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배의 공간과 스타일] [202] 프랑스의 특별한 테마공원

박진배 뉴욕 FIT 교수, 마이애미대학교 명예석좌교수 2023. 9. 9.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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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서부 르와(Loire) 지방에 테마공원 ‘퓨이 뒤 푸(Puy du Fou)’. 놀이기구 위주가 아닌 프랑스의 역사를 주제로 만든 공연들을 관람하는 공원이다.

프랑스의 서부 루아르(Loire) 지방에 테마공원 ‘퓌디푸(Puy du Fou)’가 있다. 놀이기구 위주가 아닌 프랑스 역사를 주제로 만든 공연들을 관람하는 공원이다. 올해 개관 46년이고, 매년 200만 명이 방문하는 장소로 자리를 잡았다. 어느 성공 스토리처럼 그 시작은 소박했다. 1977년, 27세의 청년 필립 드 빌리에(Phillippe de Villier)가 르네상스 시대의 성(城)터에서 영감을 받아 시나리오를 썼다. 그리고 이듬해 여름밤,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시네세니(Cinéscénie)’라는 타이틀로 공연을 열었다. 이를 발전시켜 현재는 초대형 원형극장에서 영화 ‘벤허’에 등장하는 마차경주, 바이킹의 테마, 중세나 근대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20여 개의 다른 쇼를 매일 공연한다. 2만8000벌의 의상을 갖춘 2500명의 배우가 3만여 시간의 훈련을 거쳐 무대에 선다.

‘퓨이 뒤 푸(Puy du Fou)’의 공연. 로마시대를 배경으로 대형 원형극장에서 영화 ‘벤허’에 등장하는 마차경주를 재현했다.

역사적 스토리를 바탕으로 만든 공연들 속에 사랑, 고통, 희망, 죽음과 같은 주제들이 바이올린 선율처럼 등장한다. 무대보다 관객의 정서에 더 집중한 기획으로 교육적 효과나 감동도 특별하다. 그래서 놀이기구들로 만든 테마공원들이 몸의 짜릿함을, 디즈니월드가 시각적인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과 달리, 퓌디푸는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다. “테마공원의 새로운 예술언어를 제공했다”라는 평이다.

역사적 스토리를 바탕으로 만든 ‘퓨이 뒤 푸(Puy du Fou)’의 공연 중에는 사랑, 고통, 희망, 죽음과 같은 영혼의 주제들이 바이올린의 선율처럼 이어진다. 무대보다 관객의 정서에 더 집중한 기획으로 인해서 교육적 효과나 감동도 특별하다.

공원이 위치한 루아르 지역은 ‘프랑스의 곡창지대’로 불리는 농업지역이다. 강가에 지어진 샤토들을 보러 관광객이 오지만 다른 관광명소들에 비해서 방문객이 많은 지방은 아니다. 이 테마공원이 루아르 지역의 경제에 기여하는 건 당연하다. 퓌디푸는 현재 유럽과 미국,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 쇼를 수출하고 있다. 미국은 체로키 인디언을 주제로, 자부심이 강한 중국도 여기에 의뢰해서 자국 역사와 관련된 쇼를 제작하였다. 퓌디푸가 명소가 되면서 1993년, 1999년, 2011년에 프랑스를 대표하는 스포츠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가 이곳에서 출발했다. 이 테마공원이 하나의 국가브랜드가 되었다는 의미다.

‘퓨이 뒤 푸(Puy du Fou)’의 민속촌. 베르메르(Johannes Vermeer)의 그림과 같은 모습이 연출된 공방(工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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