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뇨가 오히려 작황 돕네?… 농산물 투자 수익률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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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 곡물 가격이 떨어지면서 곡물에 투자하는 금융상품 수익률도 악화했다.
지난 7월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파기와 엘니뇨(적도 부근 동태평양 수온이 높아지는 현상) 등의 악재로 곡물 가격이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는데, 시간이 좀 지나자 반대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반대로 곡물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메리츠 인버스 2X 대표 농산물 선물 ETN(H)'은 7월 26일 대비 30.30% 올랐다.
밀 가격은 지난 7월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파기 직후 일주일 동안 18%가량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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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내리막길…우려했던 엘니뇨 피해 없어
작황·수출 좋고 곡물가 하락…ETF·ETN 흔들
이상기후 등장·인도 쌀 수출 금지 변수 존재
최근 국제 곡물 가격이 떨어지면서 곡물에 투자하는 금융상품 수익률도 악화했다. 지난 7월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파기와 엘니뇨(적도 부근 동태평양 수온이 높아지는 현상) 등의 악재로 곡물 가격이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는데, 시간이 좀 지나자 반대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엘니뇨가 찾아왔지만, 대신에 지난 3년간 이례적으로 극심했던 라니냐(적도 부근 동태평양 수온이 낮아지는 현상)가 물러나면서 농산물 작황이 오히려 개선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향후 곡물 가격 전망은 엇갈리고 있어 투자자의 신중한 결정이 요구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농산물에 투자하는 주요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최근 흔들리고 있다. 이달 7일 기준 ‘KODEX 3대농산물선물(H)’ 수익률이 7월 26일과 비교해 13.07% 하락했고, ‘TIGER 농산물선물Enhanced(H)’가 같은 기간 9.19% 빠졌다.
상장지수채권(ETN) 상품인 ‘메리츠 대표 농산물 선물 ETN(H)’과 ‘메리츠 레버리지 대표 농산물 선물 ETN(H)’도 흔들렸다. 각각 12.33%, 23.89% 손실을 냈다. 반대로 곡물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메리츠 인버스 2X 대표 농산물 선물 ETN(H)’은 7월 26일 대비 30.30% 올랐다.
수익률 하락은 농산물 가격과 관련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달 7일 기준 미국 밀 선물 가격은 부셀(27.2kg)당 5.98달러로 나타났다. 밀 가격은 지난 7월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파기 직후 일주일 동안 18%가량 급등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전쟁 중에도 흑해 봉쇄를 풀고 곡물 수출을 하기 위해 튀르키예와 유엔의 중재로 작년 7월 22일 흑해곡물협정을 맺었다. 그러나 러시아는 자국 관련 협정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올해 7월 17일 협정 파기를 선언했다.
여기에 올해 슈퍼 엘니뇨가 찾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가격 상승 요인이었다. 슈퍼 엘니뇨란 수온이 평년보다 2도 이상 높은 기간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엘니뇨로 동태평양 인근에 폭우와 폭염이, 서태평양 지역에는 가뭄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곡물 가격은 의외로 금방 하락 전환했다. 러시아의 협정 파기로 18% 급등했던 밀 가격은 이후 내리막길을 걸어 현재까지 19.80% 하락했다. 미국 옥수수 선물 가격과 대두 가격도 7월 26일 대비 각각 12.83%, 3.17% 내렸다. 곡물 수급 상황이 당초 우려만큼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엘니뇨도 염려만큼 농작물에 피해를 주지 않았다. 오히려 장기간 머물렀던 라니냐가 물러나면서, 라니냐 탓에 가뭄을 겪었던 동태평양 지역 농산물 작황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영국 런던 농산물 전문매체 애그리센서스 패스트마켓츠에 따르면 브라질의 8월 옥수수 수출량은 930만톤(t)으로 전월 대비 47.62% 늘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2023~2024년 세계 밀 생산량은 전년 대비 0.8% 증가할 전망이다.
향후 곡물 가격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농산물 작황에 악영향을 끼친 라니냐와 달리 엘니뇨는 동태평양 지역에 강수량을 늘렸다. 곡물 작황과 생산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3분기 곡물 가격은 하락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우회 수출 경로를 이용하고 있고, 중국·유럽연합(EU)·인도·미국의 곡물 생산량도 늘었다”고 했다.
4분기 이상기후 발생 가능성과 최근 인도의 쌀 수출 금지 조치로 곡물 가격이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황지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흑해곡물협정 파기 이후 공급망 교란, 인도의 쌀 수출 금지 조치 등 가격 변동을 일으킬 만한 위험 요소가 여럿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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