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9일 "오늘은 `귀의 날`…어지럼증 땐 귀 질환 검사해 보세요"

강민성 2023. 9. 9.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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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 절반 이상이 귀 이상 때문
이과학회 "적극 치료하면 회복 더 빨라"
연합뉴스

오늘은 귀의 날'이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가 귀 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했다. 숫자 9가 귀의 모양과 비슷하다고 해서 1962년에 매년 9월 9일이 귀의 날로 정해졌다.

귀와 관련된 질환은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살면서 누구나 한 번 이상 경험하는 어지럼증을 귀 관련 질환으로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많은 사람이 어지럼증이 생기면 빈혈이나 뇌졸중 등을 원인 질환으로 떠올리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사실 어지럼증의 여러 원인 중 빈혈은 5% 남짓이고, 절반 이상은 귀(내이)의 전정기관 이상에서 비롯된다. 전정기관은 인체의 평형 감각을 맡고 있는 귀 내부의 기관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대한이과학회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전정기관 기능 장애로 진료받은 인원은 2018년 100만명을 넘어선 102만8058명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에는 11.8%가 늘어난 114만9215명으로 집계됐다. 인구 고령화와 맞물리면서 이런 환자는 매년 증가 추세라는 게 이과학회의 분석이다.

이런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전정기관 질환으로는 이석증이 대표적이다.

이석증은 크기가 먼지만큼 작은 탄산칼슘 덩이인 이석(耳石)이 세반고리관으로 옮겨가면서 몸의 자세 변화에 따라 그 속의 액체(내림프액)를 출렁거리게 해 생기는 질환이다. 의학적인 정식 명칭은 '양성돌발체위변환현훈'이다. 현훈(眩暈)'은 빙글빙글 돈다는 뜻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자세를 바꿀 때 주변이나 본인이 도는 느낌, 몸이 땅으로 꺼지는 느낌과 구역, 구토 증상 등이 대표적이다. 다행히 어지럼증은 오래가지 않는다. 보통 1분 이내에 멈춘다. 하지만 머리를 움직이거나 자세를 바꾸면 또다시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

이석증은 대부분 특별한 원인 없이 생긴다. 다만, 이석이 나이가 들면서 작고 약해지므로 고령일수록, 여성에서 남성보다 더 많이 생기는 경향이 있다. 골다공증이 있거나 비타민D가 부족하면 더 잘 생기는 것도 특징이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이비인후과 김민범 교수는 "이석증은 머리를 맞거나 부딪히는 등의 충격을 받는 경우, 장기간의 침대 생활을 하는 경우에도 잘 생긴다"면서 "다른 귀 질환인 전정신경염이나 중이염, 약물의 복용 등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석증은 병원에서 '체위성 안진 검사'를 통해 손쉽게 진단할 수 있다. 안진은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안구가 일정한 방향으로 반복해서 떨리는 움직임을 말한다. 이를 통해 어떤 세반고리관으로 이석이 들어갔는지 파악하는 방식이다.

다만, 드물기는 하지만 소뇌에 뇌졸중이 생기는 경우에도 초기 증상이 이석증과 비슷할 수 있으므로 다른 소견이 없는지 반드시 진찰을 통해 확인하는 게 바람직하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전은주 교수는 "이석증은 보통 가만 놔두면 수주에서 수개월 후 저절로 없어지지만, 적극적인 치료를 하면 훨씬 더 빨리 좋아질 수 있다"면서 "어지럼증이 나타나면 원인 질환을 찾기 위해서라도 가능한 한 빨리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치료는 특정 자세를 취하게 해 자리를 이탈한 이석을 원래 자리로 돌려놓는 '이석정복술'이 대표적이다. 환자의 몸과 머리를 일련의 방향과 각도로 움직여줌으로써 내림프액 속에 흘러 다니는 이석 입자를 제 위치에 돌려보내는 방식이다. 치료 시간은 약 15분으로 통증은 없지만 시술 중 어지럼증이 있을 수 있다. 대개 2~3회 치료로 약 90%에서 성공적으로 치료된다.

이석증은 재발률이 높은 편이다. 독일의 연구에서는 5년 이내 평균 재발률이 33~50%였다.

전 교수는 "이석증 재발을 막는 뚜렷한 방법은 아직 알려진 게 없지만, 평소 가벼운 운동과 규칙적인 야외활동으로 골대사와 혈액순환을 증진하고,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생활 수칙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평소 머리를 거꾸로 하는 등의 비정상적인 자세를 피하고, 머리 쪽에 충격을 주지 않도록 하는 것도 이석증 재발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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