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빨대 더 해롭다?…"국내산 문제없어" 시험성적서 내놨다
종이빨대가 플라스틱 빨대보다 유해할 수 있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나오자 "국내 제품은 문제없다"며 제지업계가 아예 시험 성적서를 공개했다.
한솔제지는 7일 KOTITI 시험연구원이 자사 종이빨대의 유해성을 검사하고 이날 송부한 시험성적서를 공개했다. 최근 논란이 된 과불화화합물(PFAS) 11종이 검출되지 않았다. PFAS 중에도 특히 유해하다는 과불화옥탄산(PFOA)도 나오지 않았다.
한솔제지는 인쇄용지 회사로 더 알려졌지만 종이로 친환경 제품도 활발하게 만든다. GS25의 음료수 포장재까지 만드는데 종이빨대 생산에도 기여한다. 종이 소재 '테라바스'를 납품하면 리앤비란 회사가 완성품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테라바스는 한솔제지가 자체 개발한 소재인데, 물이 묻어도 물렁물렁해지지 않는 코팅 기술이 들어가 빨대 말고도 식품용기 등으로 쓰인다.
한솔제지는 이미 지난 5월에 테라바스로 유해물질 검사를 받았다. 그때도 KOTITI 시험연구원이 테라바스에 PFAS 11종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결론내렸다. 그런데도 한솔제지는 종이빨대 완제품으로 유해물질 검사를 한번 더 신청하고 이날 성적서를 받았다. 테라바스 외 종이빨대 소재가 추가된 영향도 있지만, 최근에 해외의 한 연구 때문에 종이빨대 유해물질 논란이 불거지고 소비자들이 혼란스러워하자 내린 결정이었다.
지난달 벨기에 앤트워프대학의 연구진은 벨기에에 유통되는 39개 친환경 빨대를 검사한 결과 종이빨대 18개에서 PFAS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방수 코팅' 때문에 PFAS가 함유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PFAS는 자연적으로 잘 분해되지 않아 환경을 크게 해치는 물질이다. 사람에게도 유해한데, 장기간 노출되면 간 손상, 천식, 갑상선 질환에 심하면 전립선암, 신장암, 고환암까지 유발한다.
국내에서 종이빨대는 제지업체가 직접 만들거나 원료가 되는 원지를 납품하면 전문 업체가 빨대 모양으로 성형하는 식으로 생산한다. 국내에는 크게 한솔제지와 리앤비, 무림과 서일이 생산하는데 해당 업체들 모두 지난해에 일찍이 PFAS를 비롯한 유해물질 불검출 결과를 받아놨다. 그래도 소비자들 사이에선 '종이빨대가 사실 친환경적이지 않다', '몸에 해롭다'는 불안감이 큰데, 그만큼 종이빨대 사용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11월 집단급식소와 식품 접객업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제한했다. 현재 1년 계도기간이지만 플라스틱 빨대를 보기 어려울 정도로 종이빨대이 널리 퍼진 상황이다.
서일은 제지업체 '무림'에서 원지를 납품받아 종이빨대를 만든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빨대, 종이빨대 모두 판매량 1위를 차지하는 회사다. 국내 종이빨대 시장의 70~80%를 차지한다. 두 회사는 지난해 4월에 검사 기관 SGS에서 종이빨대가 과불화화합물뿐 아니라 60여종 유해물질이 일절 함유하지 않았다는 성적서를 받았다. SGS는 스위스 제네바에 본사를 뒀는데, 검사와 검증 신뢰성이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라 평가받는다.
서일과 무림이 생산한 종이빨대는 네슬레와 매일유업, 서울우유 등에 납품된다. 전세계 120여개국으로 수출된다. 무림은 종이빨대로 유해물질 검사 말고도 생분해성 인증, 재활용성 인증도 받았다. 종이빨대가 자연적으로 분해돼 퇴비로 쓸 수도 있다. 미국식품의약국(FDA)과 독일 연방위해평가원(BfR)의 식품 안전성 테스트도 받았다. 몸에 닿아도 해롭지 않다고 공인받은 것이다. 한솔제지와 리앤비가 만든 종이빨대도 식품 안전성 인증을 주기적으로 받고, 생분해성은 자체 테스트로 확인했다.
업계 관계자는 "벨기에 연구진의 검사는 벨기에에서 유통되는 일부 제품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니 모든 종이빨대로 일반화하기에 무리가 있다"며 "국내산 종이빨대를 향한 불신도 커지는데, 부정확한 정보와 억측은 소비자 혼란을 키우고 국내 제지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재일 서일 부회장은 "최고의 품질로 전세계 종이빨대 시장을 주도하는데 국내에서는 종이빨대가 환경과 건강을 해치는 것처럼 호도돼 안타깝다"며 "친환경성과 품질을 높이기 위해 밤낮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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