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3년 밀린 입사…공장·배달 하며 버텼죠"[금준혁의 온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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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수십만명이 오가는 공항, 하루하루가 생방송입니다.
주인공은 당연히 비행기와 승객입니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닫히고 재정난에 빠진 항공사들이 정부에서 고용유지지원금을 받는 조건으로 신규 채용을 중단해야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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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착륙부터 실시간 감시까지 비행 전과정 통제하는 '지상의 조종사'
[편집자주] 하루에도 수십만명이 오가는 공항, 하루하루가 생방송입니다. 주인공은 당연히 비행기와 승객입니다. 이 수많은 '설렘'들을 무사히 실어나르기 위해 오늘도 묵묵히 항공사와 공항의 온갖 조연들이 움직입니다. 이들에게서 듣는 하늘 이야기, '온에어'입니다.
(부산=뉴스1) 금준혁 기자 = "코딩도 배워보고 가족 사업도 하고 배달도 해봤어요. 배달하다가 넘어진 이후로 그만두고 계속 입사를 기다릴지 다른 쪽으로 가야 할지 고민했는데 그 시간이 많이 힘들었습니다."(강형석 운항관리사)
"공장, 스타트업, 청과물 유통까지 가리지 않고 여러 일을 했어요. 7년간 열심히 준비해서 취직한 회사인데 문 앞에서 막혀버리니 막막함이 컸습니다."(박종성 운항관리사)
지난 8월2일 에어부산 본사 운항통제실에서 강형석, 박종성 운항관리사를 만났다. 교육을 마치고 7월부터 본격적으로 투입된 신입 운항관리사다.
두 사람은 2019년 하반기 공채에 합격해 2020년 1월 입사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연기되며 올해 3월에야 정식 입사했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닫히고 재정난에 빠진 항공사들이 정부에서 고용유지지원금을 받는 조건으로 신규 채용을 중단해야 했기 때문이다.
박 운항관리사는 "제일 힘들었던 건 '내년까지는 정상화될 겁니다, 내년에 부를게요'가 아닌 '언제 될지 모르니까 일단 기다려주세요'라는 연락을 받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비행의 전 과정을 관리하는 '지상의 조종사'
일반인에게는 생소하지만 '지상의 조종사'라고도 불리는 운항관리사는 항공사 핵심 인력이 하나다. 항공종사자로서 국가전문자격증이 필요하며 항공기의 이륙부터 착륙까지 전 과정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맡는다.
크게는 최적의 비행경로와 연료소비량 등을 계산하고 공역에서 이뤄지는 군사훈련 등 항공정보를 확인해 비행계획서를 작성하는 파트와 운항조건에 맞게 항공기를 출발시키고 도착할 때까지 실시간으로 비행을 감시하는 파트로 나뉜다. 두 사람은 비행감시 파트에서 근무하고 있다.
예컨대 악천후가 예상되면 지연이나 결항을 판단하고, 대체편을 정하고 비행 일정을 조정하는 역할까지 운항통제실에서 이뤄진다. 항공기들을 어떻게 움직일지 판단하는 두뇌 역할이다.
승객 관점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지연, 결항편들은 법적으로 운항 규정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날씨는 그중에서도 통제할 수 없는 변수다.
박 운항관리사는 "승객들이 보기에 날이 굉장히 좋아 보여도 항공기가 안전하게 뜰 수 있다는 것을 보장해 주는 수치들이 있는데 이보다 밑으로 내려갔을 경우 지연을 시킨다"며 "차라리 태풍이 와서 애초에 결항시키면 편하겠지만 아슬아슬하게 최저치에 걸치면 결정이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날씨 확인은 습관이자 직업병이 된다. 강 운항관리사는 "단순히 포털사이트에 날씨를 확인하는 게 아니라 쉬는 날에도 기상청에서 여러 날을 비교해보고 기상이 좋을지 안 좋을지 확인한다"고 말했다.
◇3년 기다림 끝에 입사…이제 정식근무 한달차 운항관리사
입사예정일로부터 3년째가 되는 올해 1월이 돼서야 연락을 받았다. 박 운항관리사는 "꿈을 쫓아 여기까지 왔지만 눈앞의 현실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기에 많이 고민했다"면서도 "고통스러웠지만 의미있는 시간이 됐고 회사에 정착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단독으로 근무한 지 한달이 넘었다. 두 사람은 이론과 실무의 차이를 보며 운항관리사가 됐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고 한다.
박 운항관리사는 "학교에서 배운 것도 있고 자격증도 있으니 금방 할 수 있겠지 했는데 막상 들어와서 보니 이미 알고 있다는 전제로 새로 일을 배운다"며 "하루하루 새로운 것들을 알아가는 중"이라고 했다.
인터뷰가 길어진 탓에 교대 시간이 다가온 강 운항관리사가 헐레벌떡 자리로 돌아갔다. 그의 앞에는 세 개의 큰 모니터가 있고 정면에는 텔레비전만큼 큰 모니터가 12개 있다. 테트리스 블록처럼 표현된 비행기를 30분에 한 대씩 띄워야 하고 21대의 비행기를 계속해서 감시해야 한다. 두 사람이 3년간 꿈꿔왔던 순간이다.
rma1921k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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