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상인·시민 잇는 광장…행궁동 골목마켓 ‘낭만’ [주말, 여기어때]

송상호 기자 2023. 9. 9.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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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수원천변 일대에서 열린 행궁동 골목마켓 '낭만'을 찾은 시민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 수원문화재단 제공

 

스치듯 지나쳤던 수원천변 일대가 오래도록 머무르고 싶은 핫플레이스로 바뀌어가고 있다. 9월에 접어들면서 계절의 변화가 제법 확실하게 느껴지는 요즘, 주말 나들이 장소로 가족·연인·친구와 함께 화홍문과 방화수류정이 자리한 수원천변 일대로 발걸음을 재촉해보는 것은 어떨까.

■ 마켓부스·먹거리 픽업존·버스킹 공연…“시간 가는 줄 모르겠네”

지난 2일 수원천변 일대에서 열린 행궁동 골목마켓 '낭만'을 찾은 시민들이 부스에서 상인들과 소통하고 있다. 수원문화재단 제공

수원문화재단과 행궁동청년상인회가 함께하는 행궁동 골목마켓 ‘낭만’이 지난 2일부터 오는 23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9시까지 이어진다. 

골목마켓은 지역사회의 상인들과 시민들을 잇는 교류의 광장이다. 가을을 맞아 행궁동 건넛마을(수원천변길) 일대에서 시민들과 만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 11월 행궁동 아랫마을인 공방거리에서 열렸던 골목마켓 ‘정(情)’을 시작으로 올해 4월 행궁동 윗마을인 행리단길 일원에서 개최됐던 ‘花(화)들짝 골목마켓’이 성황리에 운영된 데 이어 세 번째로 기획된 자리다.

행궁동 지역 상인들을 비롯한 주민들이 지역 상권 특성에 따라 참신한 기획과 아이디어로 무장해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자리인 만큼, 특색 있는 상품 전시 및 판매, 다채로운 먹거리와 즐길거리가 풍성하게 마련돼 있다. 골목마켓뿐 아니라 버스킹 공연, 상인회 주관의 다양한 체험 행사, 수원천변의 먹거리를 즉석에서 배달해 주는 ‘낭만 픽(PICK)크닉’ 픽업존이 수원천변 일대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지난 2일 수원천변 일대에서 열린 행궁동 골목마켓 ‘낭만’을 찾은 시민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 수원문화재단 제공

먼저 화홍문광장과 수원천변을 따라 늘어선 마켓부스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행궁동청년상인회의 상인들이 시민들과 소통하고자 물품들을 마련한 만큼 도자기·우드·비즈 등 각종 수공예품, 그립톡, 애견용품, 꽃다발, 막걸리, 아이스크림 등 다채로운 종류의 상품이 준비돼 있다.

특히 낭만 픽(PICK)크닉 픽업존은 수원천변을 찾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방문객들은 화홍문 앞의 키오스크로 간편하게 먹고 싶은 메뉴를 주문한 뒤 방화수류정 앞에서 먹거리를 찾아갈 수 있으며, 픽업존을 이용할 시 테이블과 의자로 구성된 캠핑세트 대여도 가능해 방화수류정을 비롯한 수원천변 일대에서 가을날의 정취와 함께 나들이를 즐길 수 있다.

화홍문 인근에 자리잡은 식당들부터 장안교회 맞은 편에 위치한 음식점들이 함께 한다. 토스트, 쌀국수, 샌드위치, 치킨, 피자, 그릭요거트, 김밥, 파스타 등 가족, 친구, 연인 누구든지 기호와 상황에 맞게 이용하면 된다.

또 화홍문광장과 용연에서는 계절감을 한껏 살리는 분위기로 무장한 어쿠스틱과 재즈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는 버스킹 공연도 만나볼 수 있다.

■ 지역 상인들이 ‘직접’ 상권 활성화 위해 머리 맞대

지난 2일 수원천변 일대에서 열린 행궁동 골목마켓 '낭만'에서 운영되고 있는 ‘낭만 픽(PICK)크닉’ 픽업존 전경. 수원문화재단 제공

세 차례 이어지는 동안 유지됐던 골목마켓의 핵심 원칙은 바로 주민 참여에서부터 출발하는 것. 관에서 기획을 전담하기보다는 민간 영역에서 지역 상인과 주민들의 수요와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는 구조라는 점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수원문화재단은 프로그램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이들과 협력하고 교류하는 역할을 통해 조율하는 입장이다.

먼저 해당 지역을 방문하는 유동 인구의 특성을 분석하는 단계부터 논의가 활성화된다. 어느 시기에 누가 많이 오는지, 매출에 영향을 받는 시기는 어떤 요인 때문인지 등을 빅데이터 현황을 통해 파악한다. 각 지역 상권의 주요 화두와 떠오르는 문제들이 무엇인지를 정리해서 보완점을 탐색할 수 있도록 대화도 많이 이뤄진다.

이번 행사의 준비 단계부터 지역 상권 간 협력망 역시 튼튼하게 다지는 계기도 피어났다. 상인회 측에서 부스 운영 등 참여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수원천을 따라 늘어선 상권뿐 아니라 상인회에 소속되지 않은 인근 지역의 상점가들하고도 협력의 기회를 모색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특히 상인들은 언제나 찾고 싶은 수원천변 일대를 조성하기 위해선 일회성 기획으로 끝날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활용 가능한 자생적 토대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시민들이 수원천변에 와서 충분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들이 매주 주말 시민들과 함께 한다.

윤민식 행궁동청년상인회장은 사전에 많은 논의를 거쳤다고 말한다. 윤 회장은 “수원천변 상권은 사람들이 오래 머무르는 권역이 아닌, 경유지라는 한계를 지닌 곳이라 인근의 통닭거리나 행리단길로 빠져나가는 사람들도 많다는 점이 논의 때 고려 사항으로 중요하게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윤 회장은 “외지인,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개념이 아니라 수원 시민들, 늘 얼굴 보던 지역민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드린다는 점에서 이번 기획이 중요하다”며 “이 일대를 찾는 누구든지 이곳에 더 오래 머무를 가치를 찾아갈 수 있도록 연구를 거듭하겠다”고 강조했다.

송상호 기자 ssh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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