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세는 무슨…'서울 이어 지방 전셋값도 오른다
지방 전셋값도 70주만에 상승 전환
역전세 끝?…하반기 입주물량 '촉각'
한때 불거졌던 '역전세' 우려가 쏙 들어갔습니다. 서울 전세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지방 전셋값은 1년4개월만에 상승 전환하는 등 전세 시장에 다시 훈풍이 도는 분위기인데요.
전셋값 하락으로 갱신 계약과 신규 계약 간 심하게 벌어졌던 보증금 '이중 가격'도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고요. 이제 역전세난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봐도 될까요?
매맷값 상승 멈춰도 전셋값은 쭉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첫째 주(4일 기준) 전국 아파트 주간 매매가격 변동률은 0.07%로 전주(0.06%)보다 0.01%포인트 상승폭을 키웠습니다. 7월17일(0.02%)부터 8주째 상승인데요.
반면 수도권은 지난주에 이어 상승세가 주춤하는 모습입니다. 서울은 지난주 0.13%에서 이번주 0.11%, 인천은 0.08%에서 0.06%로 각각 상승폭이 줄었고요.
경기도만 0.12%에서 0.13%로 상승폭을 키웠는데요. 이로써 수도권 집값은 전주까지 0.12%로 동일한 상승률을 2주 연속 유지하다가 이번주엔 0.11%로 떨어졌습니다.
서울은 지난 5월22일(0.03%) 이후 16주째 상승 중인 가운데 8월28일(0.14%→0.13%)부터 2주째 조금씩 뒷걸음질치고 있습니다.
부동산원 측은 "서울은 급매물 소진 후 매수자 관망세가 짙어지며 매도희망가격 상승이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다만 선호단지 위주로 간헐적 상승거래 후 매물가격의 상향조정이 유지되며 상승이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집값 상승을 이끌던 강남3구(서초·강남·송파)도 상승세가 꺾이는 추세인데요. 서초구는 지난주 0.11%에서 이번주 0.06%, 강남구는 0.20%에서 0.14%, 송파구는 0.29%에서 0.24% 등으로 모두 상승률이 줄었습니다.
반면 전셋값은 여전히 상승세입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은 9월 첫째 주 기준 0.09%로 전주(0.07%)보다 올랐는데요. 전국 전셋값은 7주 연속 상승 곡선을 타고 있습니다.
서울은 지난주 0.14%에서 이번주 0.17%로 상승폭을 키우면서 16주 연속 상승세고요. 수도권 전셋값도 이번주 0.18% 상승해 전주(0.14%)보다 상승했습니다.
부동산원 측은 "서울은 전반적인 매물 부족 상황 속에서 매수 문의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며 "정주여건이 양호한 선호단지 및 수리 상태가 양호한 단지 위주로 상승거래 후 매도호가 상승세가 지속하며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지방의 전셋값이 0.01% 올라 2022년 5월2일(0.01%) 이후 70주 만에 상승 전환했는데요. 세종시 전셋값이 고운·중촌·도담동 주요 단지 위주로 임차 수요가 증가하며 지난주 0.09%에서 이번주 0.20%로 상승폭이 눈에 띄게 커졌습니다.
역전세 끝?…하반기 입주물량 눈길
전국적으로 전세 시장이 차츰 되살아나는 모습인데요.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 등 일부 규제가 완화되고 금리 인상이 멈춘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특히 전세대출 금리가 5%대까지 올랐다가 3%대로 내려오면서 부담이 줄었죠.
전세 사기 등에 대한 우려로 빌라나 오피스텔보다 비싸더라도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기도 했고요. 이런 이유로 쌓였던 전세 매물이 빠르게 소화되는 추세인데요.
실제로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8일 기준 3만1443건으로 올 초(1월1일 기준) 5만4666건보다 42.5% 감소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 한동안 불거졌던 '역전세난' 우려도 사그라드는 분위기입니다.
전셋값 하락이 이어지자 임대인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 사태가 예상됐었는데요.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무려 68주간의 하락세를 마치고 5월22일(0.01%) 상승 전환한 뒤 상승세를 유지 중이거든요.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선 최근 한 아파트의 전용면적 84㎡ 전세 계약이 9억5000만원에 체결돼 지난해 말 같은 평형 전세 거래가(6억원)보다 3억원이 오르기도 했고요.
다만 역전세난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보긴 힘듭니다. 전셋값이 오르고는 있지만 여전히 고점 대비해선 낮은 편이거든요. 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중위전세가격은 2023년 7월 4억4100만원으로 가장 높았던 2022년 1월 5억6000만원에 비하면 여전히 26% 낮습니다.
아울러 하반기 강남권 중심으로 대단지 입주를 시작하면 공급이 늘어나면서 다시 가격이 주춤할 수 있고요.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역전세난은 최악의 상황은 지나갔고 가격이 회복되는 추세라 우려가 많이 줄어들었다"면서도 "다만 비아파트 전세는 여전히 심리가 많이 위축돼 있고 아파트도 고점 대비해선 가격이 낮은 상황이라 일부 지역에선 역전세가 지속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채신화 (csh@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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