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익어가는 제주, 9월 메밀꽃, 10월 축제의 계절[함영훈의 멋·맛·쉼]

2023. 9. 9.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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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역사공원 전설산책, 대할망 길놀이
문화유산 방문캠페인 제주 백팩 축전도

[헤럴드경제, 제주=함영훈 기자] 지금 제주특별자치도는 가을 상징하는 억새와 메밀(평창 보다 늦게 파종)이 여전히 푸른색을 띠고 있지만 9월말부터 10월까지 각각 구역을 나눠 황금물결, 육지의 흰색바다을 빚어낸다.

제주 서광리 신화역사공원의 산방덕 선녀와 산방굴 이야기를 형상화한 조형물
송악산 산책로

9일 신화역사공원의 숱한 제주 할망들, 장군들의 이야기를 숨은 산책로와 바다와 산악을 모두 즐기는 송악산 해안 절벽 윗길엔 국내외 많은 여행객들이 건강한 가을을 만들고 있었다.

어음리와 새별오름의 억새는 아직은 푸른 빛이 강하고 키가 아주 크지는 않지만 머지않아 황금 물결로 바다 파도와 경쟁할 것이다.

제주신화월드 신화가든의 팜파스와 코스모스 물결
새별오름

아직은 한낮 기온이 25도 안팎인데, 9월 하순 추석연휴을 전후해 제주의 가을이 짙어오겄다.

완연한 가을 기운이 감돌 무렵 제주도를 축제가 잇따라 열린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제주인과 육지의 친구들 모두가 문화로 하나 되는 탐라문화제, 제주도의 유네스코 세계 유산을 매개로 내국인-외국인들이 어울리는 세계유산축전 ‘불의 숨길’이다. 두 축제에 이어 서귀포 칠십리 축제와 올레걷기 축제가 이어진다.

한국예총제주특별자치도연합회는 10월 6일부터 10일까지 닷새 동안 제주시 산지천 탐라문화광장 일원에서 제62회 탐라문화제를 연다.

올해 탐라문화제의 주제는 '제주의 할망'이다. 할망에 대한 이야기는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신화역사공원과 산굼부리 등에 조형물,설명문을 통해 잘 안내돼 있다.

제주신화에 등장하는 설문대할망 등을 비롯해 현재의 할망과 미래의 할망 등을 모두 포괄한다는 게 주최측의 설명이다.

탐라문화제

탐라문화제는 "할마님 잘 쿰어줍써"(할머니 제주를 잘 품어주세요)란 메시지를 보내며 탐라문화 전승을 통해 제주의 무사안녕과 번영을 기원한다.

제주 30개 읍면동을 포함한 총 57개팀 2200여명이 참가하는 축제는 기원문화축제, 민속문화축제, 예술문화축제, 참여문화축제 등 각기 다른 소주제 속에 18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제주도민과 관광객들을 맞는다.

올해 핵심프로그램은 '제주의 할망'을 주제로 한 상설주제공연으로, 개막식과 폐막식을 축소하는 대신 산지천 하류 김만덕 기념관 앞 수상무대에서 수상 퍼포먼스와 토크쇼 등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한다.

상설주제공연은 10월 7∼9일 사흘간 진행된다.

'탐라퍼레이드'도 좀 더 화려하고 풍성하게 펼쳐진다. 4m30㎝에 달하는 거대 설문대 인형이 탐라퍼레이드의 시작을 알리며, 제주도심 1.2㎞ 구간에서 이어진다. 이외에도 전시·버스킹·플리마켓·포토존 등 다양한 즐길 거리를 선사하는 '탐라난장', 국가지정무형문화재인 제주큰굿과 칠머리당영등굿을 만나볼 수 있는 '굿보러가세', 제주어축제 등이 이어진다.

북수구광장에서 열리는 민속마당에서는 탐라예술무대, 문화교류축제, 민속예술축제 등이 열린다.

제주도 국내외 자매·우호·교류도시와 동아시아 문화도시 공연단의 공연도 확정됐다. 해외의 경우 베트남 호치민, 일본 아오모리, 몽골 투브아이막, 중국 낙양, 브라질이다. 한국은 광주시, 청주시, 대구시, 공주시, 거창군이다.

제주 용암동굴. 바닷가, 즉 문명의 자취가 있는 곳에 가까운 동굴은 석회동굴의 요소가 가미되기 시작한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을 주제로 열리는 세계유산축전은 탐라문화제와 약간 중복되는 10월 3일부터 8일까지 개최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제주 화산섬과 용암 동굴’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던 ‘세계유산축전-제주’의 프로그램 중 불의 숨길 제4구간(‘돌과 새 생명의 길’)을 활용한 ‘제주 불의숨길-배낭’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 프로그램은 2023년 세계유산축전의 기획행사로 전문해설사의 길 이야기와 특별한 공연, 불의 숨길만의 자연을 만날 수 있는 도슨트 프로그램으로 재탄생하였다.

한라산부터 바다 위 웅장한 성산일출봉과 신비로움 가득한 거문오름용암동굴계까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제주의 소중한 유산을 만나보자.

서귀포 안덕의 군산오름 대평포구 형제바위

서귀포를 대표하는 칠십리축제가 새롭게 변화한다. 제주 남쪽의 아름다운 풍광 속에서 지역 주민들과 함께 흥에 취해 보고 싶다면 10월 13일부터 15일까지 제주월드컵경기장 일대에서 펼쳐지는 〈서귀포칠십리축제〉 현장으로 떠나보자.

걷기 좋은 계절, 가을을 더 즐겁게 걷고 싶다면 11월 2일부터 4일까지 열리는 〈올레걷기축제〉를 추천한다. 사전참가신청은 올래패스 앱으로만 접수 가능하며, 행사 당일 각 코스 시작점 등록 부스에서도 신청이 가능하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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