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10일차 이재명, 검찰 출석…이 대표 '건강' 조사 변수
단식 장기화 건강 악화…"힘들지만 얼마든지 조사 임할 것"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검찰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관련 조사 일정을 놓고 신경전을 벌인 끝에 오늘 출석한다. 단식 10일차를 맞아 기력이 떨어진 이 대표의 건강 상태가 조사 과정에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수원지검에 홀로 출석한다. 이 대표의 검찰 출석은 올해 다섯번째다.
이 대표는 성남FC 의혹으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1번, 대장동·위례 의혹으로 2번, 백현동 의혹으로 1번 등 서울중앙지검에서 3번 조사를 받았다.
이날 수원지검 앞에는 이 대표의 지지자들이 운집하면서 일대가 소란스러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 측은 전날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에 검찰 출석 장소와 시간이 적힌 포스터를 올려 지지자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지난달 31일부터 시작한 단식을 시작한 이 대표의 건강 상태가 조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이날 단식 10일차를 맞이했다. 단식을 시작한 이후 체력이 급격히 저하되면서 심적으로도 부담이 느껴지는 시기다.
이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단식 9일차, 시간이 지날수록 말이 줄어든다"며 "지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라고 자신의 현재 상태를 밝히기도 했다.
가까운 곳에서 이 대표의 상태를 지켜본 의원들과 당 관계자들은 "건강이 크게 나빠졌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실제로 공식 석상에 서있는 이 대표의 모습을 보면 외형적으로도 살이 빠져 초췌해진 모습이다.
더구나 이 대표는 단식을 진행하면서 당무와 일정 등을 빠지지 않고 소화했다. 단식장으로 찾아오는 정치인들과 면담하고, 지지자들도 맞이했다. 아직 날도 더운 편이어서 기력이 많이 떨어졌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 대표 측은 단식과 검찰 조사에 관련해 "수척해졌고 힘들지만 얼마든지 조사에 임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앞서 검찰에 소환돼 조사받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 조사에서도 진술서로 답변을 대신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조사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조사를 위해 질문지만 약 150쪽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대표가 오랜 기간 단식을 해온 만큼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의료진과 구급차를 대기시키기로 했다.
다만, 이 대표의 출석을 앞두고 이 전 부지사는 전날 자필 진술서를 통해 "대북송금에 이 대표가 관련된 것처럼 한 검찰 진술은 허위"라며 다시 입장을 뒤집었다.
이 전 부지사는 "검찰로부터 별건 수사를 통한 추가 구속기소 등 지속적 압박을 받으면서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북송금에) 관련된 것처럼 일부 허위 진술을 했다. 이는 양심에 어긋난 행위로서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 진술 외에 인적, 물적 증거를 확보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방북 비용 대납 의혹과 서울중앙지검이 수사 중인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병합해 서울중앙지검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2019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으로 경기도의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 달러와 당시 도지사 방북비 300만 달러 등 800만 달러를 북한에 건넸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표가 쌍방울의 대납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자신이 대북송금 의혹으로 입건된 것에 대해 "황당하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이 대표와 검찰은 소환 일정을 두고 세 차례 줄다리기를 이어왔다.
검찰은 지난달 23일 이 대표에게 같은달 30일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요구했다. 대북송금 의혹 관련 첫 소환통보였다. 그러나 이 대표는 당무 등으로 시간을 낼 수 없다며 지난달 24일 출석하겠다고 답했고, 여기에 검찰은 예정대로 조사하겠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검찰은 이 대표가 지난달 30일 출석하지 않자 이달 4일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이 대표는 4일 출석하겠지만 오후 일정이 있으니 오전에 출석해 2시간만 조사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검찰은 2시간 만에 조사를 중단할 수 없다며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 대표는 결국 출석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변호인을 통해 검찰에 12일 출석하겠다고 통보했지만 검찰은 "7~9일 중 조사를 받으라"고 요구했다. 이 대표가 검찰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이날 조사가 이뤄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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