다. 정말 힘들다. 그래도 그냥 한 번 속는다고 생각하고 끝까지 따라가 보려고 했다. 이제부터라도 다시 몸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무조건 따라갔다.

-2군 내려가기 전에 1군 경기에서 구속이 130㎞가 나오는 등 심각한 모습도 보였다. 당시 스스로도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많이 답답했다. 사실 계속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내려가는 게 맞았는데 그때 (이)민호도 먼저 내려간 상황이라 나라도 좀 버티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히려 그게 악순환이 됐던 것 같다. 2군으로 내려간 후에는 그래도 혼자 생각도 많이 하면서 독해지자고 마음도 먹었다. 독하게 훈련하니까 밸런스도 하나씩 맞았고 이제는 조금씩 퍼즐이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감독님께서 2군으로 내려가서 캠프처럼 다시 준비하라고 했을 때는 어떤 생각이 들었나?

사실 당시 살도 많이 빠져있었고 많이 안 좋았다. 이참에 몸이라도 다시 잘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 운동도 더 독하고 하고 좀 길게 보고 다시 준비하자고 생각했다.

-최근 2경기 직구 구위를 찾으면서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

사실 긴장은 많이 했다. 지난 한화전도 그렇고 오늘 KIA전도 긴장한 상태로 1회 마운드에 올랐다. 그런데 막상 던지니 공을 누르는 힘이 훨씬 좋아졌다는 게 느껴졌다. (박)동원이형도 그냥 공 믿고 던지라고 사인 내주셔서 좋은 결과 있었던 것 같다. 좋은 밸런스를 다시 만들어주신 경헌호 코치님께 다시 감사드린다.

LG 선발 투수 김윤식이 8일 광주 KIA전에서 호투하고 있다. 광주 | 연합뉴스


-최근 KIA 타선이 굉장했는데 어떻게 준비했나?

KIA 타자들이 얼마 전에 NC 페디도 공략하는 등 정말 무서웠다. 그래서 그냥 마음을 내려놓고 붙어보자는 마음이었다. 그리고 잠실 경기를 보니 좀 페이스가 내려가고 있더라. 그래서 이제 내려올 때가 됐다는 생각도 했다. 운이 따른 것 같다.

-이천에 내려간 첫날부터 그렇게 열심히 훈련을 했나?

그때는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잠도 잘 못 잤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상태였다. 그럴 때마다 좋았을 때 영상을 다시 보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열심히 훈련하면서 스스로 뭐가 문제인지 생각했고 하나씩 문제점이 나오기 시작했다. 나중에 다시 안 좋았을 때 빨리 돌아가기 위해 다 메모를 했다. 이 메모가 내게 굉장히 도움이 될 것 같다.

-밸런스에서 뭐가 문제였는지 말해줄 수 있나?

너무 빨리 앞으로 쏠렸다. 중심을 뒤에 잡아두고 던지지 못하고 급하게 한 번에 몸이 쏠리듯 떨어졌다. 타자들도 팔이 그냥 앞에서만 나와서 잘 보인다고 하더라.

-확실히 WBC 영향이 있었나?

없다고 말은 못하지만 핑계밖에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핑계 삼고 싶지 않고 앞으로 그 경험을 토대로 꾸준히 잘하고 싶다. 앞으로를 위해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작년 9월에 정말 엄청났다. 그때 느낌이 다시 돌아오고 있나?(2022년 9월 5경기 3승 평균자책점 0.31)

직구는 오히려 그때보다 더 좋은 것 같다. 밸런스는 아직 그때 수준은 아닌데 자신감을 계속 회복하면서 점점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2군에 있을 때 최원태가 트레이드로 합류했다. 선발 로테이션이 다 차서 심리적으로 힘들었을 것 같다.

의식 안 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내 밸런스 자체가 안 좋았기 때문에 그 상태로 1군에 가도 좋을 리가 없었다. 그냥 내 밸런스부터 어떻게든 찾자는 생각이 가장 컸다.

LG 선발 투수 김윤식이 8일 광주 KIA전에서 호투하고 있다. 광주 | 연합뉴스


-작년 가을야구에서 안우진에 맞서 호투했던 기억이 생생히 난다. 올해 가을야구 포스트시즌 무대에 대한 기대도 있을 것 같은데.

지금 내 입장이 그런 것을 바랄 수 없는 것 같다. 엔트리를 장담할 수 없다. 대신 정규시즌 남은 경기에서 계속 좋은 모습부터 보여드리고 싶다. 우리가 정규시즌 우승하는데 내가 지금부터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

-정규시즌 1위 확정 순간에 대해 생각은 하고 있나?

아직 못했다. 그 순간이 오면 정말 평생 기억에 남는 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의식 안 하려 하지만 기대가 된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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