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유일 '분만실 병원'…코로나 기간 30억 적자에도 버틴 이유는?

박종완 기자 2023. 9. 9.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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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이 줄어 적자지만 지역 의료 공백 막으려면 산부인과 분만실 갖춘 병원 하나는 있어야죠."

경남 밀양 유일의 분만실을 갖춘 제일병원은 38년째 운영 중이다.

그는 "분만취약지 지원사업에 선정된 병원 중 출산율은 최고수준"이라며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려면 그만한 재원이 마련돼야 한다. 지원사업에 선정된 타 지역 병원도 10명의 인건비만으로는 적자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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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권 밀양제일병원장 "산부인과 적자지만 의료 공백 막으려면 필요"
밀양 유일 분만실 갖춰 38년간 운영…출산율 감소로 운영 어려워
홍석권 밀양 제일병원장이 진료실에서 촬영을 하고 있다./뉴스1 박종완 기자

(밀양=뉴스1) 박종완 기자 = "출산율이 줄어 적자지만 지역 의료 공백 막으려면 산부인과 분만실 갖춘 병원 하나는 있어야죠."

경남 밀양 유일의 분만실을 갖춘 제일병원은 38년째 운영 중이다. 홍석권 병원장(70)은 산부인과 원장을 겸하며 38년째 밀양에서 2만명이 넘는 신생아를 받아냈다. 지금도 1주일에 3일은 당직을 서고 있다.

홍 원장과 밀양의 인연은 1983년으로 거슬러간다. 당시 공중보건의로 밀양을 찾은 홍 원장은 밀양만이 지닌 아름다움에 매료돼 정착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산부인과를 기반으로 병원을 증축하며 외과, 내과, 소아과, 성형외과, 신경외과 등도 갖췄다.

홍 원장은 "현재 산부인과와 소아과, 내과, 외과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인구와 출산율 감소로 산부인과와 소아과는 적자"라며 "다른 과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메우고 있다. 그렇다고 산부인과와 소아과가 없으면 다른 도시들과 비교하면 의료 격차가 커지게 되고 지역은 더 위축될 것이라 보고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일병원은 산부인과에만 의사를 포함해 17명의 의료 인력을 배치했다. 2013년 분만취약지 지원사업 병원에 선정돼 10명의 인건비 지원을 받고 있지만 해당 지원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반응이다.

분만센터는 외래와 분만실, 신생아실, 수술실, 병동 등이 필수다. 해당 시설에 최소 인력을 배치한다고 해도 10명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그는 "분만취약지 지원사업에 선정된 병원 중 출산율은 최고수준"이라며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려면 그만한 재원이 마련돼야 한다. 지원사업에 선정된 타 지역 병원도 10명의 인건비만으로는 적자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홍 원장은 보건소의 역할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보건소는 보건 행정과 예방에 주력하는 것이 옳다고 봤다. 큰 병원이 없는 지역에서는 보건소가 공공성을 갖춘 공공병원으로 운영돼야 의료 격차 등이 줄어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홍 원장의 원칙 중 하나는 지역병원은 지역민과 함께 성장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제일병원은 코로나19로 3년간 30억이 넘는 적자가 발생했지만 의료진 구조조정이나 임금 삭감과 같은 조치를 하지 않았다.

홍 원장은 "다른 병원이 어떤 조치를 한 것은 중요하지 않다. 직원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진다면 지역 병원은 더 힘들어진다"며 "병원 운영을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역과 성장한 병원인 만큼 앞으로도 지역민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pjw_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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