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이혼해" 골프동호회 여성에 억대 뜯어낸 50대 유부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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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이혼할 거야. 보는 눈이 있으니 1년 뒤에 결혼하자."
A씨(50)는 2021년 8월 골프 동호회에서 알게 된 B씨에게 한 투자회사의 상무이사로 재직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비록 A씨가 결혼한 상태였음에도 B씨는 부끄러움도, 가책도 느끼지 않았다.
A씨는 연말 상여금을 받으면 바로 갚겠다며 안심시켰고, B씨는 결혼을 약속한 데다 부족함 없는 그의 모습을 믿고 돈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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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네받은 돈 도박이나 가상화폐 투자로 모두 탕진
(남양주=뉴스1) 양희문 기자 = "곧 이혼할 거야. 보는 눈이 있으니 1년 뒤에 결혼하자."
A씨(50)는 2021년 8월 골프 동호회에서 알게 된 B씨에게 한 투자회사의 상무이사로 재직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또 회장의 개인 자산 관리도 맡고 있는데, 회장이 비싼 외제차를 선물해 줬다며 재력을 과시했다.
B씨는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는 A씨에게 호감을 가졌고, 이들은 곧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비록 A씨가 결혼한 상태였음에도 B씨는 부끄러움도, 가책도 느끼지 않았다.
"혼인관계가 파탄 난 상태여서 곧 이혼하는데 너랑 재혼하고 싶다"는 A씨의 말에 걱정을 떨쳤기 때문이다.
두 달 뒤인 10월 A씨는 B씨에게 부탁을 하나 했다.
야구용품 온라인 사업을 하는데 한 업체가 부도가 나서 물품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2000만원을 빌려달라는 요구였다.
A씨는 연말 상여금을 받으면 바로 갚겠다며 안심시켰고, B씨는 결혼을 약속한 데다 부족함 없는 그의 모습을 믿고 돈을 건넸다.
그렇게 B씨가 A씨와 1년가량 만나며 보낸 돈은 무려 1억8300만원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대출까지 받으며 채무를 껴안아야 했다.
그러나 A씨가 지금껏 보인 행동과 말은 모두 거짓말이었다.
대리운전 기사였던 그는 투자회사에 다닌 적도, 야구용품 사업을 한 적도 없었다.
애초 교제를 미끼로 B씨에게 돈을 뜯어낼 궁리만 가지고 접근한 것이었다.
검거 당시 편취한 돈도 도박이나 가상화폐 투자로 모두 탕진해 B씨에게 건네줄 돈은 하나도 남지 않은 상태였다.
A씨는 또 2010년에도 동종 범죄로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A씨는 교제를 미끼로 B씨를 기망해 수억원을 편취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을 맡은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1단독(부장판사 최치봉)은 9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최 판사는 "피고인은 법률상 혼인 관계가 유지되고 있던 상태에서 피해자에게 접근해 교제를 미끼로 거액을 편취했다"며 "뜯어낸 돈도 도박이나 가상화폐 투자로 모두 소비했다.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대출 채무까지 안게 됐다. 손해가 결코 가볍지 않은 점 등에 비춰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실형 이유를 설명했다.
yhm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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