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인드 글라스’ 거장 김인중 신부 작품, 대전에서 본다…성심당문화원에서 전시
스테인드글라스 예술 분야의 세계적 거장인 김인중 신부(83·프랑스 도미니코수도회) 작품을 대전에서 볼 수 있다.
성심당문화원(대전 중구 은행동)은 오는 10월 15일까지 문화원 전시실에서 ‘빛의 지향’이라는 제목으로 김 신부 작품을 전시한다고 8일 밝혔다. 성심당문화원은 유명 빵집인 성심당이 만든 문화공간으로, 성심당 본점 인근에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김 신부 작품 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회화는 물론 스테인드글라스·세라믹·유리공예 등 다양한 작품이 출품됐다. 지난 7일 전시회 개막식에서 만난 김 신부는 “세계 곳곳에 빛을 나누고 싶다는 마음으로 완성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김 신부는 흰색 캔버스 위에 푸른 색이나 붉은 색 등의 유화 물감을 마치 맑은 수채화처럼 투명하게 덮어 올리는 기법으로 그림을 그린다. 김 신부는 “유화용 물감에 휘발성이 있는 용매를 섞어 물감을 묽게 한 뒤 캔버스 표면을 흠뻑 적시는 등의 방법으로 작품을 완성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그의 작품은 동양의 수묵화를 캔버스 위에 구현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서양의 추상화 기법과 동양화의 선·여백 등을 접목한 김 신부 작품은 유럽지역 화가들의 작품과는 결이 분명하게 다르다. 김 신부는 “나의 그림은 동양화도, 서양화도 아니다”라면서 “굳이 표현한다면 ‘세계화(世界畵)’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신부는 그림을 그릴 때 넓은 붓과 동그란 서양 붓, 나이프 등을 활용해 그리기·겹치기·지우기·닦아내기 등 다양한 표현 방식을 구사한다.
그는 1974년 사제에 입문했지만 작품에는 종교색이 드러나지 않는다. 김 신부는 “예술은 종교·정치·이념의 벽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추상화 계열인 그의 작품을 본 사람들은 “‘밝음’과 ‘희망’을 느끼게 하는 힘이 있다”는 말을 하곤 한다.
충남 부여 출신인 김 신부는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한 뒤 스위스와 프랑스에서 공부했다. 이후에는 주로 프랑스 파리를 무대로 작품활동을 해왔다. 김 신부의 작품은 스테인드글라스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 샤르트르대성당 등 전 세계 50여 곳에 설치돼 있다.
그는 프랑스정부로부터 문화예술 분야 공훈 훈장인 ‘오피시에’를 수상한 바 있다. 김 신부는 지난해 8월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의 초빙석학교수로 임용되면서 한국에 왔으며 카이스트가 마련해준 작업실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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