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니서 배터리·전기차 생산 생태계 구축
현대차가 내년부터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해외 자동차 회사 가운데 처음으로 배터리 원료 조달부터 배터리와 전기차 생산을 모두 현지화하는 기업이 된다. 앞으로 배터리 충전소와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도 진출, 전기차 ‘풀 밸류체인’(특정 제품 생산과 관련된 주요 과정 전체)을 구축해 아세안 전기차 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활용할 방침이다.
아세안 정상회의와 관련해 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7일(현지 시각) 이 전략의 핵심이 될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셀 공장 ‘HLI그린파워’를 찾았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동쪽의 카라왕 신산업 단지에 있는 이 공장은 내년부터 최대 15만대의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셀을 생산할 수 있는데, 지난 6월 완공돼 현재 시험 생산 중이다. 정 회장은 이날 배터리셀 시제품이 생산되는 전극공정, 조립공정, 활성화 공정을 차례로 둘러보며 양산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인도네시아는 배터리 핵심 원료인 니켈 생산량이 세계 1위다. 내년부터 현대차는 현지에서 원료를 조달해 이 공장에서 배터리셀을 만들고, 이 배터리셀이 들어간 전기차도 현지에서 생산한다. 현대차는 충전 인프라 구축과 ‘사용 후 배터리’(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일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최대 유통기업인 ‘리뽀몰 인도네시아(Lippo Malls Indonesia)’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대형쇼핑몰 52곳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올 초에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글로비스가 인도네시아 폐기물 처리 업체와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과 관련한 업무 협약도 맺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에 구축한 전기차 풀 밸류체인을 활용해 이 지역을 아세안 수출 전진기지로 삼을 계획이다. 현재 아세안 국가들이 맺은 아세안자유무역협정(AFTA)에 따라, 부품 현지화율이 40% 이상일 경우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한 차는 다른 아세안 국가들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다. ‘메이드 인 인도네시아’ 현대차의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아세안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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