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화만사성' 핵인싸 포수 효과...트레이드 후 두 달, KIA를 바꿔놓은 복덩이 안방마님...연승 후유증 조심해야 해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말이 있다.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뤄진다는 뜻이다.
야구도 비슷하다. 야구에서 가장 어렵고 힘들며 중요한 포지션이 포수다. 안방마님이라 불리는 포수가 안정이 돼야 경기가 잘 풀린다. 포수는 아웃카운트 27개를 잡을 동안 쪼그리고 앉아서 투수의 공을 받아내야 한다. 한 경기에서 포수가 받는 공은 적게는 100여 개, 많게는 수백 개다. 그리고 매회 감독이나 코치의 사인을 받아 야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해야 한다. 그래서 포수를 한 집안을 책임지는 마님이란 뜻에서 안방마님이라 부른다.
KIA는 지난겨울 박동원을 FA(자유계약선수)로 떠나보낸 뒤 올 시즌 내내 포수 문제에 시달렸다. 한승택, 주효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타선의 구멍이었다. 상대팀에게 쉬어가는 타순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결국 KIA는 지난 7월 5일 삼성과 1:1 트레이드를 통해 류지혁을 내주고 김태군을 영입했다. 김태군은 리그를 대표하는 수비형 포수로 경험이 많고 투수 리드가 좋다. 투수들에게 편안함을 주며 특히 어린 투수들이 믿고 던지기에도 충분히 믿음직스럽다.
김태군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KIA는 김태군 영입 후 마운드가 안정되기 시작했고 9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 3.92로 전체 3위다. 1위 LG(3.65)와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좋은 포수 리드로 정평이 나 있는 포수답게 KIA 마운드를 빠르게 안정화했다.
그런데 김태군 효과는 이게 다가 아니었다. 그는 공격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8월 한 달간 타율 0.352(54타수 19안타) 11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더니 9월이 돼서도 타율 0.333(15타수 5안타)로 뜨거운 방망이를 뽐내고 있다. 정말 그는 KIA의 핵인싸 포수로 두 달 만에 팀을 바꿔놓았다.
KIA는 김태군이 포수 마스크를 쓸 때와 쓰지 않을 때 확실한 차이를 보여준다. 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날 김태군은 휴식을 부여받고 경기에 나서지 않았고 한준수가 포수 마스크를 썼다. KIA의 젊은 투수들은 볼넷을 7개나 허용하며 자멸했다. 시즌 초 KIA의 경기를 보는 듯했다. KIA는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2-12로 대패했다.
한편 KIA는 지난 7일 14년 만에 10연승에 도전했지만, 타선의 침묵으로 무산됐다. 그리고 8일 홈에서 LG에 패하며 2연패에 빠졌다. '연승이 끊긴 뒤 연패를 조심하라'라는 말이 있듯이 후유증을 조심해야 한다. 이번 주말 시리즈는 올 시즌 첫 더블헤더가 포함된 선두 LG와의 4연전이다. 리그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LG의 타선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김태군의 리드가 중요하다.
KIA는 11연승 중단 이후 5승 12패를 하며 '연승 후유증'에 시달렸던 지난 7월의 두산을 기억해야 한다. 지금 이 시기가 KIA는 가장 중요한 순간이며 김태군의 노련한 리드가 빛을 발휘해야 할 타이밍이다.
[김태군 영입과 함께 마운드가 안정된 KIA. 수비형 포수로 불린 김태군은 공격에서도 3할 타자로 맹활약하고 있다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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