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원금의 두배로”… 노년층 노린 5000억 다단계 사기
경찰이 5000억원대의 사기를 벌인 혐의로 A 업체 관계자 179명을 조사 중인 것으로 8일 알려졌다. 이 업체는 “인터넷 쇼핑몰에 반품된 물건을 산 뒤, 이를 해외에 팔아 고수익을 내는 사업을 한다”고 선전한 뒤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자들을 유인했다고 한다. 업체에 투자하면 원금이 보장되고, 하루 2.5%의 배당금까지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전국적으로 3만5000여 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이날 신규 투자자를 끌어들이며 모집책 역할을 한 A 업체 관계자 179명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들은 ‘상위 직급자’로 불렸으며 지난 2월부터 서울, 부산, 광주, 제주 등에서 사업 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는 대부분 노년층을 대상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A 업체 관계자들은 자신들이 고수익 사업을 하고 있으며, 회사에 투자하면 큰 이익을 볼 수 있다고 했다. 한 A 업체 투자자는 “500만원 이상을 투자하면 복리로 하루 2.5% 수준의 배당금을 지급해 준다고 했다”며 “회사에서 나오는 상상 이상의 막대한 수익으로 배당금을 주는 거라 그렇게 많이 주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고 전했다.
A 업체는 투자자들에게 일부 배당금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6월 “전산이 해킹됐다”며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A 업체 대표는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잠적했던 대표 이모씨를 수사했고, 이씨는 지난달 회사 인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수만 명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고(유사수신), 사기를 친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A 업체가 고수익이라고 내세웠던 사업도 실제로 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A 업체는 4개월 동안 치밀한 다단계 조직을 만들어 투자자를 유치했다고 한다. 상위 직급자인 179명은 1~5레벨로 세분화했다. 상위 직급자들은 신규 투자자를 유치해 수당을 받았는데, 레벨별로 수당 지급 규모가 달랐다고 한다. 경찰은 상위 직급자들이 지난 넉 달 동안 1억원 이상 수익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자 단체 소송을 진행 중인 법무법인 관계자는 “생계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노년층 세대는 최근 정교화된 불법 다단계 수법에 쉽게 걸려들 수 있다”며 “높은 이자 수익률에 현혹되지 말고 해당 업체가 정식으로 등록된 곳이 맞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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