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쌍방울 질문지 150쪽' 준비, 李 "끝까지 간다"…오늘 조사
쌍방울이 北 넘긴 800만 달러, 李 '대가성' 집중
'재판자료 유출', '쪼개기 후원' 의혹도 조사
李 "건강상태 악화됐지만…끝까지 간다"
쌍방울그룹과의 각종 의혹에 휩싸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마침내 검찰에 출석한다. 검찰은 의혹의 핵심인 '대북송금'을 비롯해 '재판자료 유출' 사건, 최근 불거진 '사법방해'와 '쪼개기 후원' 의혹까지 촘촘히 확인할 방침이다.
쌍방울과의 인연을 "내복 사 입은 게 전부"라고 일축해 온 이 대표는 직접 검찰에 출석해 무고함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열흘간 이어지고 있는 단식과는 무관하게 조사에 끝까지 임하겠다는 계획이다.
질문지 150쪽 준비한 검찰, '대북송금' 집중 조사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의 피의자(제3자 뇌물) 신분으로 이 대표를 소환해 조사한다.
대북송금 의혹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2019년 당시 경기도를 대신해 북한에 스마트팜 조성 지원비용 500만달러와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달러 등 총 800만달러를 보낸 사건이다.
검찰은 제3자 뇌물 혐의를 판가름하는 '대가성'을 입증하기 위해 이 대표가 대북송금 여부를 알고 있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당시 유력 대선후보였던 이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이 과정에 관여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대북송금 의혹의 당사자인 김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로부터 (이 대표에게 대북송금 사실을 보고했다는 내용을) 여러 차례 들었고, 그렇게 알고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열린 쌍방울 뇌물·외국환거래법 위반 사건 39차 공판에선 증인으로 출석해 "그분(이 대표)을 지지했고 그분 때문에 (대북송금을) 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구속 기소)도 지난 6~7월 검찰 조사 당시 "김 전 회장에게 이 대표의 방북을 신경써달라고 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다만 지난 7일에는 "구속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검찰로부터 압박을 받아 허위진술을 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하지만 검찰은 사건 관련자의 진술뿐 아니라, 강제수사 등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혐의를 입증하겠다는 계획이다.
'재판자료 유출', '쪼개기 후원' 의혹도 조사
검찰은 또다른 사건인 '재판자료 유출'과 '사법방해', '쪼개기 후원' 의혹도 조사할 계획이다.
수원지검 형사1부(손진욱 부장검사)는 최근 형사소송법 위반 등 혐의로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인 현근택 변호사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현 변호사가 이 전 부지사의 쌍방울 재판 증인신문 녹취록과 검찰의 쌍방울 수사자료를 이 대표와 민주당에 넘겼다고 의심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현 변호사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또 검찰은 이 대표가 2021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 김 전 회장 등으로부터 1억 5천만원 상당의 후원금을 쪼개기 방식으로 받았다는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쌍방울 4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인, KH그룹 관계자 등 여러 명 이름으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첫날, 1억 5천만원에서 2억원 정도 후원금을 보냈다"며 "이 전 부지사가 '경선 첫날에 자금이 많이 들어오면 모양새가 좋아 보이겠다'라고 부탁해서 그렇게 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전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압수수색해 이 대표에 대한 후원자 명단과 계좌내역 등을 확보했다.
아울러 이 대표를 상대로 민주당에게 제기된 사법방해 의혹도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 7월 13일 박찬대 의원과 이 전 부지사의 측근인 민주당 용인갑 지역위원장 직무대행인 이모씨의 만남이 성사된 이후 쌍방울 재판이 공전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이 이날 준비한 질문지는 150쪽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조사에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재명 측 "건강 악화됐지만…조사 끝까지 간다"
이 대표는 그간 쌍방울 의혹에 대해 "쌍방울과의 인연은 내복 하나 사 입은 것밖에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해왔다. 자신이 제3자 뇌물 혐의로 입건된 사실이 알려지자 "황당한 얘기"라고도 했다.
때문에 지난달 '백현동 개발특혜 의혹'으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에 출석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서면 진술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열흘째 이어가고 있는 단식 등 건강상태를 이유로 중간에 조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일은 없을 거라는 게 민주당 입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의 건강 상태가 매우 악화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건강상태를 이유로 조사를 일찍 마쳐달라는 요청은 없을 것이고, 끝까지 정정당당하게 받고 나오겠다"고 말했다.
검찰도 세 차례 만에 일정 조율이 된 만큼 종일 이 대표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미 여러 차례 이 대표 측과 조사를 놓고 건강상태를 확인했던 만큼 온전한 조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조사실 옆에 의료진을 대기시키고, 검찰청사 밖에도 구급차를 배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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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정성욱 기자 w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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