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위 70년' 영국 최장수 군주…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뉴스속오늘]

마아라 기자 2023. 9. 9.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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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세 여왕 /AFPBBNews=뉴스1

2022년 9월9일(한국 시간). 영국 역사상 최장수 군주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96세를 일기로 서거했다. 왕위 계승권자인 찰스 왕세자가 즉각 국왕 자리를 이어받았다.

영국 최장기간 집권 군주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스코틀랜드 밸모럴 영지에서 눈을 감았다. 사망 사유는 고령으로 기록됐다. 이틀 전 여왕은 리즈 트러스 전 총리를 임명하며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공식 석상에 얼굴을 내비치기도 했다.

7일 예정돼 있던 정치 자문 기구 회의는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의료진 권고로 취소했고, 8일에는 이례적으로 "여왕의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왕실 성명이 나왔다. 곧이어 왕실 가족들이 밸모럴성에 속속 모이면서 우려는 현실이 됐다.

버킹엄궁 앞에 모여 여왕이 쾌차하기를 빌었던 국민들은 슬픔에 젖어 눈물을 흘렸다. 버킹엄궁에는 조기가 걸렸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는 "여왕은 많은 영국인에게 영감을 줬다. 영국은 여왕 덕분에 오늘날 위대한 나라가 됐다"라며 여왕을 추모했다.

/사진=/AFPBBNews=뉴스1

1926년 4월21일생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25세였던 1952년, 아버지인 조지 6세가 서거하면서 그해 2월6일 왕위에 올랐다. 여왕은 70년 216일간 영국과 영연방을 이끌며 영국 최장수 군주 기록을 세웠다.

여왕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의 부흥을 이끌었다. 1952년 윈스턴 처칠부터 이틀 전 취임한 리즈 트러스까지 모두 15명의 총리를 겪었다. 여왕은 유럽연합의 탄생과 영국의 탈퇴가 이어지는 격변의 현대사에서 영국을 상징하는 구심적 역할을 해왔다.

다사다난한 가정사도 겪어왔다. 여왕은 전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죽음, 찰스 왕세자의 재혼, 아들 앤드류 왕자와 고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연관성, 손자 해리 왕자 부부와 왕실의 갈등, 이밖에 각종 스캔들을 겪었다.

영국 최장수 군주 서거, 찰스 3세 국왕이 왕위 이어받아

영국 찰스 3세 국왕과 카밀라 왕비 /사진=/AFPBBNews=뉴스1
영국의 정신적 지주 서거에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중구 주한영국 대사관저를 방문해 조의를 표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존엄한 지도자"였다며 영국의 슬픔과 함께하겠다고 밝히고 공공기관과 군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프랑스에서는 고인에 대한 경의의 의미로 에펠탑의 조명을 껐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도 추모 메시지를 전달했다.

장례식은 19일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됐다. 찰스 3세가 왕위를 자동 승계했다. 찰스 3세의 대관식은 8개월이 지난 5월6일에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진행됐다.

74세의 찰스 3세는 1000년 전통을 잇는 화려한 예식에서 2.23㎏ 무게 왕관을 쓰고 영국과 14개 영연방 왕국의 새 군주가 됐음을 세계에 공표했다.

이와 함께 찰스 3세의 반려자이자 '불륜의 여인'으로 눈총을 받아온 카밀라 파커 볼스는 찰스 왕세자와의 결혼 18년 만에 '카밀라 왕비'라는 칭호를 얻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1주기 추모 행렬 이어져

/사진=/AFPBBNews=뉴스1
9일 찰스 3세 국왕은 성명을 내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 1주기와 나의 즉위 1주년을 기념해 우리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장수와 그가 보여준 헌신적 봉사 그리고 그가 우리에게 의미했던 모든 것을 깊은 애정으로 기억하고 있다"라고 어머니를 추모했다.

그는 "올 한 해 동안 국민 모두에게 봉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동안 모두가 아내와 내게 보여준 사랑과 지지에 깊이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였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일 년이 지난 현재, 엘리자베스 여왕이 영국과 영연방 국가들에 보여준 헌신적 삶의 위대함이 더욱 대단하게 느껴진다. 영국 국민들은 그가 우리에게 보여준 모범과 기억을 소중히 간직할 것"이라고 조의를 표했다.

즉위 1주년을 맞는 찰스 3세 국왕은 카밀라 왕비는 스코틀랜드 휴양지인 밸모럴에서 비공개로 기념일을 보낼 예정이다. 윌리엄 왕세자와 캐서린 왕세자비는 여왕을 기리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해리 왕자는 왕실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7일 버킹엄궁 인근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왕실견으로 사랑받은 웰시코기 행진이 열리기도 했다. 엘리자베스 2세는 18세에 아버지로부터 웰시코기 '수잔'을 선물 받은 이후 평생 30마리의 웰시코기와 함께했다. 여왕은 말년에 거동이 어려운 시기에도 2021년 차남인 앤드루 왕자가 선물한 믹과 샌디라는 웰시코기와 매일 산책하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영국에서는 명예포병중대가 엘리자베스 여왕의 기일을 추모하기 위해 현지시간 9일 오후 1시부터 런던 타워에서 62발의 예포를 발사한다. 왕립 기마포병대의 경우 찰스 국왕의 즉위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정오께 런던 하이드파크에서 예포 41발을 발사한다.

마아라 기자 aradazz@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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