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커버리펀드 비리 의혹' 장하원 대표 구속영장 기각

서울남부지법, 지난 8일 장 대표 외 2인 구속영장 기각
"일부 혐의 다툴 여지 있어…증거인멸·도주 우려 낮아"
펀드 자금 '돌려막기' 등 불법 운용 혐의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켰던 ‘디스커버리 펀드’를 운용했던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가 구속을 면했다. 장 대표와 함께 구속 기로에 섰던 디스커버리자산운용 관계자 2명 역시 영장이 기각됐다.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 (사진=뉴스1)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김지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무등록 금융투자업),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수재) 혐의를 받는 장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 결과 기각을 결정했다. 이외 관계자 2명에 대한 영장도 모두 기각됐다.

법원은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어 보이고, 충분한 소명이 부족한 혐의도 있어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 형사사건도 진행 중인 만큼 증거를 계획적으로 인멸할 염려,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영장 기각 이유를 밝혔다.

전날 영장심사에 앞서 장 대표의 입장을 듣기 위해 취재진이 대기했지만, 그는 통상 일정보다 일찍 법원에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 공세를 피했다. 이후 7시간여에 걸친 심사를 마치고 나오면서도 ‘혐의를 인정하느냐’, ‘피해자들에게 할 말은 없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검찰에 따르면 장 대표와 디스커버리 관계자들은 모집한 펀드 자금을 사전에 약속하지 않은 곳에 투자하거나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또 2016년 1월부터 2019년 1월에 걸쳐 금융당국에 금융투자업 등록 없이 디스커버리인베스트먼트를 통해 펀드를 운용한 혐의도 있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대규모 ‘돌려막기’ 등을 통해 불법적으로 자금을 운용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2600억원대 피해를 내고 디스커버리펀드는 2019년 4월 환매가 중단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4일 추가검사를 통해 디스커버리펀드의 ‘돌려막기’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검찰 역시 라임과 옵티머스를 포함한 ‘3대 펀드’를 재수사에 나선 상태다. 검찰은 지난 7월 디스커버리자산운용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지난달에는 장 대표를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한편 장 대표는 부실한 대출채권을 포함한 펀드를 팔다가 1348억원대 환매 중단을 일으킨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 기소됐다. 이후 지난해 12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며, 검찰의 항소로 2심 재판이 진행중이다.

권효중 (khjing@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