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인드 글라스’ 거장 김인중 신부 작품, 대전에서 본다…성심당문화원에서 전시

윤희일 기자 2023. 9. 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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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중 신부가 지난 7일 대전 중구 은행동 성심당문화원 전시실에서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희일 선임기자

스테인드글라스 예술 분야의 세계적 거장인 김인중 신부(83·프랑스 도미니코수도회) 작품을 대전에서 볼 수 있다.

성심당문화원(대전 중구 은행동)은 오는 10월 15일까지 문화원 전시실에서 ‘빛의 지향’이라는 제목으로 김 신부 작품을 전시한다고 8일 밝혔다. 성심당문화원은 유명 빵집인 성심당이 만든 문화공간으로, 성심당 본점 인근에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김 신부 작품 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회화는 물론 스테인드글라스·세라믹·유리공예 등 다양한 작품이 출품됐다. 지난 7일 전시회 개막식에서 만난 김 신부는 “세계 곳곳에 빛을 나누고 싶다는 마음으로 완성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김 신부는 흰색 캔버스 위에 푸른 색이나 붉은 색 등의 유화 물감을 마치 맑은 수채화처럼 투명하게 덮어 올리는 기법으로 그림을 그린다. 김 신부는 “유화용 물감에 휘발성이 있는 용매를 섞어 물감을 묽게 한 뒤 캔버스 표면을 흠뻑 적시는 등의 방법으로 작품을 완성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그의 작품은 동양의 수묵화를 캔버스 위에 구현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관람객들이 지난 7일 대전 중구 은행동 성심당문화원 전시실에서 김인중 신부의 회화 작품을 보고 있다. 윤희일 선임기자

서양의 추상화 기법과 동양화의 선·여백 등을 접목한 김 신부 작품은 유럽지역 화가들의 작품과는 결이 분명하게 다르다. 김 신부는 “나의 그림은 동양화도, 서양화도 아니다”라면서 “굳이 표현한다면 ‘세계화(世界畵)’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신부는 그림을 그릴 때 넓은 붓과 동그란 서양 붓, 나이프 등을 활용해 그리기·겹치기·지우기·닦아내기 등 다양한 표현 방식을 구사한다.

그는 1974년 사제에 입문했지만 작품에는 종교색이 드러나지 않는다. 김 신부는 “예술은 종교·정치·이념의 벽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추상화 계열인 그의 작품을 본 사람들은 “‘밝음’과 ‘희망’을 느끼게 하는 힘이 있다”는 말을 하곤 한다.

충남 부여 출신인 김 신부는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한 뒤 스위스와 프랑스에서 공부했다. 이후에는 주로 프랑스 파리를 무대로 작품활동을 해왔다. 김 신부의 작품은 스테인드글라스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 샤르트르대성당 등 전 세계 50여 곳에 설치돼 있다.

김인중 신부의 스테인드 글라스 작품. 윤희일 선임기자

그는 프랑스정부로부터 문화예술 분야 공훈 훈장인 ‘오피시에’를 수상한 바 있다. 김 신부는 지난해 8월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의 초빙석학교수로 임용되면서 한국에 왔으며 카이스트가 마련해준 작업실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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