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 낮았던 다년계약 가능"…7G 만에 증명한 류현진, 또 한 번 '잭팟 계약' 품에 안나?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가능성 낮아 보였던 다년 계약 맺을 수 있을 것"
류현진은 지난해 6경기에 등판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5.67을 기록하던 중 전완근에 통증을 느껴 검진을 진행한 결과 '토미존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그 결과 과거 자신의 수술을 집도했던 팔꿈치와 어깨의 권위자인 닐 엘라트라제 박사에게 팔꿈치 수술을 받게 됐다. 그리고 기나긴 '싸움'에 돌입했다.
토미존의 경우 1년 이상의 재활이 필요한 수술. '코리안 몬스터'는 오랜 공백기를 알차게 활용했다. 류현진은 팔꿈치 상태를 회복하는 것은 물론 체중을 약 13kg 감량하면서 빅리그 무대로 돌아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마이너리그 4경기에 등판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00의 성적을 남기며 기대감을 키웠다.
첫 등판의 과정과 결과는 분명 아쉬웠다. 류현진은 지난달 2일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를 질주, '강팀'으로 거듭난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상대로 빅리그 복귀전을 치렀는데, 5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9개(1피홈런)의 안타를 내주는 등 4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하지만 아프지 않고 첫 등판을 마친 것은 분명 고무적이었다.
류현진이 '진가'를 되찾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류현진은 경기 중 97.7마일(약 157.2km)의 강습타구에 오른쪽 무릎 안쪽을 강타당하는 '사고'를 당했지만, 복귀 후 두 번째 등판이었던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상대로 4이닝 '노히트' 투구를 선보이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후 류현진은 완벽하게 살아났다.
류현진은 토미존 수술 복귀 세 번째 맞대결 상대인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5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비자책)으로 역투하며 444일 만의 승리를 맛봤고, 유망주들의 잠재력이 대폭발하면서 와일드카드를 통해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신시내티 레즈와 맞대결 또한 5이닝 2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며 '연승'을 달렸다.
좋은 흐름은 계속됐다. 류현진은 '사고'로 인해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던 클리블랜드와 다시 만나게 됐고, 이번에도 5이닝 2실점(2자책)으로 호투한 결과 시즌 3승째를 손에 넣었다. 게다가 커리어 내내 가장 고전했던 구장인 쿠어스필드에서도 5이닝 2실점(2자책) 투구를 선보이면서 그동안의 활약이 '반짝'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지금까지의 등판 중 가장 아쉬웠던 경기는 직전 등판(7일)인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전이었다. 오클랜드는 메이저리그 '최약체'로 평가받는 팀. 4승은 물론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까지 노려볼 만했다. 하지만 의외의 일격을 당하고,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불운이 겹치면서 시즌 2패째를 떠안게 됐지만, 5경기 연속 5이닝을 2실점으로 막아냈다.
사실 류현진에게 올 시즌은 매우 중요하다. 30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과정에서 사실상 마지막 FA(자유계약선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까닭. 지금까지의 흐름은 매우 좋다. 토론토 구단의 철저한 관리 덕분(?)에 단 한 번도 6이닝을 소화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지만, 적어도 5이닝을 확실하게 막아줄 수 있는 '카드'라는 것은 틀림이 없는 상황이다.
미국 언론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MLB.com'은 8일(한국시각) '2023년을 좋게 마무리해야 하는 9명의 FA'를 선정했는데, 류현진의 이름이 거론됐다. 매체는 "투수들이 토미존 수술에서 돌아온 후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보통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류현진은 아니었다"고 극찬하며 글을 시작했다.
'MLB.com'은 "류현진은 부상자 명단에서 제외된 후 7번 선발 등판했고, 34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65,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1.06을 기록 중"이라며 "알렉 마노아가 부진하면서 두 번째로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후 토론토의 5선발 공백을 메웠다"고 류현진의 활약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좋은 계약을 노려볼 수 있다는 것이 'MLB.com'의 시선. 매체는 "이제 36세인 류현진은 지난 FA 때 4년 8000만 달러(약 1066억원)와 같은 계약을 품지는 못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렇게 계속한다면 그는 한 달 전에는 가능성이 낮아 보였던 수익성 있는 다년 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현진이 5이닝 2실점으로 좋은 투구를 이어갈 당시 토론토 현지 언론에서는 재계약을 주장한 바 있다. 매 경기 5이닝 이상을 던지며 최소 실점을 시즌이 종료될 때까지 유지하게 될 경우 '토미존 수술'로 인해 깎인 가치를 회복하고 다시 좋은 계약을 품에 안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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