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3개월째 ‘불황형’ 흑자 행진
경상수지가 석 달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든 ‘불황형 흑자’인 데다 지난여름 본격적인 해외여행 시즌을 맞아 여행수지 적자가 확대되는 추세여서 한국은행의 올해 흑자 전망치(270억달러)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배럴당 90달러로 10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국제 유가 상승세도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엔 악재다.
8일 한국은행은 7월 경상수지가 35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4월(-7억9000만달러) 적자 이후 5월(19억3000만달러), 6월(58억7000만달러)에 이어 석 달째 흑자 기조가 유지됐다.
7월 수출은 1년 전보다 14.8% 줄었다. 그러나 수입이 더 큰 폭(-22.7%)으로 줄면서 상품수지 흑자는 42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여행수지는 7월 14억3000만달러 적자로, 6월(12억8000만달러 적자)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7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03만여 명, 해외로 간 내국인은 215만여 명으로 2배가 넘었다. 여행수지 적자 탓에 전체 서비스수지 적자는 25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배당·이자 등 본원소득수지는 29억2000만달러 흑자였고, 해외 원조와 송금 등 이전소득수지는 11억달러 적자였다. 서비스수지와 이전소득수지 적자를 상품수지와 본원소득수지로 메꾼 것이다.
한국은행은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가 24억달러에 그쳤지만, 하반기에 246억달러 흑자를 내서 올해 연간으로는 총 270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오르고 있는 국제유가 등이 변수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지속되는 것이 분명해졌지만, 최근의 국제 유가 오름세가 지속된다면 앞으로 경상수지 흑자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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