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세상] 선생님들에게 건네는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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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억지웃음으로 아침인사를 하는 한 '교사'가 있다.
집에서의 일을, 그날의 컨디션이나 기분을 안고 등교하는 아이들은 오늘 하루도 잘 꾸려가고 싶은 선생님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한다.
신간 '좋은 아침'은 아이들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을 것 같은 무력감으로 고통받는 선생님의 하루를 풀어낸 그림책이다.
첫 장면마다 등장해 노란색으로 빛나던 그림책 한 권이 절망의 순간에 조용히 말을 걸어오며 선생님의 얼굴을 환하게 물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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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아침!"
여기, 억지웃음으로 아침인사를 하는 한 '교사'가 있다. 집에서의 일을, 그날의 컨디션이나 기분을 안고 등교하는 아이들은 오늘 하루도 잘 꾸려가고 싶은 선생님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한다. 어른이지만, 선생님도 "수업 내내 잠을 자거나 딴짓만 하는 아이들 앞에선 자존감이 바닥으로 뚝" 떨어지고, "친구들에게 폭언하는 아이, 심지어 욕설하는 아이를 보면 심장이 터질 듯 요동"친다.
신간 '좋은 아침'은 아이들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을 것 같은 무력감으로 고통받는 선생님의 하루를 풀어낸 그림책이다. 교사이면서 그림책을 그리는 작가 김준호는 묵직하고 사실적인 말로 교사의 일과를 묘사했고, 그림을 그린 작가 김윤이는 한지에 동양화 물감을 사용해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최근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스러져간 교사들의 하루도 이랬을까. 선생님의 마음을 뒤덮던 먹구름이 선생님의 등 뒤로 짙게 뻗어 그림자를 거쳐 어둠으로 변하는 장면에선 마음이 쿵 내려앉는다. 털어놓을 힘도 없이 무겁게 가라앉은 밤, 지쳐 쓰러져 누워있는 선생님의 모습은 슬프고 안쓰럽다 못해 절망적이다. 그때 작게 반짝이던 그림책 하나. 첫 장면마다 등장해 노란색으로 빛나던 그림책 한 권이 절망의 순간에 조용히 말을 걸어오며 선생님의 얼굴을 환하게 물들인다. "충분히 잘하고 있어."
다음 날, 선생님은 책상 위 메모지를 발견한다. "선생님, 어제 수업시간에 떠들어서 죄송해요." "선생님과 함께하는 하루하루가 저에게는 선물 같아요." 어쩌면 그는 아이들의 작은 사과의 말이나 감사 표현만으로 언제든 기쁠 준비가 돼 있을지도 모른다. 그 작은 순간들을 기다리며 교실에서 홀로 애쓰는 교사들에게, 별반 다를 것도 없는 인사와 함께 건네고 싶은 책이다. "좋은 아침!"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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