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츠’ 키우니 광고 수익 줄어… 틱톡 쫓다 딜레마에 빠진 유튜브

김송이 기자 2023. 9. 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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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가 숏폼(짧은 동영상)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틱톡에 대항해 내놓은 숏폼 콘텐츠 '쇼츠(Shorts)'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유튜브의 핵심 콘텐츠인 긴 동영상을 외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쇼츠는 유튜브가 틱톡을 따라잡기 위해 지난 2021년 내놓은 숏폼 콘텐츠다.

FT는 크리에이터들도 유튜브보다 브랜드로부터 얻는 광고 수익이 더 많아 긴 동영상에 대한 외면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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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내부서 “쇼츠가 긴 동영상 잠식” 우려 나와
유튜브 광고 매출 작년부터 ‘감소’
쇼핑·게임 등 사업 다각화 나선 유튜브
틱톡은 1분 이상의 동영상 콘텐츠 확대 시도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가 숏폼(짧은 동영상)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틱톡에 대항해 내놓은 숏폼 콘텐츠 ‘쇼츠(Shorts)’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유튜브의 핵심 콘텐츠인 긴 동영상을 외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 쇼츠 이미지./유튜브 제공

9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유튜브 고위 직원들은 최근 전략회의를 열고 쇼츠의 인기가 유튜브의 긴 동영상 사업을 잠식할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 이 회의에서는 쇼츠보다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긴 동영상 형식이 없어질 수 있다는 리스크도 논의됐다.

쇼츠는 유튜브가 틱톡을 따라잡기 위해 지난 2021년 내놓은 숏폼 콘텐츠다. 당시 미국에서는 틱톡이 10~20대 사이에서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 제조 공장’으로 주목받으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인스타그램도 곧이어 ‘릴스(Reels)’를 출시하는 등 주요 소셜미디어(SNS) 업체들이 숏폼 콘텐츠를 잇따라 내놓았다.

유튜브는 쇼츠 인기에 힘입어 20억명 이상의 구독자를 모았다. 올해 들어서는 쇼츠에 광고를 붙여 수익화도 이뤘다. 유튜브 채널에 광고를 붙이거나 후원(슈퍼 챗)을 받아 돈을 벌 수 있는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YPP)’의 가입 조건을 쇼츠 생산자에게 맞게 완화한 것이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길이가 15초~1분 내외인 쇼츠 특성상 광고가 여러번 들어가기 어렵고, 클릭률이 높지 않아 광고 단가가 높게 책정되지 않는다. FT는 크리에이터들도 유튜브보다 브랜드로부터 얻는 광고 수익이 더 많아 긴 동영상에 대한 외면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는 수치로도 나타난다. 시장조사업체 컴스코어와 앤더스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지난 2019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영국에서 한 달 동안 유튜브를 시청하는 데 보낸 시간은 55세 이상을 제외하고 모두 감소했다. 지난 1월 동영상 콘텐츠 마케팅·저작권 관리회사 콜랩아시아가 자사 유튜브 채널 이용을 분석한 결과 전체 영상 조회 수의 88.2%가 쇼츠에서 발생했다.

유튜브 틱톡

높아지는 쇼츠 인기와 달리 광고 수익은 하락세다. 지난해 유튜브의 3분기 광고 매출은 70억7000만달러(약 9조3996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2% 감소했다. 유튜브가 2020년 실적을 별도로 발표하기 시작한 후 첫 역성장이다. 유튜브의 광고 매출은 올해 1분기까지 3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올 2분기 들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지만, 광고 차단기 단속과 미국 유튜브 프리미엄 가격 인상에 따른 결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광고 수익이 줄면서 유튜브는 사업 다각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유튜브는 지난 7월 한국어 쇼핑 채널을 개설하고 라이브 방송을 통한 상품 판매 기능을 도입했다. 라이브 커머스가 활성화된 한국에서 판매자로부터 수수료를 걷는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 것이다. 글로벌 차원에서는 유튜브 게임 서비스인 ‘플레이어블스(Playables)’의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어 서비스 출시가 임박한 상황이다.

틱톡은 동영상 길이를 늘리는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달 말 ‘크리에이티비티 프로그램 베타’를 출시했는데, 1분 이상의 고품질 오리지널 콘텐츠 동영상을 제작하고 게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15초 전후의 숏폼에서 더 나아가 1분 이상의 동영상(미드폼) 콘텐츠를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숏폼 동영상이 유행을 넘어 문화로 자리 잡았다”면서 “숏폼은 광고를 삽입하기가 사실상 어려워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밖에 없다. 플랫폼과 크리에이터 모두 수익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선 숏폼보다 긴 영상으로 이용자들을 끌어와야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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